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화탄소와 같은 온실기체가 온실효과를 일으켜 지구를 뜨겁게 만들고 있다’는 이야기는 익히 들어 보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과연 대기중 이산화탄소는 어디에서 온 것이며, 인간의 활동은 지구 기후에 얼마나 영향을 끼치고 있을까요?
1. 과목에서 배울 수 있는 내용
1.1. 과목의 전반적인 개요
에너지와 기후변화 수업에서는 지구의 지질환경과 탄소순화에 대해 이해하고 석탄, 석유 그리고 천연가스 같은 전통적인 에너지산업이 탄소순환에 미치는 영향을 배울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지구환경의 기후변화 원인을 이해하고 지질특성을 활용한 탄소저감 방법(CCUS) 등에 대해 다룹니다.
1.2 키워드별 개념 설명
1) 탄소순환 (Carbon Cycle)
수업의 중반부에는 기후변화가 일어나는 원인인 탄소순환에 대해 학습하고, 인간의 활동이 탄소순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 알아봅니다. 1900년대 산업화 이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급격히 증가하였고 (280ppm -> 403ppm) 이와 함께 지구 평균기온도 함께 증가하고 있습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증가하는 이유에 대해 알기 위해서는 탄소 순환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입니다. 탄소순환은 암석권, 수권, 생물권, 대기권으로 이뤄진 지구시스템사이에서 탄소가 교환되고 축적되는 과정들을 부르는 말입니다.
이러한 탄소순환은 인류가 탄소순환에 개입하기 이전에도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맨틀(암석권)에 있는 탄소는 화산활동이나 풍화에 의해 대기권으로 이산화탄소의 형태로 방출되고 대기중의 이산화탄소는 광합성을 통해 식물권으로 이동하였다가 매장되어 다시 암석권으로 돌아가거나 석회로 고결되어 암석권으로 돌아가기도 합니다. 그러나 인간이 탄소순환에 개입하면서 자연적으로는 암석권에서 탄소가 느린 속도로 대기중으로 방출되지만 화석연료를 연소하여 암석권에서 대기권으로 방출되는 탄소의 순환이 강화되면서 기후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기후변화에 대한 해결책은 암석권에서 대기권으로 방출되는 탄소의 양을 줄이거나, 대기권에서 암석권으로 방출되는 탄소의 양을 늘리는 것인데 이 중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포집한 후 다시 암석권으로 보내는 기술이 바로 CCUS 기술입니다.
2) CCUS (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
CCUS는 '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의 약어로,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포집하여 활용·저장하는 기술들을 통칭하는 말입니다.
탄소 포집 기술은 공정 중 이산화탄소를 언제 포집하는지에 따라 연소 후 포집(Post-combustion), 연소 전 포집(Pre-combustion), 그리고 연소 중 포집(Oxygen-combustion)으로 나뉩니다.
이 중 현재 가장 상용화되어 있는 기술은 연소 후 포집 기술입니다. 이는 공정 중 발생한 배기가스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방법입니다. 기존 공정을 고칠 필요가 없고 단순히 액체 흡수제 또는 고체 흡수제로 배기가스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기 때문에 발전소 등에 많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배기가스에는 이산화탄소뿐만 아니라 여러 물질이 포함돼 있어, 이산화탄소만을 별도로 추출·정제하고 농도를 높이기 위해 추가적인 비용을 들여야 하는 것은 분명 단점입니다.
연소 전 포집 기술은 주로 석탄가스화 발전소에서 사용되고 있는 기술입니다. 화석연료를 연소 전에 처리하여 이산화탄소와 수소로 전환한 후 이산화탄소는 분리하고, 수소를 연소에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해당 과정에서 생산된 이산화탄소는 농도와 압력이 높아 분리가 용이한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연소 전 연료 전환 과정이 다른 기술에 비해 복잡하여 비용이 많이 드는 것이 단점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연소 중 포집 기술은 연료를 태울 때 공기 대신 순수한 산소를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순수한 산소를 사용할 경우 배기가스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져 분리가 쉬워지며, 대기오염의 주범이 되는 질소화합물·황산화물 등의 배출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산소가 필요하고, 산소를 만드는 데도 많은 에너지와 비용이 들기 때문에 비교적 소규모 발전 시설에만 적용되고 있습니다.
