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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백서/재료공학부

재료공학부: 응용전기화학

by STEMSNU 2023. 7. 10.

배터리는 어떻게 작동할까요? 배터리의 기본 원리를 체계적으로 다루는 재료공학부의 '응용전기화학' 수업을 소개합니다.

과목에서 배울 수 있는 내용

 “응용전기화학”은 재료공학부 3학년 전공선택 교과목으로, 재료공학적 관점에서 전기화학 시스템(electrochemical system)을 분석하고, 나아가 상용 배터리의 재료공학적 원리를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과목입니다. 

 기존 전통적인 전기화학이 표면 반응에 중점을 맞춰 그 현상을 설명하고자 하였다면, 본 과목은 보다 재료적인 관점에서 벌크 재료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설명하고자 합니다. 재료의 열역학적 성질 및 속도론적 성질을 바탕으로 배터리의 양극 및 음극에서 일어나는 일을 이해하고자 하는 과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업의 전반부는 크게 배터리의 기본 원리 - 평형 상태에서의 전극 반응 - 평형에서 벗어난 전극 반응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배터리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으며 어떤 반응이 일어나는지를 공부하고, 특히 상평형도를 바탕으로 평형 조건 아래 배터리의 전극에서 어떤 반응이 일어나는지를 분석하게 됩니다. 나아가 평형에서 벗어난 전극 반응에 대해서도 다루게 됩니다.

 수업의 후반부에서는 실제 양극 및 음극으로 사용되는 물질들에 대해 배우게 됩니다. 어떤 물질들이 역사적으로 배터리의 양극 및 음극 물질로 사용되어왔고, 각 물질들은 어떤 장점 및 한계점을 가지는지를 배웁니다. 또한, 앞으로 현재 어떤 물질들이 미래 배터리의 양극재 및 음극재로 연구되고 있는지도 다룹니다.

1. 배터리의 기본 원리

 일반적인 화학 반응

A + B -> AB

을 생각해보면, 다음과 같이 A와 B의 경계면에서 두 물질이 만나 AB를 형성하는 상황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만약, A와 B의 경계에 A+ ion만이 이동 가능한 filter와 같은 물질 E를 도입한다고 생각해봅시다. 이에 더하여 A와 B 사이를 연결하는 외부 도선까지 만든다면 다음과 같은 상황이 될 것입니다.

 

 즉, A+는 E를 통과하여 B쪽으로 이동하고, 전자는 외부 도선을 따라 B쪽으로 이동하는 방식으로 A와 B가 만나 AB를 형성하는 반응이 일어나게 됩니다. 이렇게 전자와 이온의 이동을 분리시키게 되면, 우리는 전자의 이동, 곧 전류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구성한 반응을 전기화학 반응(electrochemical reaction)이라 하고, 이 장치를 전기화학 셀(electrochemical cell)이라 말하게 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E는 결국 A+를 이동시키는  ionic conductor임과 동시에 전자는 이동할 수 없는 electrical insulator가 됩니다. 전기화학에서는 이러한 E를 전해질(electrolyte)이라 부릅니다. 또한 A와 B는 각각 전극(electrode)라 부르게 됩니다.

 일반화학 시간에 배우는 것처럼 이러한 화학 반응의 원동력은 반응물과 생성물의 Gibbs free energy 차이입니다. 즉, A와 B의 formation energy와 AB의 formation energy를 비교하면, 위 반응의 Gibbs free energy 변화(ΔG)를 알 수 있고, 이 크기는 곧 위와 같은 전기화학 셀에서 전압의 크기(E)와 직결되게 됩니다. 이는 아래와 같은 Nernst equation으로 표현됩니다.

2. 배터리의 전압과 용량

 배터리의 기본적인 원리를 살펴보았는데요. 위 전기화학 셀에서 A와 B, 즉 전극을 어떤 재료로 구성하는지에 따라 전압 값이 달라지게 됩니다. 또한, 얼마나 많은 전자가 이동할 수 있느냐, 즉 용량도 달라지게 되죠. 즉, 어떤 재료로 배터리를 만드느냐에 따라서 배터리의 가장 중요한 두 가지 특성인, 전압과 용량이 달라지게 되는 것입니다. 

 전기화학 셀의 퍼포먼스를 분석하기 위해 배터리의 용량을 x축, 배터리의 전압을 y축으로 하는 그래프를 그릴 수 있습니다. 이를 electrochemical profile이라 하며, 이러한 electrochemical profile을 그리기 위해서는 전극 재료에 대한 상평형도(phase diagram)을 먼저 살펴봐야 합니다. 반응이 진행되면, 전자와 이온이 이동하며 각 전극의 조성이 바뀌게 되니, 해당 조성에서 어느 상이 가장 안정한 지를 분석해야 하기 때문이죠.

 오늘은 간단한 몇 가지 예시만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Li metal과 TiS2로 구성된 다음과 같은 셀을 살펴봅시다. 

 위 셀에서는 앞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Li 이온이 Li metal에서 빠져나와 TiS2와 반응하게 됩니다. 이때, 이 반응은 독특하게도 TiS2의 층상 구조에 Li 이온이 intercalation되는 형태로 일어나게 됩니다. 즉, A와 B가 반응해 AB의 새로운 상을 만든다기보다, LixTiS2(0<x<1)를 만들어내게 되죠. 일종의 one-phase reaction이 되는 것입니다. 이때, LixTiS2의 Gibbs free energy는 다음과 같이 그려집니다. 

