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못에서 물이 돌부리를 지날 때 그 표면이 올라갈까요, 내려갈까요? 정답은 없습니다! 이는 흐르는 물의 속도와 물의 깊이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죠. 이렇듯 생활 속 다양한 유체의 거동은 매우 복잡하고 예측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대해 공부하고 분석하는 학문이 바로 유체역학인데요, 유체역학 중에서도 실제 유동과 가까운 내용에 대해 다루는 응용유체역학이라는 과목에 대해 알아봅시다!
1. 과목에서 배울 수 있는 내용
1.1 과목의 전반적인 개요
이 과목은 3학년 때 듣는 전공선택 과목입니다. 기계공학부는 2학년 때 고체역학, 열역학, 동역학, 유체역학, 4대역학을 들으며 역학적인 지식을 쌓는데요. 그 중 유체역학은 유체, 즉 액체 및 기체의 유동에 대해 분석하고 예측하는 학문입니다.
전공필수과목인 유체역학에서는 유체의 개념부터 시작하여 유체의 연속성, 유동의 특징 등을 배웁니다. 일반적으로 유체역학은 White의 Fluid Mechanics 교재를 이용하여 배우게 되는데요. 이 책을 기준으로 설명하자면 앞부분은 주로 간단하고 이상적인 유동의 흐름에 대한 내용으로, 이론 및 실험적으로 완벽하게 분석이 완료된 부분에 대해 다루게 되며, 이 내용은 2학년 과목인 유체역학에서 학습하게 됩니다.
하지만 유체의 흐름은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은데요. 유체역학의 앞부분에서는 난류나 마찰, 점성 등의 조건을 이상적으로 가정하여 해결한다면, 실제 유동에서는 이러한 모든 요소들을 고려해야 합니다. 응용유체역학에서는 이 부분을 주요하게 다루게 되며, 복잡한 유동인만큼 하나의 이론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대부분이 실험적으로 분석된 내용이며, 유동의 종류에 따라 개별적인 분석이 존재하게 됩니다. 이 수업에서는 이렇듯 유체역학에서 다루지 않았던 종류의 거동이나 간단한 가정으로 넘어갔던 부분들에 대해 하나하나 자세하게 배우며 실생활과 밀접한 유동에 대해 분석해보는 시간을 가집니다.
1.2 키워드 별 개념 설명
1) Reynolds Number
유체역학에서는 다양한 무차원 수를 통하여 유체 거동의 특징을 분석합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이고 중요한 무차원 수가 바로 레이놀즈 수입니다. 레이놀즈 수(Reynolds Number)는 관성에 의한 힘과 점성에 의한 힘의 비율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점성에 의한 힘이 지배적으로 작용하는 유동일수록 레이놀즈 수가 낮고, 레이놀즈 수는 유동이 층류인지 난류인지 판단하는 데에 중요하게 사용됩니다. 레이놀즈 수가 낮은 유동을 층류라고 하며, 대체로 안정적이고 일정한 유동이 나타납니다. 레이놀즈 수가 높으면 난류가 나타나는데, 이 경우 관성력이 지배적이며 다양한 변동으로 이론적인 예측이 어렵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따라서 유체역학의 앞부분에서는 주로 층류만 다루게 되며, 난류를 배울수록 이론보다는 실험적인 내용들이 많아지게 됩니다.
2) Boundary Layer Approximation
수업에서 가장 먼저 다루는 유동은 평평하고 넓은 판 근처의 유동입니다.
보통 평평한 판 근처의 유동은 판에서 가까운 부분은 점성의 영향을 받지만, 판에서 멀리 떨어질수록 점성과는 관련이 없는 흐름을 보입니다. 이때 점성의 영향을 받는 유동의 두께가 유체역학적 분석으로 매우 유용하게 사용되는데요, 이를 실험적으로 구해낸 결과에 대해 배우게 됩니다.
층류의 경우 1908년 Blasius라는 학자가 제시한 이론에 의해 평판을 지나가는 유동의 속도만 알면 정확하게 Boundary Layer의 두께를 계산해 낼 수 있습니다. 이 값을 이용하면 우리가 보통 얻고자 하는 마찰력이나 저항계수 등을 구할 수 있습니다. 반면, 난류의 경우 정확한 이론적인 분석이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여러 번 실험을 진행한 후 물리량 간의 관계를 예측하고 비교해 보는 과정이 필요한데요. 이를 진행한 Prandtl이라는 학자의 방법을 이용하면 비교적 쉽게 Boundary Layer의 두께를 구할 수 있으나, 이는 상황에 따라 꽤나 큰 오차율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상황에 따라 Prandtl의 식을 조금 변형하여 사용하기도 합니다.
