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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백서/기계공학부

기계공학부: 역학과 설계

by STEMSNU 2023. 12. 27.

기계공학과를 졸업하여 취업하면 어떤 기술을 사용하게 될까요?

모든 제조산업에 쓰이지만 오직 기계공학과에서만 다루는 내용이 있다고요?

기계공학과의 근본, 역학과 설계를 소개해드립니다.

1. 과목에서 배울 수 있는 내용

역학과 설계(이하 역설)에서는 과목명 말그대로 “역학”과 “설계”를 다룹니다. 여기서의 역학은 고체역학에서 다루는 내용을 기반으로, 그 중 응력(stress), Energy Method를 활용한 변형계산, 평형, 유한요소해법(FEM), 그리고 재료적 성질에 대해 다룹니다. 그리고 설계 파트에서는 기계를 설계해야할 때 응력을 기반으로 안정성을 고려하는 방법을 다룹니다.

1) 텐서(tensor)와 응력(stress)

역설의 모든 개념은 기계의 안정성 분석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그 시작은 응력(stress)을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고체역학에서 배운 것처럼, 응력은 간단히 표현하면 면적당 작용하는 힘입니다. 그리고 이 응력이 결국 물체의 안정성을 분석하는 판단기준이 됩니다. 같은 힘을 받아도 힘을 받는 면적이 다르면 그 힘을 이겨낼 수 있는 능력이 다르겠죠? 야구방망이를 든 이대호 선수가 코끼리가 싸우는 것과 개가 싸우는 것이 다른 것처럼요. 이 응력이 물체가 부숴지거나 길이가 변해 구조가 무너지는 상태의 기준이 됩니다.

한편 응력은 그동안 다뤄온 물리/공학에서의 개념과는 다소 다릅니다. 그동안 우린 벡터, 또는 스칼라 값만을 다뤄왔습니다. 응력은 벡터도 스칼라도 아닙니다. 응력을 더 엄밀하게 정의하면 “단면에 수직한 방면으로 작용하는 단위면적당 힘”입니다. 그말은 응력은 단면의 방향에 의존하는 값이고, 또한 힘 역시 방향을 가진 값입니다. 하나의 단면에 대한 응력이 힘(벡터)/면적=벡터로 표현될 테니, 한 점에서의 응력은 (단면의 방향)에 따른 (힘의 방향) 즉 2개의 방향을 고려해야 합니다. 벡터에서는 방향을 좌표계를 활용해서 성분별로 표현하죠. 마찬가지로 응력도 성분별로 나눠서 표시하면 단면의 방향을 나타내는 성분 3개(x, y, z방향) 그리고 힘의 방향을 나타내는 성분 3개(x, y, z)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응력은, 3*3 형태의 행렬과 비슷한 텐서(tensor)라는 개념으로 표현되게 됩니다.

응력(stress)은 힘과 면적의 2가지 방향성분이 중요하기에 벡터가 아닌 텐서(tensor)로 표현된다

그래서 응력을 다루기 위해, 역설에서는 먼저 ‘텐서’에 대해 다룹니다. 텐서는 벡터, 행렬의 확장판이라고 이해하면 좋습니다. 벡터는 여러 개의 숫자를 1차원, 즉 1개의 방향성으로 모아놓은 형태죠. 벡터를 병렬적으로 붙여놓으면 2차원 텐서, 행렬의 형태로 표현이 되죠. 또 이런 행렬을 위아래로 붙여나가 3차원 텐서가 되는 모습도 상상할 수 있을 겁니다. 이렇게 필요에 따라 유의미한 물리량을 나타내는 값끼리 뭉쳐서 쌓아 만들어진 구조를 텐서라고 합니다. 텐서는 다른 곳에서도 많이 활용되는데, 특히 딥러닝에서 신경망모델을 만들고 해석하는 데에도 많이 쓰입니다.