 이때, 위 Gibbs free energy curve 위 특정 지점에서의 기울기가 곧 해당 x 값에서의 chemical potential을 의미하고, 이는 곧 해당 지점에서의 전압을 의미하게 됩니다. 즉, 위와 같은 Gibbs free energy 변화에서는 Li이 이동함에 따라 전압이 연속적으로 변화하게 됩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electrochemical profile을 그릴 수 있습니다.

 즉, 전압이 slanted curve로 떨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전압이 지속적으로 떨어진다는 뜻은, 앞서 Nernst equation에서 살펴본 것과 동일하게, 반응이 점점 일어남에 따라 Gibbs free energy 차이가 점점 줄어든다는 뜻이기도 하죠. 즉 TiS2 층상 구조에 Li이 점점 들어갈수록, 더 Li이 들어가기는 어려워진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다음과 같은 Li/I2 셀을 생각해봅시다. 

 이 셀은 앞서 살펴본 예시와 다르게, Li이 I2와 만나 새로운 상인 LiI를 형성하는 반응이 진행됩니다. 즉, 이러한 반응은 two-phase reaction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이 반응의 Gibbs free energy curve를 그리면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습니다.

 위 curve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I2와 LiI 두 상이 전 영역에 걸쳐 공존하는 것이죠. 이 경우, 앞서 Gibbs free energy curve의 기울기가 해당 지점에서의 전압을 의미하게 됩니다. 즉, 위와 같은 Gibbs free energy 변화에서는 항상 전압이 일정한 다음과 같은 electrochemical profile을 그릴 수 있습니다.

 

 즉, 위 내용을 토대로 생각해보면, one-phase reaction이 일어날 때에는 전압이 연속적으로 변하고, two-phase reaction이 일어날 때에는 전압이 일정하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습니다. 이는 Gibbs phase rule에 의해서도 쉽게 설명이 가능합니다. Gibbs phase rule이란, 상의 개수가 P, 성분의 개수가 C인 시스템의 자유도 F는

F = C - P + 2

로 나타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앞서 살펴본 one-phase reaction에서 TiS2 전극 내 일어나는 반응의 자유도는

F = C - P + 2 = 3 - 1 + 2 -1 = 3

으로 계산됩니다. 이때, 1을 추가로 뺀 것은, Ti와 S의 비는 1:2로 고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계산된 자유도는 3이지만, 온도와 압력을 고정시킨다면 결국 시스템의 자유도는 1입니다. 즉, 시스템의 자유도가 존재하고, 동일 맥락에서 반응 중 전압이 변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게 되죠. 반면,  앞서 살펴본 two-phase reaction의 경우를 살펴보면, 자유도는

F = C - P + 2 = 2 - 2 + 2 = 2

로 계산됩니다. 즉, 시스템의 온도와 압력을 고정시킨다면, 결국 시스템의 자유도는 0이 됩니다. 이는 시스템 내 모든 intensive parameter는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고, 반응 중 전압이 일정하다는 사실을 설명해주죠. 

 이처럼 본 수업에서는 재료에 따라 배터리의 electrochemical profile이 어떤 양상을 보이게 되는지 살펴보게 됩니다. 오늘은 간단한 경우에 대해서만 설명하였지만, 실제로는 기본적인 원리를 배운 뒤, 이를 더 복잡한 재료들에도 적용해 본답니다. A, B만이 아닌 A, B, C까지 등장하는 삼전극계를 다루거나, 평형 상태에서 벗어난 반응들까지도 배운답니다.

3. 여러 배터리 재료의 장점 및 한계점

 그 외에도 응용전기화학 수업에서는 전극의 재료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물질들의 재료적 특성을 배울 수 있습니다. 즉, 다양한 양극재 및 음극재의 특성을 다루고, 각각의 재료적 장점 및 한계점을 배우게 됩니다. 

 몇 가지만 예를 들자면, 양극재로는 층상 구조를 가지는 LiCoO2가 있습니다. 층과 층 사이 간격에 Li이 들어오고 나가면서, 반응이 진행되게 되죠. 여기서 더 나아가 현재는 비싸고 유독한 Co의 함량을 더 낮추고 Ni과 Mn을 넣은 NCM 소재가 사용되기도 합니다. 특히, 가격이 싼 Ni의 함량을 높이기 위한 연구도 많이 진행되었죠.

 한편, 음극재로는 흑연이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흑연도 마찬가지로 앞서 살펴본 TiS2와 동일하게 층상 구조를 이루고 있으며, 역시 층과 층 사이에 Li이 intercalation되는 형태로 전기화학 반응이 일어나게 됩니다. 현재는 흑연보다 더 용량이 큰 음극재를 개발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순수한 Li metal을 음극으로 쓰는 Li metal battery(LMB)의 개발이나 Si 등 Li과 alloying reaction을 하는 음극을 개발하는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Li-sulfur battery나 Li-air battery의 연구도 진행되고 있죠.

 

선배의 조언

 배터리 시스템의 원리 및 특성을 재료적 관점에서 매우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수업입니다. 본 수업을 수강하기 위해서는, 재료공학개론 수준의 기본적인 재료공학적 지식이 필요합니다. fcc, hcp 등과 같은 격자 구조에 대한 이해,  2성분계 및 3성분계의 상평형도에 대한 이해가 갖춰져 있다면 수업 내용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진로 선택에 도움 되는 점

 만약 배터리 분야를 더 공부하거나, 관련 산업에 종사할 생각이 있다면 매우 추천하는 강의입니다. 배터리 시스템에 대해 굉장히 체계적으로 학습할 수 있고, 관련 개념을 정리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맺음말

 본 수업은 흥미로운 내용들로 구성된 체계적이고 유익한 수업이라고 생각됩니다. 기초적인 배터리의 재료공학적 원리에 대해 차근차근 배워나갈 수 있으니 많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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