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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재물 - 수학 & 통계학/[벡터 미적분학] 나누고 쌓는 벡터 미적분학 by EsJay

Vector Calculus 04. Space and Coordinate System _ 01

by STEMSNU 2017. 3. 21.

공간과 좌표계 _ 1편


안녕하세요! 3달만에 다시 돌아온 EsJay입니다. 겨울방학에 신나게 노느라 최소한 포스팅 5개는 해보자라는 원대한 꿈은 이미 실패로 돌아갔지만, 그래도 다시 열심히 벡터 미적분학의 공부를 위해 달려보겠습니다 :) 2017년의 첫 포스팅을 산뜻한 봄내음이 돌아오는 이 시기에 시작하게 되어 기분이 무척 좋네요.


다시금 설명 드리지만, 저의 STEMentor 포스팅 「나누고 쌓는 벡터 미적분학」은 김홍종 교수님의 저서 《미적분학 I, II》1를 주로 참고합니다! 이미 이 책을 통해 미적분학을 공부하셨던 분이라면 익숙한 개념들을 포스팅에서 다시금 살펴보실 수 있을 거예요. 이제 갓 대학에 입학하여 교양수학을 공부하고 있을 모든 공대 신입생 여러분들이 만약 이 포스팅을 보고 계신다면, 제 글이 '교양수학에서 왜 이런 개념들을 살펴보고 있는거지?'라는 의문을 해소해주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소화제같은 역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공간과 좌표계, 익숙한 개념이지만 벡터 미적분학을 다루기 위해서는 정말 중요합니다.


지난 시간까지 테일러 급수에 대한 설명을 마쳤고, 이번 시간부터는 벡터가 자유롭게 뛰놀 수 있는 공간(space) 그리고 좌표계(coordinate system)에 관해 공부합니다. 여기서 짧게 질문을 드려보고 싶습니다. 


 "공간과 좌표계의 차이는 무엇이죠?"


답을 정확히 아시는 분도 계실 것이고, 입에 무언가 맴돌지만 명확한 답을 내리기 어려우신 분들도 계실 겁니다. 우선 이에 대한 답을 고찰하여야,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가 고찰하기에 가장 간단한 공간(혹은 좌표계)을 아래 그림에서 살펴보도록 하죠.



'직선(line)은 1차원 공간, 평면(face)은 2차원 공간, 입체(body)는 3차원 공간' 이라는 말, 자주 들어보셨을 겁니다. 위 그림은 직선을 나타내고 있으니, 말하자면 1차원 공간을 그렸다고 할 수 있겠군요. 자, 실제 직선이라고 하는 기하학적 존재에는 위의 그림처럼 점점이 찍어 둔 숫자 표식이 없습니다. 각 숫자 표식들 (…, -1, 0, 1, …)은 직선 위의 지점을 특정하기 위해, 우리가 액세서리처럼 붙여놓은 것이죠. 즉, 주소로 비유하자면 여기에서 숫자 표식들은 직선의 특정 지점에 대한 '번지수'를 나타낸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만약 친구가 '우리 집은 방배동 94번지야'라고 말했을 때, 우리가 그 친구의 집의 위치를 알아챌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회적으로 '방배동 94번지'라고 하는 단어를, '그 친구가 사는 집'이라고 하는 특정 지점에 대한 표식으로 두기로 약속했기 때문입니다. 수학에서의 '좌표계'란, 우리가 사는 세상의 '주소'와 비슷합니다. 순수한 상태로 존재하는 공간 위에다가, 어떤 지점을 특정하기 위해 일정한 규칙을 두고 약속한 것이죠. 앞으로의 포스팅에서, 공간과 좌표계의 차이는 다음과 같음을 상정하고 이야기를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공간은 순수하게 존재하는 것이라면, 좌표계는 공간의 어떤 부분을 명확히 특정하기 위해 일정한 수학적 약속을 두고 공간의 각 지점에 숫자를 대응시킨 것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의 주소는 법률, 그리고 관습이라고 하는 사회적 약속에 의해 결정됩니다. 그렇다면 좌표계는 어떠한 수학적 약속에 의해 결정될까요? 위의 직선 그림을 잘 살펴보면, 다음의 두 가지가 좌표계를 결정지음을 알아챌 수 있습니다. 첫째는 '0'이라는 표식이 대응되는 원점(origin), 둘째는 '0'이라는 표식과 '1'이라는 표식 사이의 단위 길이(unit length)입니다. 두 가지만 약속되면, 우리는 직선 상의 모든 지점을 어떠한 실수(real number) 에 대응시킬 수 있죠.


비슷하게, 우리는 어떤 평면 상의 모든 위치를 두 개의 실수쌍(pair) 에 대응시킬 수 있으며, 어떤 입체 상의 모든 위치는 세 개의 실수쌍 에 대응시킬 수 있습니다(맨 위의 그림에서 보신 것처럼요). 그리고 경험적으로, 우리는 이렇게 공간을 좌표계를 통해 이야기할 때, 원점을 공유하고 서로가 직교하는 직선들을 이용하여 각 점의 위치를 표현하는 것이 편리함을 알고 있습니다(맨 위의 그림에서 보신 것처럼요!). 이러한 방법으로 표시되는 공간을 카테시안 공간(cartesian space)이라 정의하겠습니다2,3. 우리는 이제 순수한 상태로 존재하던 공간을 수학의 세계로 끌어올 수 있습니다.


