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은 어렸을 때 모래사장에서 두꺼비집을 지어본 적 있나요? 제게는 무너지지 않게 흙으로 된 터널을 만드는 게 생각보다 어려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진짜 터널을 만드는 것은 얼마나 어려울까요? 지하 구조물을 만드는 데 필수적인 내용을 배우는, 암석역학 및 실험을 알려드립니다.
1. 과목에서 배울 수 있는 내용
1) 과목 개요
옛말에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라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아무리 안전해 보이는 돌다리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것처럼, 아무리 확신이 있어도 확인을 해 보고 진행하라는 지혜가 담긴 말입니다.
암석역학 및 실험에서는 이처럼 지상뿐만 아니라 지하에 시추공이나 터널 등 구조물을 만들 때 고려해야 하는 내용을 이론적, 실험적으로 배우게 됩니다. 나아가 실제 구조물의 안정성을 평가하기 위해 사용하는 척도 또한 익히게 됩니다.
3학년을 대상으로 개설되는 전공 필수 강의입니다. 한국어로 진행되는 수업이기에 부담이 적지만, 실험이 함께 진행되기에 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어야 합니다.
2) 암석의 강도(Rock strength)
암석역학 및 실험의 선이수과목인 에너지자원 재료역학에서 배운 내용을 발전시켜, 무결암(intact rock)뿐만 아니라 균열(fracture)이 있는 암반(rock mass)의 강도를 배우게 됩니다.
강도(Rock strength, MPa)는 암석 시료가 버틸 수 있는 최대 응력을 의미합니다. 하중을 면적으로 나눈 압력과 동일한 단위를 가지며, 시료의 종류에 따라 다양한 값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응력이 작용하는 방향에 따라 인장강도, 압축강도, 전단강도로 나누어 생각하게 됩니다.
Figure 1. 원통형 시료의 변형률에 따른 응력 곡선(횡방향/체적/축방향)(Engineering Rock Mechanics)
무결암(intact rock)은 균열이 없는, 이상적인 상태의 암석을 의미합니다. 재료역학에서 주로 다룬 내용인 만큼, 시료를 한 방향으로 압축/인장할 때의 강도인 단축압축강도(uniaxial compressive strength)/인장강도(tensile strength) 등의 내용을 실험 실습을 통해 익힙니다.
암반(rock mass)는 무결암과 균열을 함께 포함하는, 현실적인 암석을 의미합니다. 암석에 균열이 많을수록 암석의 강도는 낮아지며, 품질은 낮아지게 됩니다. 이때 암석의 전단 강도를 계산하는 일반식인 Barton’s Law를 배우게 됩니다.
$$\tau =\sigma_ntan\left [ JRC*log\frac{JCS}{\sigma_n}+\phi_r\right ]$$
이때 JRC(joint roughness coefficient): 균열의 거칠기 계수, JCS(joint wall compressive strength): 균열면의 압축강도, $\phi_r$ : 균열의 마찰각($=tan^{-1}\mu$), $\sigma_n$: 수직방향 압축응력입니다.
Figure 2. 수직방향 압축응력 이 작용할 shear strength 의 계산에 관한 Barton's law의 개형도(Engineering Rock Mechanics)
3) 파괴조건(Failure Criterion)
파괴 조건은 주어진 응력 하에서 암석이 파괴될지 여부를 판단하는 조건식입니다. 같은 암석시료를 같은 응력으로 압축한다고 해도, 다른 방향의 축에 응력이 가해지는지, 그 크기는 얼마인지 등에 따라 파괴 여부가 달라지게 됩니다.
정성적으로 생각할 때, 가장 강한 응력(1)이 가해지는 방향에 수직하게 응력(봉압, 3)가 작용하면 파괴가 일어나기 어려워질 것입니다.
조금 더 정량적으로 생각해 본다면, 암석이 파괴되는 현상을 암석 입자 사이의 마찰력보다 외부의 힘이 커져 미끄러지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로부터 파괴면을 수평으로 둘 때 전단응력과 수직응력 사이 관계를 마찰계수로 나타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로부터 발전된 Mohr-Coulomb 파괴조건식과 이를 발전시킨 Hoek-Brown 파괴조건식을 배우게 됩니다.