본 과목에서는 텐서에 대해 고도의 이해를 요구하진 않습니다. 다만 행렬에서의 회전변환, 또 동역학/로봇공학입문/선형대수학에서 다루는 좌표변환과 매우 비슷한 텐서의 좌표변환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이유는 응력을 분석하기 위해서입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응력은 단면과 힘의 방향에 의존하는 값인데, 이 방향을 정해진 좌표계에 성분으로 쪼개서 분석하게 되죠. 만약 좌표계가 변화하면 성분값도 달라지고 응력의 값도 달라지게 됩니다.

응력(텐서)의 좌표변환은 행렬의 회전변환과 비슷한듯 다르다.

응력에 주의하여 설계를 해야하는 기계공학자로선 가장 큰 응력이 일어나는 방향을 주의해야 합니다. 그곳에서 가장 먼저 붕괴가 일어나기 때문이죠. 그래서 텐서의 좌표변환을 이용하여 최대응력이 일어나는 방향을 구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기본적인 선형대수학의 고윳값, 고유벡터 관련 지식이 있다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2) Energy Method

그 다음으로는 힘에 따른 bar/truss로 구성된 구조의 변형을 계산하는 법을 배웁니다. 고체역학에서 이전에 다룬 내용입니다. 다만 다른 방법을 사용하게 됩니다. Castigliano’s Theorem을 활용한 Energy Method입니다. 수식으로는 다음과 같이 표현됩니다.
δ=∂U∂P \delta = \frac{\partial U}{\partial P}

고체역학에서 많이 연습한 truss의 변형을 구하는 예제

위와 같은 truss구조물에서 D에서의 변형을 구하는건 truss 구조설계에 있어서 매우 중요할 것입니다. 고체역학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힘평형 분석과 기하학을 이용해서 어렵게 풀었습니다. 역설에서는 Castigliano’s theorem을 활용해 더 단순하게 푸는 방법을 배우게 됩니다. 기하적으로 원을 그리고 삼각함수를 근사하지 않고, 단순히 계의 전체에너지를 구해 미분만 하면 충분하답니다.

기하학적 조건을 고려해야하는 경우 Energy Method가 훨씬 간단하다

3) 평형과 Buckling

(a)는 안정상태(stable), (c)는 불안정상태(unstable)임을 직곤적으로 알 수 있다

다음주제는 평형과 buckling 현상입니다. 평형은 공학수학을 비롯한 타 과목에서도 자주 다룹니다. 위의 그림과 같이 (a)에 있는 공의 경우 좌우로 위치가 조금 바뀌어도 평형점(가운데)로 돌아오게 됩니다. 반면 (c)와 같은 상황에서는 조금만 가운데에서 벗어나도 무한히 멀어지게 되죠. 이런 평형점의 안정성(stability)를 에너지 관점에서 간단히 다룹니다.

막대에 수직하게 힘을 주어도 충분히 강한힘을 주면 어느순간 휘게된다. 이 현상이 buckling이다.

그 다음으로는 buckling 현상입니다. 여러분들 모두 작은 막대나 얇은 철사 등에 길이방향으로 힘을 가헤 휘게 만든적이 있지 않으신가요? 이와 같은 현상을 buckling이라고 합니다. 당연히 설계 관점에서는 안정성을 위해 buckling현상을 피하려고 하죠. 고체역학에서 배운 간단한 운동방정식을 미분방정식 형태로 풀어 buckling이 일어나지 않기 위한 설계조건을 배우게 됩니다.

4) 유한요소법(FEM, Finite Element Method)

역학과 설계의 많은 내용중 꽃은 단연 FEM입니다. 다른 내용들은 고체역학, 기계제품설계 등다른기계과 전공에서도 다루지만, FEM의 경우 역학과 설계에서 가장 먼저 다루게되는 내용입니다. 또, 실제 산업에서도 정말 많이 활용되는 아주 중요한 기술이며 따라서 이 교과목에서도 많은 시간을 FEM에 할애하고 있습니다.

FEM을 통한 응력과 변형계산은 모든 제조업체에서 필수적으로 진행된다.

FEM의 목적은 물리계의 응력(stress)와 변형을 계산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미 고체역학 시간에 truss, bar등의 기초적인 구조에 대해 응력과 변형을 계산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FEM에서는 이것을 확장합니다. 여러 개의 bar가 연결되어 있는경우, 이들의 연결된 각도와 위상을 잘 엮어서 이전에 분석해놓은 bar의 변형분석과 결합하는 법을 배웁니다.