앞서 다양한 방법으로 이산화탄소를 모았다면, 이제 모아놓은 이산화탄소를 적재적소에 사용할 차례입니다. 포집된 이산화탄소는 별도의 전환 과정 없이 이산화탄소 그 자체로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전환 과정을 거쳐 우리에게 유용한 다른 물질로 바꿀 수도 있습니다.
직접 사용하는 방법으로는 이산화탄소를 석유 유정에 주입하여 더 많은 석유를 생산할 수 있게 해주는 석유 회수 증진 기술(EOR; Enhanced Oil Recovery)이 있습니다. 이 외에도, 디카페인 음료를 만들고 탄산 음료에 주입하는 등 식품 제조 공정에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전환 과정을 거치는 경우 이산화탄소를 화학반응 원료로 사용하여 연료, 기초 화학 제품 등 다양한 탄소화합물로 전환할 수도 있고, 이산화탄소를 고정하는 미생물을 이용하여 생물학적 전환을 거쳐 바이오 매스나 바이오 디젤 등 바이오 기반 유용 물질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산화탄소를 알칼리 토금속을 포함하는 광물 또는 수용액과 반응시켜 탄산염 광물로 바꾸는 광물화 과정을 통해 콘크리트를 만들어 건축 및 산업 소재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CCUS 기술을 완성시키는 마지막 열쇠는 바로 이산화탄소 저장입니다. 이산화탄소를 포집·활용 후 남은 이산화탄소는 저장하여 대기 중에서 온실효과를 일으키지 못하게 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현재 연구되고 있는 이산화탄소 저장 기술은 크게 지중 저장과 해양 저장으로 나뉩니다.
지중 저장 기술은 해저나 육상 750~1,000m 깊이의 적합한 지층을 찾아 이산화탄소를 주입하는 기술입니다. 저장에는 암염 공동, 고갈된 가스전 혹은 대수층을 주로 이용하고 있는데 이산화탄소를 얼마나 저장할 수 있는지(저장 용량), 얼마나 쉽게 주입할 수 있는지(주입성), 그리고 활용을 위해 다시 추출하기 쉬운지, 다른 곳으로 쉽게 확산되지 않는지(폐쇄성) 등을 고려하여 적절한 지역을 선정하게 됩니다.
해양 저장 기술은 해저 3,000m 이하에 이산화탄소를 분사하여 하이드레이트 형태로 저장하는 방법입니다. 이산화탄소를 해양에 저장할 경우 향후 500년간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모두 저장할 수 있을 만큼 저장 용량이 방대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이산화탄소를 해양 저장하였을 때 일어날 수 있는 해양 생태계 파괴와 해양의 산성화 같은 안전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사용하지 않기로 전 세계적으로 협의된 기술입니다.
2. 선배의 조언
크게 공학적으로 어려운 내용에 대해 배우기보다는 전체적인 기후변화 메커니즘에 대한 포괄적인 시야를 얻게 해주는 수업으로 탄소순환과 CCUS뿐만 아니라 비전통 석유자원인 메탄 하이드레이트, Water-Energy Food Nexus등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습니다. 해당 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부담 없이 수강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에너지와 기후변화 교과목은 서울대학교 에너지신산업 혁신융합대학에서 열리는 과목으로 서울대학교 졸업장 및 성적증명서에 기재되는 ‘에너지 경영 관리(Energy Management)’ 교과인증과목에 포함되어 있고, 마이크로디그리 인증서 발급 요건에도 포함되어 있어 에너지신산업에 관심이 있다면 수강을 추천합니다.
3. 진로 선택에 도움되는 점
탄소중립이 핫한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는 오늘날 기후변화의 원인과 해결방법에 대한 전반적인 개괄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연구분야로 본인의 관심분야를 확장해 나가는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강의입니다. 특히 CCUS의 경우 여러 기술들의 집합체이기 때문에 Utilization 분야에 관심이 생겼다면 에너지재료 공정 해석 및 설계 등 화학공정을 다루는 과목을 수강하거나, Storage 분야에 관심이 생겼다면 저류층 지오메카닉스 등 이산화탄소 저장에 대해 연구할 수 있는 교과목을 선택하는 등 확장성 있는 과목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4. 맺음말
최근 들어 에너지자원공학과에 다닌다고 하면 자주 받는 질문 중 하나는 ‘신재생에너지가 주목을 받고 있는데 그러면 이제 너는 뭐해?’라고 했을 때 뭐라고 대답할지 모르겠는 여러분들께 추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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