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적정기술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요? 아마 중학교 도덕 수업이나 기술/가정 수업에서 들어보신 분들이 많으리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적정 기술의 개념을 얼마나 자세하게 알고 있나요? 단순히 개발 도상국에서 사용되는, 의도가 좋은 기술로만 알고 있는 것은 아닌가요? 오늘은 함께 적정 기술에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적정 기술은 한 공동체의 문화, 정치, 환경적인 면들을 고려하여 만들어진 기술을 의미합니다. 학자들은 대세를 이루는 기술보다 더 적은 자원을 사용하며, 유지하기 더 쉽고, 환경에 더 적은 영향을 미치는 기술을 적정기술이라고 설명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적정 기술은 대개 개발도상국이나 이미 산업화된 국가들의 소외된 교외 지역에 알맞은 단순한 기술을 의미합니다.
대표적인 적정 기술의 예로 아래 그림과 같은 큐드럼과 라이프 스트로우가 있습니다. 큐드럼은 물통의 형태만 바꾸어서 어린 아이들도 훨씬 쉽게 물을 운반할 수 있도록 하였기 때문에 대표적인 적정 기술의 사례입니다. 라이프 스트로우는 단순한 빨대를 이용하여 더러운 강물을 음용할 수 있는 식수로 바꾸어주는 혁신적인 기술입니다. 하지만 라이프 스트로우는 개당 20불의 가격으로 개발 도상국에서 사용하기에는 터무니 없이 비싼 가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라이프 스트로우는 현재 적정 기술보단 캠핑 용품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큐드럼
라이프 스트로우
이처럼 적정 기술로 개발된 제품이라고 해서 모두 성공적인 적정 기술은 아닙니다. 적정 기술은 자본 집약적인 현대의 기술보다 대상 집단이 뚜렷하기 때문에 다음의 다섯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성공적인 적정 기술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적정 기술의 조건 5가지
플레이 펌프는 아이들이 펌프를 돌리며 놀면, 그 힘을 이용하여 우물에서 물을 끌어올리는 기술입니다. 하지만 플레이 펌프는 대표적인 실패한 적정 기술인데요, 플레이 펌프를 통해 적정 기술의 조건에 대해 살펴봅시다.
우선 적정 기술은 문제 인식이 명확해야 합니다. 기술이 적용되는 지역 주민들에게 필요한 기술이고 그들과의 합의를 통해 적용된 기술만 적정 기술이라고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플레이 펌프는 외부의 자본에 의해 일방적으로 설치된 기술이기 때문에 문제 인식 조건을 만족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다음으로는 지속 가능성입니다. 기술이 1회성이고 지역 주민들이 수리해서 계속 사용할 수 없으면 적정 기술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가격도 중요합니다. 지속 가능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적절한 가격이어야 하며, 외부의 원조에 의존한 기술은 적정 기술로 적합하지 않습니다. 플레이펌프는 너무 비싼 가격 때문에 외부 원조에 의존해야 하는 기술이었고, 따라서 가격과 지속 가능성을 모두 만족하지 못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결국 적정 기술도 기술이므로 기술로서 적합해야 합니다. 단순히 좋은 의도만 가지고서는 적정 기술이 될 수 없습니다. 사용이 편리해야 하고 기존 기술에 비해 효율도 좋아야 합니다. 하지만 플레이펌프는 제품의 의도에만 집중한 나머지 제품의 효율을 고려하지 않았고, 그 결과 기존의 손펌프보다 6배 떨어지는 효율을 가져 대부분의 사용자에게 외면 받았습니다. 또한, 사용 방식도 편리하지 않아서 아동 학대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좋은 의도를 가진 기술이라고 해서 모두 성공적인 적정 기술이 될 수는 없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적정 기술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는 적정 기술은 개발도상국 사람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적정 기술은 어디에나 있을 수 있습니다. 한국에도 여전히 난방이 되지 않아 오늘과 같은 추운 날에 불편을 겪는 가구가 많습니다. 이러한 사람들을 위한 간이 비닐 침대 텐트는 저렴한 가격과 편리한 사용으로 체온을 유지할 수 있게 돕는 효과적인 적정 기술이 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 주변에는 언제나 적정 기술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 있습니다. 미래의 공학도인 여러분도 오늘부터 주변을 살피면서 적정 기술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고민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실제로 적정 기술을 개발하지 않더라도 자신 주변의 문제를 살피는 연습은 미래의 공학도가 되는 데 큰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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