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기술, 사회: 여러분이 보고 계신 공학은?
안녕하세요! 공우 12.5기, 화학생물공학부 19학번 임정욱이라고 합니다. 이번에는 "과학, 기술, 사회: 여러분이 보고 계신 공학은?"이라는 주제로 여러분들을 찾아 뵙게 되었습니다! 과학기술사회학(STS, Science and Technology Studies / Science, Technology, and Society)에서 어떤 내용을 다루는지 간단하게 예시 위주로 알아보고, 공학도로서 기술의 적용에 대해 어떤 고민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지금부터 인간이 만들어낸 기술이나 실험이 불완전할 수 있다는 점, 기술의 책임에 대한 문제, 과학 기술의 해석에 대한 문제 등에 대해서 예시를 통해 알아볼 예정입니다. 읽으면서 이런 부분들에 대해 같이 고민해주신다면 정말로 감사하겠습니다!
1st example: 자율주행차
최근 몇 년 간 전 세계의 기술 이슈를 주도하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일론 머스크입니다. 스페이스X 우주선, 스타링크 등 다양한 기술 분야에 있어서 이목을 끌고 있는 그이지만, 이 글에서는 그의 대표작이라고도 할 수 있는 테슬라 전기차로 이야기를 시작해볼까 합니다. 그와 테슬라가 그토록 주목을 받을 수 있던 배경에는 전기차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했다는 사실이 숨어 있습니다. 기존의 차량 교통은 배기 가스 등의 문제로 환경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차량 정체 등을 보면 차량 운행이 비효율적인 시스템이라는 사실 역시 잘 알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수요에 맞추어 친환경 차세대 자동차의 연구 역시 진행되어오고 있습니다. 그 결과물이 테슬라와 같은 자율 주행 전기차인 셈입니다. 특히 미국과 같은 경우, 대중교통을 통한 교통 수요 충족의 한계가 있는 만큼 이러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한 가지 문제 상황이 나타나게 됩니다. 아래 그림은 흔히 트롤리 문제라고 알려진 상황을 응용하여 자율 주행 자동차에 적용한 예시입니다.
Awad, Edmond, et al. “The moral machine experiment.” Nature 563.7729 (2018): 59-64.
MIT 및 여러 연구자들이 협력하여 개발된 이 문제는 Moral Machine이라는 이름으로 다방면의 연구가 진행되어지고 있습니다. 보다 자세히 설명하면, 그림의 상황과 마찬가지로 운전자가 핸들을 틀면 운전자 및 승객이 사고가 나게 되고, 그대로 직진하면 보행자들이 사고가 나는 상황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자동차라면, 운전자의 순간적인 판단에 따라 사고가 나게 되고, 관련하여 책임을 묻게 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만일 자율 주행이 이뤄지는 상황이라면 자율 주행 인공지능은 이 상황을 어떻게 대처하게 될까요? 이 경우 보행자를 치게 되는 인공지능이라면 보행자 측의 지탄을 받게 될 것입니다. 반면, 운전자가 사고를 받게 되는 메커니즘이라면 이런 자동차를 몰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는 사실 역시 알 수 있습니다.
만일 실제로 사고가 일어나게 되어도 문제가 발생합니다. 사고의 책임 소재는 어디로 향해야 할까요? 운전자에게 책임이 가는 것이 올바를지, 혹은 차량의 개발자나, 연구자에게 책임이 가는 것이 올바를지 그 의견 역시 분분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복잡다양한 사회 환경에서 인공지능을 적용하기란 수많은 문제에 봉착하게 됨을 알 수 있습니다.