3) Potential Flow
이제는 더 복잡한 유동을 살펴볼 차례입니다. 구 주위로 물이 흐를 때 그 표면에서 물의 속도는 어떻게 될까요? 막연하게 생각하면 잘 감이 잡히지 않겠죠. 실제로도 이 상황만 가지고 분석을 하는 것은 실험적으로만 가능합니다. 하지만 Potential Theory를 이용하면 비교적 간단하게 분석이 가능하고, 심지어 어느 점에서 속도가 최대인지, 어느 점에서 유동이 표면에서 분리되는 지까지 알아낼 수 있습니다.
Potential Theory를 설명하기에 앞서 Velocity Potential과 Stream Function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하겠습니다. 이들은 아래와 같이 정의되는 물리량으로, Potential Theory에서 매우 중요하게 사용됩니다.
Streamline은 유동의 이동방향과 평행하며, Potential Line은 유동의 이동방향에 수직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보통 Potential Theory에서 주로 다루는 기본적인 유동 세 가지가 있습니다.
이들을 잘 조합하면 구 주위의 유동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되고, 기본적인 유동들의 Potential을 더해 구 주위의 유동의 Potential을 구할 수 있게 됩니다.
구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본 유동들을 조합하면 우리가 알고자 하는 유동 상황에 대해 대부분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같은 방식으로 회전하는 원기둥 주위의 유동을 살펴보면 원기둥의 윗면과 아랫면의 압력이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압력차이로 인해 “양력”이라는 힘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많이 알려져 있는 마그누스 효과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마냥 어렵고 생소하게만 느껴지는 이론일 수 있지만, 이러한 내용들을 활용하여 가장 저항을 덜 받고 큰 양력을 생성하는 비행기 날개를 디자인하곤 합니다. 유체역학이 덕분에 우리가 안전한 비행기를 타고 다닐 수 있는 것이죠!
4) Compressible Flow
유체역학의 앞부분을 배울 때는 Incompressible Flow라는 말이 자주 등장합니다. 유동이 압축될 수 없음을 가정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인데요. 보통 액체의 경우 비압축성 유동에 가깝지만, 기체는 압축성 유동이 대부분입니다. 특히, 유동의 속도가 빨라지면 밀도가 변화하면서 압축성 유동이 되는데요, 이를 분석하기 위한 수가 바로 마하수(Ma)입니다. 마하수에 따라 유동은 다음과 같이 분류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유동의 특징이 천차만별로 달라지게 됩니다.
아래 그림과 같이 점점 면적이 넓어지는 관과 좁아지는 관을 생각해 봅시다.
면적이 좁아짐에 따라 유동의 속도가 어떻게 변화할 것 같나요? 정답은 없습니다! 유동의 속도에 따라 정답이 달라지기 때문이죠. Subsonic Flow의 경우 속도는 빨라지지만, Supersonic Flow의 경우 속도는 느려지게 됩니다. 면적이 넓어지는 경우도 Subsonic Flow와 Supersonic Flow의 변화는 반대로 나타나게 됩니다. 이러한 현상은 유동의 흐름이 단열이고, 가역적인 과정이라고 가정하면 이론적으로 설명 가능한 현상입니다. 같은 상황처럼 보여도 유동의 속도에 따라 결과가 반대가 되는 것이 신기하지 않나요?
이러한 현상은 아래 그림과 같은 Converging-Diverging Nozzle에서도 발생합니다. 이 경우 더 많은 상황이 존재하며, Back Pressure에 따라 유동의 특성이 달라지게 되죠. 이를 이용하여 우리는 원하는 유동을 얻어내기 위해 노즐을 직접 디자인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너무 어렵다고 느껴졌을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들을 어디에 활용하는지 잘 와닿지 않을 수도 있어요. 마하수를 아는 것이 실생활과 무슨 관련이 있을까 싶을 수 있죠. 그렇다면 이런 예시를 한번 살펴봅시다. 폭탄이 터지는 순간 그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 피하라고 소리를 지르면 그 사람은 들을 수 있을까요? 정답은 NO!입니다. 폭탄에 의한 파동의 속도가 소리의 속도보다 빠르기 때문에, 즉 마하수가 1보다 크기 때문에 소리보다 폭탄의 파동이 사람에게 먼저 도달하게 됩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바로 충격파입니다. 소리의 속력보다 빠른 유동은 다음과 같은 형상을 갖게 되는데요. 파동의 속도가 소리의 속도보다 빠르기 때문에 그림에 표시된 “Zone of Silence”에서는 충격의 소리를 듣지 못하게 되는 신기한 현상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5) Open Channel Flow
앞서 소개했던 상황이죠. 과연 수면은 높아질까요, 낮아질까요? 이번에도 정답은 없습니다. 유동의 특성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죠. Froude Number라고 하는 유동의 속도와 유체의 깊이와 관련된 물리량이 있는데, 이에 따라 결과가 다음과 같이 달라지게 됩니다.
