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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M - 학술세미나/etc

큐레이터는 무슨 일을 할까?

by STEMSNU 2021. 12. 17.

 

안녕하세요, 12.5기 건축학과 박신우입니다. 오늘은 큐레이터가 하는 일에 대해서 알아보려 합니다. 제가 경험한 큐레이션, 전시디자인 관련 개념을 쉽고 재밌게 소개해보겠습니다.
*개인작업 저작권 탓에 정기세미나 발표에서 일부 내용이 제외된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들어가며

여러분이 무명의 화가라고 상상해봅시다. 수년간의 노력 끝에 그림을 완성하고, 이것을 길거리에 들고 나가 직접 판다고 생각해 봅시다. 결과는 어떨까요? 슬프지만 거의 100%의 확률로 사람들은 내 작품의 가치를 몰라줄 것입니다.
이처럼 예술가에게 좋은 작품이 있어도, 대중과 곧바로 소통하고자 한다면 여러 제약이 따르게 됩니다. 중간단계 없이 예술이 대중과 직접 만나는 것은 위험부담이 크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때문에 미술관/갤러리는 새로운 작가와 작품을 발굴하고, 이들이 대중 앞에서 전시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작가는 미술관에서의 전시를 통해 이름을 알릴 수 있고, 미술관은 좋은 작가 라인업과 컬렉션을 갖추고 싶어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술관에 소속되어 전체적인 업무를 총괄하는 사람이 큐레이터(Curator)입니다.

그렇다면 큐레이터가 멋진 직업이란건 알겠는데, 왜 공대생인 당신이 소개를 하느냐, 하는 궁금증이 생깁니다.

저는 건축디자인을 전공하며 작가의 입장에서 제 작품을 전시해보았고, 큐레이터 입장에서 전시를 기획해보기도 했습니다. 미술관에서 도슨트로 일하기도 했고, 건축가의 입장에서 전시공간 설계도 경험했습니다. 때문에 부족하지만 미술관을 둘러싼 문화에 대해 비교적 친숙하다고 생각했고, 이런 재미난 경험을 공유하고자 주제를 들고 오게 됐습니다.

큐레이터가 하는 일

그럼 구체적으로 큐레이터는 뭘 하는 사람일까요? 큐레이터라는 말의 어원은 라틴어 ‘Cura’인데요. ‘보살피다’라는 뜻이 있습니다. 그래서 예술에 관심을 갖고 작품을 보살피는 사람을 큐레이터라고 보아도 무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우리말로는 학예사라고 합니다. 큐레이터가 주로 하는 일은 미술관의 전시를 기획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전시기획은 어떻게 하는 걸까요? 큐레이터는 자신이 소속된 미술관의 성격을 고려해 컬렉션(Collection) 즉 소장품을 구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시를 꾸리게 됩니다.제가 잠시 도슨트로 일했던 우리 학교 미술관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서울대학교 미술관의 지향점은 크게 3가지입니다. 한국 현대미술에 집중할 것, 대학교라는 교육기관 역할에 충실할 것, 관악구 주민들에게 예술을 매개로 좋은 영향을 줄 것. 이런 점을 고려해 큐레이터가 서울대미술관 만의 독특한 전시를 만들게 됩니다.

무엇을 전시할 것인가

지금까지 하나의 전시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살펴봤습니다. 그렇다면 그 과정 속에서 ‘어떤 작품을 전시할 것인가’ 라는 질문이 남는데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비유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바닷물을 보면, 표면 쪽의 물은 바람이나 날씨에 따라 자주 찰랑입니다. 반면 바다속 깊고 어두운 곳에는 꿈쩍도 하지 않는 물 덩어리가 존재합니다.

비약이 있지만, 이 바닷물의 프레임이 예술의 속성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듯 합니다. 하나는 표층에서 찰랑이는, 시대에 민감한 전시입니다. 다시말해 요즘 사회, 정치적 이슈에 대해 동시대 아티스트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예민하게 쫓는 전시가 있습니다. 반면 바닷속에서 꿈쩍도 하지 않는, 다시말해 시대와 무관한 전시가 있습니다. 미의 본질, 삶과 죽음 따위의 주제가 예시가 될 것 같습니다. 큐레이터는 전시를 기획할 때 둘 사이의 균형을 적절히 조율하게 됩니다.

큐레이터? 도슨트?

많은 분들이 큐레이터와 도슨트(Docent)를 헷갈려 하시는데요. 알고보면 둘은 비슷한 듯 하면서도 무척 다른 직업입니다. 도슨트는 큐레이션이 마무리된 작품들을 관객에게 해설해주는 사람입니다. 방송국으로 치면 큐레이터는 PD, 도슨트는 아나운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때문에 큰 규모의 미술관이라면 큐레이터와 도슨트의 구분이 명확하지만, 중소규모 미술관에서는 큐레이터가 도슨트의 역할을 겸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합니다.헌데 생각해보면 ‘피디수첩’처럼, PD가 직접 나서서 좀더 심도 있는 내용을 전달하려는 경우가 있습니다. 미술관도 마찬가지입니다. 가끔씩 큐레이터가 기획의도와 함께 작품을 설명하며 직접 도슨트를 하기도 합니다. 때문에 큐레이터와 함께하는 전시관람 이벤트가 있다면 흔치 않은 기회이므로 미술관 방문 전에 미리 알아보고 가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마치며

지금까지 큐레이터, 그리고 미술관 전시기획의 이모저모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사실 정기세미나 시간에는 제가 참여했던 큐레이션/전시공간 설계 경험까지 곁들여 좀더 쉽고 와닿는 발표를 의도했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저작권 등 몇가지 이유로 stementor 블로그에 개인작업 관련 내용을 업로드하지 못하는 점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다음 세미나에도 건축/예술 관련 재미있는 발표로 돌아오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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