Mohr-Coulomb 파괴조건식(Mohr-Coulomb failure criterion)은 파괴가 일어나기 위한 조건을, 전단응력과 수직응력 사이 선형 관계로 해석한 식입니다.
$$\left| \tau \right|=S_0+\mu\sigma=S_0+\sigma tan(\phi)$$
이때 $S_0$: 암석의 점착력(cohesion), $\phi$ : 마찰각, $\mu$ : 암석의 마찰계수($=tan\phi$)입니다.
Figure 3. Mohr-Coulomb 파괴조건식의 모식도(Engineering Rock Mechanics)
4) 터널 공사의 안정성
복잡한 이론적인 내용들을 배우고 나면, 좀 더 재미있고 실용적인 내용을 배우게 됩니다. 터널을 굴착할 때 주변 암반의 안정성은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RMR system과 Q system을 다루게 됩니다.
RMR system은 앞서 배웠던 무결암의 단축압축강도, 암반의 품질, 불연속면의 특징 등으로 지하 구조물의 안정성을 선형 체계로 0~100 사이 점수를 메깁니다. 이는 Q system보다 고려사항이 적기에 단순하지만, 정밀성이 떨어진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Q system은 RMR system에서 더 발전된 체계로, 더욱 많은 요소를 고려한 후 지하 구조물의 안정성을 logarithm적 체계로 0.001~1000 사이 점수를 메깁니다.
두 가지 평가 체계로부터, 구조물이 지지구조를 보강하지 않은 상태로 유지할 수 있는 stand-up time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Figure 4. RMR과 천장폭, stand-up time 사이 관계(Engineering Rock Mechanics)
2. 선배로서의 조언
암석역학 및 실험은 에너지자원공학의 전공 수강에 큰 축을 차지하는 에너지자원재료역학을 필수적으로 선수강해야 합니다. 지하수와 관련된 내용도 적게나마 다루기에, 에너지자원유체역학 또한 선수강을 추천합니다(재료역학은 2-1, 유체역학은 2-2 전공 필수 과목입니다). 또 실험과 병행하여 진행되는 과목이기 때문에, 수업의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야만 실험의 내용도 따라가며 보고서를 함께 쓸 수 있습니다.
에너지 자원 재료역학과 비교할 때, 암석역학 및 실험은 무결암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시료들을 다룬다는 점에서 심화 에너지자원재료역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전형적인 에너지자원공학과의 전공 필수 과목이기에, 에너지자원공학과 전공 필수 과목들을 수강해 왔다면 어렵지 않게 이해하고 공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암석역학 및 실험을 공부할 때는, 실험의 내용과 과제로부터 수업의 내용을 복습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론적인 내용이 제대로 이해가 되지 않을 때, 실습을 통해 해석하며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3. 과목이 진로 선택에 도움되는 점
암석역학 및 실험은 암반공학자의 길을 걷게 된다면 필수적으로 다뤄야 할 응용 암반공학을 실제 분석실험 면에서 배우는 과목입니다. 이에 따라 관심 분야가 암석의 강도 및 구조물의 안정성 분석을 필요로 한다면, 필수적으로 익혀 둬야 하는 과목일 것입니다.
취직에 있어서는 채광산업이나 건설산업의 안정성 평가를 위한 기본 원리를 배울 수 있기에, 해당 산업에 관심이 있다면 귀담아 들어 두면 좋을 것입니다.
특히 건설현장의 일을 이론으로나마 느끼고 싶으신 분에게는 더더욱 추천드립니다.
4. 맺음말
암석역학 및 실험은 실험과 함께 암석역학의 응용 과정을 배우며, 암석시료를 부수고, 응력 분포를 계산하며, 최종적으로 터널의 안정성까지 계산할 수 있는 흥미로운 과목입니다. 따라서 암석의 강도 측정이나 지하 건축물 건설 분야에 관심이 있는 분들께는 필수적으로 수강해야 할 내용입니다.
실험의 난이도가 낮다는 것을 감안할 때, 이론적인 내용을 이해하는 데 실험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참고하시어 즐거운 수강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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