6) CFD
응용유체역학 수업에서는 이론적인 내용뿐만 아니라 실제로 연구 현장에서 사용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실습도 진행합니다. Computational Fluid Dynamics라고 하는 CFD는 다양한 유체역학적인 상황을 시뮬레이션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이론적인 분석이 어려운 상황이 대부분이기에 CFD를 통해 대략적으로 움직임을 살펴보고 우리가 원하는 물리량을 얻어내는 것이죠.
위의 사진은 원형 구멍이 뚫린 평판에 난류가 흐를 때 유동의 모습을 가시화한 것입니다. 이론적으로는 분석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유동을 가시화하여 각 위치별 특성까지 알아볼 수 있게 됩니다. 실제로 응용유체역학 수업에서는 CFD 실습으로 과제를 진행하며, 수업시간에 배운 이론 내용을 직접 시뮬레이션으로 확인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됩니다. 직관적으로 와닿지 않던 내용도 CFD를 통해 살펴보면 쉽게 이해가 되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2. 선배의 조언
유체역학은 기계공학부 학생이라면 누구나 수강해야 하는 전공필수 과목입니다. 만약 유체역학을 흥미롭게 수강하였다면, 응용유체역학 수업은 수강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유체역학에 대해 더 자세히 배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CFD, MATLAB 등을 통하여 수업시간에 배우는 내용들에 대한 실습을 진행해 보며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습니다. 또한, 수업시간에 교수님께서 소개해주시는 흥미로운 연구나 본인의 경험도 굉장히 재미있게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두 번의 유체역학 수업을 수강하며 느끼는 점은 유체역학은 큰 틀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워낙 세세한 공식들이 많다 보니 잘 와닿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 너무 그 내용 하나에 얽매이지 말고 “이러한 상황에서 유체가 어떻게 흐를까?” 등의 상상을 혼자 해보며 머릿속에서 본인만의 그림을 그려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목입니다. 수업은 White의 Fluid Mechanics 교재를 기반으로 진행되며, 과제와 시험 모두 이 교재의 연습문제에서 대부분 출제되니 책을 열심히 공부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이나 CFD 등의 과제는 난이도가 꽤 높은 편인데, 주변에 잘하는 친구가 한 명은 무조건 있을 것이니 적극적으로 도움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3. 진로 선택에 도움 되는 점
기계공학부의 분야는 4대 역학으로 나누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유체역학은 그중 한 분야로서, 다양한 유체의 거동에 대해 탐구하고 비행기, 자동차 등의 물체에 대한 저항을 줄이는 방법에 대해 연구합니다. 2학년 전공필수 과목인 유체역학 수업에서는 기본적인 내용은 다루나 실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유동이나 실제로 연구하는 분야와 그에 쓰이는 방식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기에 유체역학에 대해 깊게 알기가 쉽지 않습니다. 유체역학에 흥미가 있는 학생이라면, 응용유체역학을 수강한다면 유체역학의 본질적인 내용에 대해 더 깊게 배울 수 있으며, 후에 본인이 어떠한 분야를 선택할 지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나아가, 수업시간에 접하는 CFD나 MATLAB 실습은 유체역학 분야를 선택하지 않더라도 도움이 되는 스킬이기 때문에 어떠한 진로를 선택하든지 도움이 될 것입니다.
4. 맺음말
유체역학은 4대 역학 중 가장 어렵기로 악명이 높은 분야입니다. 생소한 공식이 많고, 아예 처음 접하는 내용이 대부분이기에 많은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는 과목입니다. 사실 기계공학부 학생이라고 해서 4대 역학을 전부 잘할 필요는 없고, 그렇게 하기도 어렵습니다. 본인의 적성이 다른 것이기에 유체역학이 정말 어렵고 난해하게 느껴진다면 어쩔 수 없지만, 조금만 시간을 들여 내용을 한번 더 읽어보고, 차근차근 문제를 풀다 보면 어느새 유체역학을 재밌어하는 본인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유체역학은 어려운 만큼 아직도 알아갈 부분이 많은 분야이고, 공부해야 할 분야도 매우 다양합니다. 그렇기에 더욱 흥미로운 분야이죠.
응용유체역학 수업은 내용도 어렵고, 과제도 많고, 시간 투자를 많이 해야 하는 과목입니다. 하지만 매 순간 주어진 과제를 열심히 해나가다 보면 어느새 다른 사람들에게 유체역학에 대해 자신 있게 말하고 있게 될 것입니다. 종강을 하던 순간 White의 Fluid Mechanics를 전부 공부했다는 뿌듯함에 매우 기분이 좋았던 기억이 있네요:) 여러분도 이 수업을 통해 유체의 즐거움을 알아나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5. 출처
F. M. White, “Fluid Mechanics,” 7th Edition, McGraw- Hill, New York,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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