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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백서/화학생물공학부

화학생물공학부: 유기화학

by STEMSNU 2024. 2. 29.

안녕하세요, 공우 13.5기 화학생물공학부 윤성은입니다. 오늘은 화학생물공학부에서 배우는 전공필수 강의 중 하나인 유기화학에 대해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1. 강의 소개

유기화학은 탄소를 기본으로 하는 유기 화합물의 구조나 특성, 합성법 및 응용을 연구하는 화학의 한 분야입니다. 원래는 살아있는 생명체에 의해 만들어진 물질, 즉 유기물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정의되었지만, 실험실에서도 유기 화합물이 합성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이후로 탄소를 포함하는 화합물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재정의되었습니다. <유기화학> 강의는 탄소(C) 수소(H), 산소(O), 질소(N) 및 더 무거운 원소로 이루어진 화합물들에 대한 특성(구조, 결합, pKa 등)을 학습하고, 그 특성에 기반한 반응 메커니즘을 다룹니다. 이를 통해 유기 화합물의 다양한 속성과 화학적 행동을 이해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1.1 Functional Groups and Properties

Figure 1. Functional Groups in Organic Chemistry 1)

유기화학의 초반부에서는 분자의 구조와 결합, 산과 염기, 그리고 작용기에 따른 작명법에 대한 내용을 배우게 됩니다. 분자는 원자들의 집합체로, 원자들 사이를 연결하는 결합으로 형성됩니다. 결합은 단일, 이중, 삼중결합으로 나뉘며, 단일결합과 이중결합이 번갈아 나타나는 conjugated structure나 시작 원자와 끝 원자가 연결되서 나타나는 ring structure와 같은 특이한 형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분자를 구성하는 각 원자들의 전자를 끌어당기는 정도(전기음성도)와 결합 종류 등을 고려하면 분자의 다양한 특성들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위의 그림과 같이 동일한 작용기를 가지게 되면 유사한 특성을 가지기 때문에 유기화학에서 각각의 작용기들과 그 작용기가 갖는 특성에 대한 이해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서 아민(amine)은 끝에 -NH2가 붙는 화합물입니다. 암모니아(NH3)도 여기에 포함됩니다. 암모니아는 다들 아시다시피 염기성 물질로, 실제로 아민 계열 화합물들은 대부분 염기성을 띠게 됩니다. 그 이유는 아민의 질소에 비공유전자쌍이 존재해서 전자를 주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전자를 줄 수 있는 성질을 친핵성(nucleophilic)이라고 부르고, 유기반응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집니다.

또 다른 예시로 카복실산(carboxylic acid)는 끝에 -COOH가 붙는 화합물입니다. 식초(CH3COOH)도 여기에 포함되며,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대부분 산성 물질입니다. COOH의 끝에 있는 수소가 잘 분리되기 때문인데, 수소가 잘 분리되는 이유는 수소이온이 해리된 이후 COO- 구조가 공명안정화(resonance stabilization)되어 보다 전체에너지가 낮은 상태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안정한 상태(에너지가 낮은 상태)가 되는 방향으로 반응이 일어나는 것은 유기화학 전체를 관통하는 중요한 원리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Figure 2. Resonance structure of carboxylate 2)

작용기에 따라 달라지는 대표적인 특성 중 하나인 pKa는 뒤에서 배우는 유기반응에서 leaving group의 우위를 결정하는 등 결과물을 예측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암기해두면 좋습니다.

1.2 Organic Reactions

유기화학의 후반부는 각각의 작용기들과 그 반응메커니즘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순서대로 할로젠화 알킬(alkyl halide), 알코올(alcohol)과 에터(ether), 알켄(alkene)과 알카인(alkyne), 카복실산(carboxylic acid)과 그 유도체, 카보닐(carbonyl) 화합물의 α\alpha-탄소 반응 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대부분의 반응들은 치환(substitution), 제거(elimination), 그리고 첨가(addition)과 같은 특정 action들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전공백서에서 모든 반응들을 다루기는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의 반응에서 중요하게 따져야 하는 규칙 중 하나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Addition 반응에서 고려해야 하는 Markovnikov’s rule“비대칭 alkene에 비대칭 reagent(HX)가 첨가될 때, 비대칭 reagent의 양성부분(H)이 H를 가장 많이 갖는 탄소에 결합한다” 는 규칙입니다.

Figure 3. Addition of HX to alkene 3)

Alkene에 alkyl halide(HX)가 첨가(addition)되는 반응은 이중결합이 끊어지면서 각각의 위치에 H, X가 첨가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어느 탄소에 붙는지에 따라 major와 minor product가 결정됩니다. 규칙에 따라 위의 반응을 분석해보면, electron density가 높은 alkene의 double bond에서 nucleophilic attack으로 H가 먼저 첨가되기 때문에 나머지 한 자리의 탄소에 탄소양이온(carbocation) 중간체가 형성됩니다. 이때 위의 carbocation은 세 개의 탄소결합이 carbocation에 결합된 형태인 tertiary, 아래의 carbocation은 하나의 탄소 결합이 carbocation에 결합된 primary 형태입니다. Tertiary carbocation이 primary carbocation에 비교했을 때 더 안정하기 때문에 위의 경로로 반응이 진행되고, 이는 reagent(HX)에서 H가 수소가 더 많은 탄소에 결합해야 한다는 규칙에 맞게 됩니다.