2nd example: 희토류
Peggy Greb, US department of agriculture,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다음 예시는 바로 희토류입니다. 흔히 네오디뮴 자석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희토류는 현대 사회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핸드폰이나 여러 전자기기 등에 소재로 많이 쓰이는 물질입니다. 앞서 다룬 전기차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희토류가 사용되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희토류의 사용에는 문제가 존재합니다. 바로 생산 과정입니다. 희토류는 순수한 물질로 분리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생산 과정에서 많은 환경 오염을 수반하게 됩니다. 이 문제는 희토류의 생산은 중국과 같은 개발도상국에 외주를 맡기는 방식으로 해결하게 됩니다. 이처럼, 현대 사회를 지탱하는 물질이 환경 파괴를 계속해서 일으키고, 국가 간의 다툼으로까지 문제가 발전하게 된다면, 기술자나 과학 관련 정책 입안자로서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될 지가 숙제로 남겨지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3rd example: 고래잡이 & 병원
'고래사냥’이라는 가수 송창식씨의 유명한 노래가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자유를 찾아 떠나는 사람의 이미지가, 또 다른 누군가는 영화 '바보들의 행진’을 떠올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노래의 의미는 듣는 사람마다 서로 다르게 느끼겠지만, 여기서는 고래를 잡으러 간다는 말에 주목해 보겠습니다. 그 말과 같이, 과거에는 세계적으로 다양한 국가에서 고래잡이가 이루어 졌습니다. 고래의 고기를 먹는 곳도 있고, 고래의 기름을 얻어서 여러 가지의 용도로 사용하는 사람들도 많았던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고래 기름의 수요가 없어지고 고래 고기를 먹는 곳만 소수로 남게 되었습니다.
동시에, 이러한 풍조와 더불어 멸종 위기종으로서 그 개체수가 적은 고래에 대한 경각심 역시 현대에 이르면서 커지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더 이상 고래잡이를 하지 않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여전히 고래를 잡는 사람들은 어떻게 보일까요? 전근대적으로 개체수도 적고 지능도 높은 고래를 남획하는 사람들로 비추어 보일 수 있을 것입니다.
아래 포스터의 영화는 과거 오스카상을 받은 영화 '더 코브’입니다. 일본의 고래잡이 실태를 고발한 영화로 훌륭한 다큐 영화라는 평과 함께 좋은 평가를 받은 적도 있었습니다.
반면, 현재 고래잡이를 하는 국가들의 입장은 어떠할까요? 기준에 따라 고래가 멸종 위기라는 것은 적절치 않으며, 고래는 다른 어종들에 대한 포식자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양 측의 해석 차이에 따라 동일한 자연적 개체인 고래에 대한 입장 차이가 발생하게 됩니다.
비슷하게, 해석의 입장 차이에 따라 과학적 사실을 가지고 왈가왈부하는 문제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바로 우리의 건강에 너무나도 중요한 병원입니다.
병원의 치료는 필연적으로 부작용을 수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수술을 동반하는 큰 치료의 경우에 더더욱 큰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있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료를 받는 이유는 적절한 시기에 병을 치료해야 병의 악화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일 겁니다. 양쪽 모두 과학적인 데이터와 확률에 기반한 의견이고, 이를 모두 고려하여 결정을 내리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부분입니다. 다른 누군가가 건강이라는 중대한 문제를 두고 강요를 하기에도 어려움이 있게 될 것이라는 점 역시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갑상선암의 예시가 있습니다. 갑상선암 치료는 상당히 부작용의 우려가 큰 치료로, 국가적으로는 지나친 치료에 따른 부작용의 발생에 우려를 표하게 됩니다. 하지만 실제 병원의 사정은 이와는 다소 다릅니다. 환자가 치료를 위해서 병원에 온 경우, 병원의 입장 상 부작용을 설명한다고 하지만 치료를 우선적으로 권하게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처럼, 어떤 과학적 현상의 해석 차이에 따라 입장이 달라지는 경우 역시 눈여겨볼 부분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4th example: GMO
제가 한창 학교를 다니던 어린 시절에 과학 기술의 위험성에 대한 예시를 들라고 하면 항상 등장하는 예시가 한 가지 있었습니다. 바로 GMO입니다. GMO 곡물이 처음 등장하던 시기, GMO는 그 파격적인 면모로 인해 많은 이목을 끌고, 반대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현재에 와서는 GMO가 많이 익숙해지기도 했고, 과거와 달리 여러 차례 실험실에서 검증이 되어 상당히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만에 하나 실험실에서 검증하지 못한 문제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비 효과로 커지게 되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요? 미국의 제왕나비는 바로 그 나비 효과를 정통으로 맞은 나비입니다. 제왕나비는 지구온난화로 개체수가 많이 줄어든 나비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 Derek Ramsey / derekramsey.com,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Monarch_Butterfly_Danaus_plexippus_Male_2664px.jpg