FEM에서는 복잡한 구조를 하나의 행렬로 묶어 응력과 변형률사이의 관계를 구한다.

1차원의 bar형태의 구조물 뿐만 아니라 2차원 형태의 구조물에 대해서도 변형 및 응력분석을 진행합니다. 앞서선 고체역학에서 배운 bar의 성질을 이용했다면, 2차원에서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계의 경계조건(힘, 초기위치 등)을 대입하여 strain energy를 계산할 때 이 값이 최소가 되는 방향으로 변형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이용합니다. 다소 복잡한 계산식을 통해 계산하지만, 한번만 행렬값을 유도해내면 이후엔 계속해서 활용할 수 있습니다.

FEM은 수업시간에 다루는 예제들에서도 물론 유용하지만, 실제론 더 복잡한 상황에서 적용됩니다. 우리주변엔 bar/평면 형태로 된 물체보다 더 복잡한 모양으로 이뤄진 물체들이 훨씬 많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러한 물체들을 삼각형/사격형, 혹은 직육면체 등으로 mesh를 쪼개 분석을 하게 됩니다. 이를 위해선 크기가 다른 여러 변수들을 통일해서 분석할 필요가 있는데, 이 과정까지 간단히 다루며 일반화된 FEM코드 작성을 위한 기본이론들을 배웁니다. 학기말 프로젝트로 이 코드를 직접 작성하는 연습까지 할 수 있습니다.

5) 재료의 특성 (plastic, elastic)

이 부분은 고체역학 부분을 복습하는 부분입니다. 재료의 변형에서 소성(plastic)과 탄성(elastic)변형을 복습하고, 또 비틀림에 의한 변형도 학습합니다.

6) 피로해석 (Fatigue Analysis)

마지막 부분은 피로해석으로, 기계제품설계 수업에서도 비슷한 내용을 다루게 됩니다. 사실 기계에서 발생하는 실제붕괴나 사고 등은 앞서 FEM을 비롯한 분석을 통해 얻은 응력값이 커서 이뤄지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보통 정상작동하는 것처럼 보이던 기계들이 노후화되면서 발생하게 되죠. 다리붕괴나 비행기 사고등이 그 예시입니다.

오래된 비행기/선박/건물들로부터 사고가 나는것은 모두 피로(Fatigue) 때문이다.

그러한 사고가 발생하는 이유를 피로(Fatigue)라는 개념으로 해석합니다. 재료의 붕괴나 소성이 일어나는 stress가 아니더라도, 더 낮은 stress에서도 충분히 많은 횟수로 stress가 변하면 피로가 쌓여 변형, 혹은 붕괴가 일어난다는 해석입니다. 실제로 실험적으로 검증이 된 이론으로, 이 피로는 역학계에서 수식으로 해석하기 보다는 실험값을 통해 얻어진 실험식을 활용하여 분석하게 됩니다.

2. 선배의 조언

고체역학 수업에서 역학에 대한 기본적인 직관을 쌓은 상태라면 역학과 설계 수업을 따라가는데 큰 무리는 없을 것입니다. 매주 나오는 과제문제를 통해 개념을 착실하게 익히면 시험문제 역시 난이도면에서 큰 차이는 없습니다.

다만 파트별로 내용이해에 어려움이 될 요인들이 있습니다. 앞부분에서는 ‘tensor’라는 새로운 개념을 받아들이는 것이 어색할 수 있습니다. 고차원 tensor는 성분별로 쪼개어 2차원 행렬들의 결합으로 나열하여 작성해보면 이해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해당 개념을 익혀두면 딥러닝 등 고차원배열을 활용하는 프로그래밍 등에도 도움이 되므로 이 기회를 통해 잘 익혀두길 권합니다.

FEM 파트에서는 크기가 큰 행렬계산이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해석에 의미있는 행과 열을 잘 구분하고, 또 직접 계산연습을 많이 하는 것이 좋은 성적을 받는데 유리합니다.