Markovnikov’s rule은 때에 따라 alkyne의 HX 첨가, alkene의 물 첨가, Sn1 치환반응에서 carbocation rearrangement 등 많은 경우에서 사용 가능합니다. 이처럼 유기화학에서는 반응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각 화합물의 특성을 고려하여 결과물을 예측하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2. 선배의 조언

유기화학을 수강하는 2학년은 응용생화학이나 물리화학과 같은 다른 전공필수 강의들도 몰려있는 시기인만큼 충분한 시간을 공부하는데 사용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유기화학은 시험보기 전 하루이틀만에 공부를 끝내기 어렵고, 지엽적인 부분까지 이해하고 암기한 후 전공교재의 문제를 풀어보는 것이 중요한 강의이기 때문에 시험기간이 아니더라도 틈틈이 공부해두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유기화학은 2학년 때 배우는 화학생물공학부의 필수전공인만큼 수강 후 들으면 좋은 연계강의들이 많습니다. 유기화학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강의로는 고분자화학과 화학생물합성실험(합실), 응용생화학이 있습니다. 고분자화학과 합실은 유기화학을 다 수강한 후 듣는 것을 추천하는데, 유기화학에서 배웠던 반응들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응용생화학의 경우에는 유기화학과 같은 학기에 수강해야 하지만, 유기화학에서 얻은 직관력이 있다면 응용생화학 2에 나오는 방대한 양의 메커니즘들을 단순 암기가 아니라 흐름을 따라가는 식으로 외울 수 있어서 따로 듣는다면 유기화학을 먼저 듣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3. 진로 선택에 도움되는 점

유기화학에서는 위에 언급한 강의들과 연관된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정말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는 직관력을 배울 수 있습니다. 크게 고분자와 의약품 분야, 나노기술, 그리고 모델링 분야가 있습니다.

3.1 고분자 합성 및 물성

고분자 화합물의 합성, 그리고 구조 및 물성 분석은 유기화학의 주요 연구분야 중 하나입니다. 고분자는 반복 단위로 이어진 큰 분자 구조로, 고분자 소재는 플라스틱, 고무, 섬유와 같이 다양한 실생활의 소재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원하는 화학적 및 물리적 특성을 가진 고분자 소재를 개발하여 이를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 사용하기 위해 생산, 가공, 모양 제어 등의 공정적인 측면을 연구하기도 하고, 지속가능 개발에 대한 요구로 친환경적이고 재생가능한 소재의 연구로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3.2 의약품 개발

유기화학은 새로운 의약품을 발견하고 개발하는 데 활용될 수 있습니다. 의약품은 체내에서 의약품을 인식하는 수용체에 결합해서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에 화합물의 3차원 구조가 매우 중요합니다. 특정 질환의 타겟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해당 메커니즘을 조절하는 타겟 물질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화합물의 구조와 기능에 대한 지식이 필요합니다. 또한 기존에 있는 의약품 공정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과정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고분자와 같은 유기 화합물을 이용한 바이오센서나 약물전달체(DD, Drug Delivery) 등도 활발한 연구주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3.3 나노기술

Figure 4. Perovskite solar cells 4)

나노기술은 물질이나 재료가 나노미터(1-100nm) 크기의 규모에서 제어되거나 응용되는 기술을 의미합니다. 소자로도 개발되고 있으며, 센서, 유기 태양전지,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응용분야에서 유기화학적 지식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특히, 지속가능성에 대한 화제가 대두됨에 따라 떠오른 주제 중 하나인 유기 태양전지는 기존의 실리콘 기반의 태양전지보다 높은 효율성을 보이면서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위의 그림에서 보이는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는 결정구조에 아민과 같은 유기물질이 coordinate되어서 빛이 들어올 때 hole과 electron을 제공하는 층으로 사용됩니다.

3.4 소재합성 모델링

Figure 5. Schematic comparison of material discovery paradigms 5)

다양한 분야에서 공통적으로 특정 물성을 갖는 소재를 찾아내는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소재 합성에 대해 보다 효율적인 연구방법을 찾기 위해서 화학공학 분야에서도 AI 관련 연구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관련 세부 주제 중 하나는 소재합성에 대한 모델링입니다. AI 모델에 원하는 물성을 넣어주면 그 조건에 해당하는 소재의 구성(composition) 또는 구조가 나오도록 학습된 모델을 만드는 분야로 생성형 모델이 많이 사용됩니다. 이를 통해 원하는 목표 물성을 달성하기 위한 실험횟수를 줄일 수 있고, 시간 및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원하는 소재를 합성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하는 AI 모델도 연구되고 있습니다. 반응물을 입력하면 예상되는 생성물과 수율을 알려주는 모델이나,반대로 유기화학에서 배운 retrosynthesis 전략을 활용하여 생성물을 입력했을 때 반응경로와 필요한 반응물을 예측하는 모델이 그 예입니다.

4. 맺음말

유기화학은 기초적인 필수전공인만큼 그 활용분야가 매우 다양하며 최신 연구 분야와도 밀접한 연관성이 있습니다. 수강할 때 시간을 많이 써야 하는 강의이지만, 그만큼 얻어가는 것이 많은 강의라고 생각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수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Reference

  1. Andy Brunning, Functional Groups in Organic Compounds, Compound Interest,
    https://www.compoundchem.com/2014/01/24/functional-groups-in-organic-compounds/, January 24, 2014
  2. Ben Mills, Wikipedia, https://en.m.wikipedia.org/wiki/File:Carboxylate-resonance-2D.png, 28 April 2009
  3. Paula Yurkanis Bruice, Organic Chemistry, 8th edition, Pearson, 2019
  4. Perovskite Solar Cells, https://research.csiro.au/printedpv/perovskite/, August 1st, 2018
  5. Benjamin Sanchez-Lengeling, Alán Aspuru-Guzik, Inverse molecular design using machine learning: Generative models for matter engineering.Science361, 360-365(2018), DOI:10.1126/science.aat26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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