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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연재 - 수학 & 통계학/[벡터 미적분학] 나누고 쌓는 벡터 미적분학 by EsJay

Vector Calculus 00. Intro

by STEMSNU 2016. 11. 18.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추워지는 날씨 어떻게들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부터 이공계열 학생이라면 신입생때부터 머리를 싸매며(…) 배우게 될, 혹은 학년이 올라가서도 여전히 써먹게 될 벡터 미적분학(Vector Calculus)에 대한 아티클을 준비하게 된 EsJay입니다. 처음으로 글 써봐요 반갑습니다 :D


앞으로 약 20부 정도의 기획으로 벡터 미적분학에 대한 전반적인 흐름과 개념을 소개드릴 예정입니다. 미적분학의 기장 기본인 극한(Limit)으로부터 시작하여, 발산 정리(Divergence Theorem)스토크스 정리(Stokes’ Theorem)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개념과 정리를 살펴볼 거에요.


아티클의 흐름은 전반적으로 김홍종 교수님의 교재1를 따라갈 것이지만, 위 교재를 바탕으로 공부하지 않는 분이더라도 충분히 이해를 할 수 있도록 내용을 구성해볼 예정이에요. 자, 그럼 이제 시작합니다.

벡터도 버거운데, 거기에 미적분까지?


고등학교 시절 내내 각종 교과서, 참고서, 그리고 인강을 통해 어렵사리 ‘기하와 벡터’ 과목을 끝내고, 심지어 I, II로 나누어져있는 ‘미적분학’ 과목도 마무리지어서 마침내 수학 공부는 끝냈다 생각하시는 분들. 축하드립니다.


이제는 두 과목이 합쳐진 (끔찍한 혼종) 또 다른 차원의 미적분학, 즉 벡터 미적분학을 공부할 시간이 왔거든요! :D 헤헤


맙소사 누가 이런 끔찍한 혼종을...


다소 괴로우시겠지만, 공학을 전공하시거나 혹은 관련 수업을 수강하여야 하는 분들이라면 벡터 미적분학에 대한 이해필수적입니다. 다수의 대학교에서는 이공계열 신입생의 교양 강좌로 벡터 미적분학을 택하고 있기도 하고요. 벡터 미적분학의 정의를 양 쪽으로 나누어서 살펴보도록 하죠.


Definition 0.1. 벡터 (Vector)
(물리적인) 벡터란 방향크기를 갖는 기하학적인 표현 도구이다. 일반적으로 길이를 가지는 화살표의 형태로 표현된다. 
Source : Zureks


Definition 0.2. 미적분학 (Calculus)
해석학(Analytics)의 한 분야로서, 수학적인 양변화(→ 미분) 혹은 집적(→ 적분)에 중점을 둔다. 함수의 극한, 그리고 무한의 개념과 밀접한 관련성을 가지고 있는 학문으로, 무한소(Infinitesimal) 해석학이라고도 불린다.


그럼 이제 두 정의를 합치면 바로 벡터 미적분학의 정의가 되겠군요. 위키피디아를 인용해봅시다.


Definition 0.3. 벡터 미적분학 (Vector Calculus)
벡터 미적분학은 2차원 이상 벡터의 다변수 실해석과 연관된 수학 분야이다. 공학과 물리 분야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공식과 문제 풀이 방법으로 구성되어 있다.


(...??)


네.. 뭔가 동어 반복인 것 같습니다만, 어쨌건 중요한 건 벡터 미적분학은 벡터 + 미적분학이라는 점입니다!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요. 기존에 배우던 미적분학에서는, 아마 다음과 같은 문제를 풀어보셨을 겁니다.


  • Sample Problem 0.1.
    Particle A 가 시간    에    의 위치에 있으며, 두 변수 사이에는    의 관계가 있다고 한다.   일 때 A의 속력    을 구하시오.


이 문제에서 변화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바로 위치라고 하는 수학적 양입니다. 그것은 크기로 표현되며, 그리고 우리는 바로 그 크기의 변화를 속력이라고 표현하여 답하였습니다. 이 문제에서 살펴본 위치라는 개념은 오직 크기만을 가지고 있죠. 이러한 형태의 양을 스칼라(Scalar)라고 할 겁니다. Definition 0.1.을 살펴보면 스칼라에 방향을 추가적으로 고려한 것이 바로 벡터임을 알 수 있을 겁니다.