“ 카테시안 공간


공간 위에 좌표계를 부여함으로써, 우리는 수학을 통하여 공간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Definition 4.1. Cartesian Space and Dimension

각 위치가 독립적인 n개의 변수로 유일하게 표현되는 n-차원(dimension) 공간 을 n-차원 카테시안 공간(cartesian space)라 한다.


카테시안 공간을 정의하면서, 자연스럽게 차원이라는 용어에 대한 정의도 완료되었습니다. 공간의 각 지점들을 유일하게 특정하기 위해 필요한 독립변수의 개수가 곧 차원입니다. 이제 직선이 1차원, 평면이 2차원, 입체가 3차원이라는 말이 좀 더 와닿을 거라 생각됩니다. 직선은  로, 평면은  로, 그리고 입체는  로 표현할 수 있으니까요.


카테시안 공간의 여러 가지 특징들을 살펴본 뒤에 넘어가보도록 하죠. 일단 카테시안 공간의 원점은  으로 정의됩니다. 또한 의 어떤 점 의 어떤 점 에 대응되므로, 다음의 (다소 상식적일 수 있는) 결론을 얻을 수 있습니다.



“ 카테시안 공간에서의 연산, 지점 사이의 거리


카테시안 공간은 보다 거칠게 말하자면, 실수 n개가 한데 모인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실수 체계  에서의 합 연산과 실수배 연산을 이용하여 카테시안 공간의 연산을 정의할 수 있습니다.


Definition 4.2. Operations of n-Dimensional Cartesian Space

n-차원 카테시안 공간 의 임의의 두 원소 , , 그리고 임의의 실수 에 대해, 실수 체계 에서의 합 연산 과 실수배 연산 을 이용해 다음 연산을 정의한다. 위의 두 연산에서 좌변에 위치한 , 에서의 합과 실수배 연산을 표현하는 연산자이고, 우변에 위치한 , 에서의 합과 실수배 연산을 표현하는 연산자임에 주의하라4.


그리고 실수 체계의 연산에서 교환법칙, 결합법칙, 항등원, 역원 등을 기술하였듯, 마찬가지로 카테시안 공간에서의 연산에서도 또한 비슷한 연산 법칙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들에 대한 증명은 기계적인 과정이니 생략하도록 하겠지만, 한번 쯤은 증명을 시도해보실 만도 합니다.


Theorem 4.1.  에서의 연산 법칙

1) 합의 교환법칙(commutative law) :

2) 합의 결합법칙(associative law) :

3) 합의 항등원(identity element)의 존재 : .

4) 합의 역원(inverse element)의 존재 : .

※ 표기의 편의를 위해, 앞으로 두 원소 의 합 로 표기한다.

5) 실수배의 제 1분배법칙(1st distributive law) :

6) 실수배의 제 2분배법칙(2nd distributive law) :

7) 실수배의 결합법칙(associative law) :

8) 실수 1의 곱에 대한 항등성(identity) :


또한 카테시안 공간 에서의 임의의 두 지점 , 사이의 거리는 피타고라스 정리에 의하여 주어집니다.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이, 고등학교에서 쭉 배워왔던 2차원 평면, 3차원 입체 공간에서 사용했던 거리 개념의 확장판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Definition 4.3. Distance between 2 Points of n-Dimensional Cartesian Space

카테시안 공간 에서의 임의의 두 지점 , 사이의 거리는 으로 정의된다.


  • Sample Problem 4.1. 
    의 두 점 사이의 거리를 구하라.


  • Sample Problem 4.2. 
    카테시안 공간의 어떤 지점에 대해, 원점과 그 지점 간의 거리를 그 지점의 절댓값(absolute value)이라 한다. 절댓값이 0인 지점은 오직 원점 뿐임을 증명하시오. 

카테시안 공간에 대한 설명은 여기까지입니다. 다음에는 공간을 표현함에 있어, 더욱 다양한 좌표계가 사용될 수 있음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공간의 본질은 바뀌지 않지만, 그 공간을 표현하는 방식이 달라지게 되는 것이죠. 가장 대표적인 방식이 각도를 이용하는 것이며, 극좌표계나 원통좌표계, 구면좌표계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에 대하여 다음 포스팅에서 만나도록 해요 :) 부디 게으름부리지 않고 다음주쯤에 만날수 있길....



  1. 김홍종 저, 미적분학 1 & 2 (초판), 서울대학교 출판부
  2. 공간을 표현하는 좌표계의 직선들이 굳이 직교해야 할 필요는 없기는 합니다. 실제로 평면공간에 숫자를 대응시키기 위해서는 단지 '평행하지 않은 두 개의 교차하는 직선'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불편하긴 하겠지만요.
  3. 그리고 자연스럽게, 공간이라는 용어 속에 좌표계의 개념이 녹아들어가기 시작합니다. 공간과 좌표계 개념을 명확히 구분하지 않고 혼용해서 쓰는 이유가 여기에 있기도 하죠.
  4. 두 연산자는 동일한 기호를 쓰면서 유사하게 사용되지만, 엄연히 서로 다른 공간에서 정의되는 연산자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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