설계 파트는 앞부분과 다르게 체계적이지 않고 수학적이지 않은 내용이 많아 어색할 수 있습니다. 이론적인 역학분석과 실제 적용에는 여러 차이가 있음을, 아직 각 재료에 대한 역학분석이 완전하게 이루어져 있지 않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따라서 논리로 쌓아올린 이론과는 거리가 멀지만, 경험적으로 얻어낸 수식과 측정값을 존중하고 활용하는 법을 습득해야합니다.

기계공학과에 역학과 설계와 유사한 과목으로는 컴퓨터시뮬레이션과 머신러닝(구 컴퓨터시뮬레이션과 설계)와 기계제품설계, 그리고 대학원과목인 유한요소해석 등이 있습니다.

컴퓨터시뮬레이션과 머신러닝에서는 FEM에 대한 이론을 복습하고, 이를 직접 프로그래밍하는 내용을 다룹니다. 기계제품설계에서는 역학과 설계에서 다루는 설계관련 내용에 더해 여러 기계부품들의 성질도 다루며, FEM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역학분석 소프트웨어를 통해 변형/응력분석 프로젝트도 진행하게 됩니다. 대학원과목인 유한요소해석에서는 FEM을 더 깊게 다룹니다.

3. 진로 선택에 도움 되는 점

기계공학과를 졸업하여 취직하는 경우 제조업 기업의 기구설계 직무로 취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 역시 삼성전자 DX 소속 생산기술연구소에서 기구설계 직무로 6주간의 현장실습을 진행한 경험이 있습니다. 기구설계 직무에선 제품의 안정성과 변형을 고려하여 제품설계를 진행하게 됩니다. 이때, 여러 소프트웨어를 통해 응력과 변형을 계산하게 되고, FEM이 이러한 소프트웨어의 기반기술이 됩니다. 한편, FEM의 연산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한 여러 기술연구도 진행되고 있는데, 이 역시 FEM에 대한 이해가 있는 경우 진행할 수 있습니다.

꼭 기구설계 직무가 아니더라도, 역학계가 포함된 시스템을 연구하는 경우 FEM은 폭넓게 사용됩니다. 가령 현재 저는 링크/조인트로 구성된 메커니즘을 자동으로 설계하는 스타트업에서 연구를 진행중입니다. 연구의 중점은 위상설계에 맞추어져 있지만, 결국 구상한 메커니즘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는 역학계를 통해서 분석을 하게되고, 이 과정에서 FEM을 활용해 해당 메커니즘이 잘 돌아가는지 판단하게 됩니다.

역학, 변형, 응력계산이 들어가는 거의 대부분의 연구분야 / 직무분야에선 FEM에 대한 배경지식이 큰 도움이 됩니다. 이러한 분야로의 진출을 희망하는 기계공학도에겐 역학과 설계 강의를 강력 추천합니다.

4. 맺음말

산업의 흐름이 전통적인 역학기반의 기계로부터 전자기, IT기술 기반 기계로 넘어감에 따라 역학은 이전에 비해 큰 주목을 받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산업의 흐름을 반영하여 기계공학과에서도 자율주행 자동차, 로봇제어, 머신러닝 활용 기계공학 등 새로운 분야로의 진출을 돕는 커리큘럼을 많이 개설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흐름속에서도 역학의 중요성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산업이 변화하더라도 인간의 아이디어를 실행시켜주기 위해선 결국 하드웨어 제작이 필요합니다. 이 모든 제품에는 안정성 계산이 필요하고, 이는 역학과 설계에서 다루는 내용을 기반으로 진행됩니다. 연구개발 측면에서도 FEM의 계산속도를 보완하기 위한 bar모델, PINN 기반 변형예측 등 발전가능성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앞서 언급된 다른 분야와는 다르게, 역학 분야는 4대역학을 이해한 기계공학도들이 독점적으로 좋은 퍼포먼스를 내기 좋은 분야입니다. 역학을 기반으로 본인의 꿈을 키워가고싶은 기계공학도 학생에게 이 역학과 설계 수업을 강력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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