아하. 그렇다면 지금까지 배운 미적분학은 스칼라에 대한 것이었으니, 여기에 방향의 변화 혹은 집적까지 고려한다면, 그것이 바로 벡터 미적분학이 되지 않을까요?


“크기와 함께 방향의 변화를 동시에 살펴보는 학문이 바로 벡터 미적분학”


네. 위의 강조구가 바로 벡터 미적분학으로 나아갈 수 있는 열쇠입니다. 미적분학에 벡터가 얹어졌다고 겁 먹을 필요 없습니다. 지금까지 잘 해 왔던 크기에 대한 미적분을 방향에 대한 미적분으로 확장·적용시키는 것. 과히 말하자면 이것이 벡터 미적분학의 전부니까요.

삼차원 공간 속, 실체와 추상의 연결고리


벡터 미적분학은 이를테면 공학을 공부하는 이라면 빠짐없이 들어야 할 기본 지식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Definition 0.3.에서 언급이 되었듯이, 공학 분야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공식은 모두 벡터 미적분학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지요. 어째서 그런 것일까요? 저는 보다 근원적인 차원에서 나름의 이유를 찾아보고자 합니다.


“벡터 미적분학은 3차원 공간 속의 물질, 현상 등의 실체(substance)를 수학적 존재로 추상화(abstract)하여,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분석·해석하는 모든 문제 해결 과정의 연결고리이다.”


예를 한번 살펴보죠. 매우 평평하고 얕지만 넓은 저수지에서, 배수구로 고르게 물이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을 상정합시다. 배수구로 빠져나가는 유량을 구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현상의 관찰 - 배수구로 물이라고 하는 물질이 빠져나가고 있는 현상을 관찰합니다.
(2) 수학 모델링 - 위치에서의 유속을 벡터라는 수학적 추상체로 전환하여, 벡터장의 형태로 모델링합니다.
(3) 공식의 적용 - 유량을 구하는 경우, 배수구 주위의 원형 표면에 대한 면적분을 계산하여 그 값을 구합니다.2
(4) 현상의 해석 - 계산에 사용된 물리 단위의 도입을 통해 유량의 값을 제시합니다.



물이 빠져나가는 현상을 관찰할 때, 물의 움직임은 결코 벡터와 같은 화살표로 보이지는 않을 겁니다. 다만 각 위치에서 물의 이동은 그 크기와 방향이 존재하죠. 따라서 이를 수학적 추상체인 벡터로 상상할 수 있는 것입니다. 벡터장은 물의 배수라는 현상에 대한 일종의 추상화인 셈이죠(우리는 종종 이것을 수학적 모델링(Modeling)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우리는 이렇게 추상화된 공간에서 벡터 미적분학 공식의 적용을 통해서 우리가 구하고자 하던 물리량을 얻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그 물리량이 유량(Flux)인 것이고요. 물론 수치로 추상화된 차원에서 얻어진 물리량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 결과를 다시 실제 세계로 돌아와 해석할 필요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중요한 점은 이것이죠: 공학적 현상의 분석을 위해서, 벡터 미적분학적 관점의 추상화(모델링)은 필수불가결하다.

휴. 간단하게 벡터 미적분학의 소개를 위한 들어가는 글을 몇 줄 적어보려다가. 어느새 ‘여러분은 왜 벡터 미적분학을 배워야 하는가?’에 대한 기나긴 역설을 펼쳐버렸네요. T.T 간단하게 한 줄로 마무리짓도록 하죠. 공학을 알고자 하는 자, 벡터 미적분학의 고난과 시련 가호가 함께할지니.


여러분의 전공이 저와 같은 기계공학이던, 아니면 화학공학이던, 컴퓨터공학이던, 다른 분야의 공학이던 모두 환영합니다! (사실 전공이랑 상관없이 이공계면 한 번은 배워야 해요 소곤소곤) 꽤 기나긴 여정이겠지만, 벡터 미적분학과 한 번 친해져 보자구요 :)

  1. 김홍종 저, 미적분학 1 & 2 (초판), 서울대학교 출판부
  2. 제시된 적분 공식은 앞으로 배우게 될 면적분 공식으로, 지금은 그 뜻을 정확히 몰라도 낙담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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