하지만, 실제로 개체수 감소에는 지구온난화 뿐 아니라 GMO의 영향 역시 있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해당 연구에서는 실험에서 미처 고려하지 못한 인자가 제왕나비에 영향을 주게 되고, 이에 따라 예상치 못한 독성이 발현되어 제왕나비에 악영향을 주었다는 내용이 제시가 됩니다. 뿐만 아니라 제초제 역시 영향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포함이 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GMO 및 제초제 등 여러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제왕나비의 개체수가 줄어들게 되었다는 점이 제시가 되는데, 이는 상당히 복합적인 문제인 만큼 각 요인이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 지는 정확하게 파악하기에 대단히 힘들게 됩니다.
이러한 문제는 실험실의 변인 통제가 자연환경의 모든 요소를 담기에는 힘들고, 이에 따라 기술에서 미처 고려하지 못한 불완전한 부분 역시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5th example: Manhattan Project
마지막으로 다룰 예시는 바로 맨해튼 프로젝트입니다. 제 2차 세계대전의 마지막을 상징하는 원자 폭탄의 개발 프로젝트인 맨해튼 프로젝트는 세계적으로도, 과학자 사회에도 많은 시사점을 남겼습니다.
United States Department of Energy,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Trinity_Detonation_T%26B.jpg
무엇보다도, 이 프로젝트의 결과로 원자폭탄은 인류 최악의 살상 무기로 지금까지도 남게 되었습니다. 아인슈타인 및 여러 과학자들은 원자폭탄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또 다른 여러 과학자들이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원자폭탄을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이들 중에는 죄책감으로 인해 반핵 운동을 하는 경우도 있고, 계속해서 원자탄 연구를 진행한 사람 역시 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은 이들 중 누군가에세 사회적인 책임을 묻기란 대단히 힘들다는 점입니다. 이들은 엄청난 거대 프로젝트의 흐름 속 한 사람들인데, 여기에 관계된 사람들을 전부 책임자로 만들 수도 없고, 그렇다고 이들이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기도 어려운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실제로도, 각각의 과학자들에 대한 처벌은 이뤄지지 않았음을 역사를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애초에 무언가 정당한 명분으로 책임을 묻기 대단히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어떤 기술에 문제가 있을 때 그 책임 소재를 찾기는 매우 어려운 문제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Ending…
이렇게 과학기술의 불완전성, 해석의 문제, 책임의 문제 등을 예시를 통해 빠르게 다뤄봤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저희는 공학자로서 어떤 답을 내려야 할까요? 그 답은 사람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겠지만, 제 생각을 간단히 말씀드리면서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회의론적인 입장을 선호하지는 않습니다. 사회에 어떤 문제가 일어났을 때 여기에 대해 적절한 고려는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과학기술 역시 사회에 적용함에 따라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원점으로 되돌리기란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문제를 없던 것으로 되돌릴 수 없다면, 문제의 해결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한 가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등의 방법으로 기존의 문제를 한 단계씩 해결하는 것이 공학자로서 책임을 질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펀딩도 없이 혼자서 이러한 연구를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환경에 관한 연구가 계속해서 수요가 있고, 기업 및 국가 차원에서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중에 있습니다. 만들어낸 기술을 계속해서 바라보고, 해결하려는 마인드와 결합한다면 앞으로 보다 나은 기술의 미래를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이 글을 마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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