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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재물 - 생명공학/[생명공학] 청둥오리의 재미있는 생명공학

청둥오리의 재미있는 생명공학-4

by STEMSNU 2021. 5. 27.

청둥오리의 재미있는 생명공학 이야기-4

안녕하세요! 벌써 마지막 이야기를 소개할 시간이 되었네요.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내용은 바로 유전자 가위인 CRISPR-Cas9입니다. 생명공학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한 번 쯤은 들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2020년에는 프랑스 과학자 에마뉘엘 샤르팡티에와 미국인 과학자 제니퍼 다우드나는 CRISPR-Cas9를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아 화학노벨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CRISPR-Cas9는 정밀한 유전자 가위인 만큼 암, 유전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기술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CRISPR-Cas9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할까요?

CRISPR와 cas의 발견

CRISPR-Cas 시스템의 발견에 대해서 알아보기 위해서는 20년이 넘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1987년에 E.coliE. coli에서 회문 구조가 포함되어 있는 반복되어 있는 구조가 발견됩니다. 그리고 몇 년 뒤, 고세균인 Haloferax mediterranei의 유전자에서 30개 정도의 염기서열이 14번 정도 반복된 DNA의 일부분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러한 원핵생물들의 반복 서열들을 분석한 결과, 이 서열들은 회문 구조가 있는 서열 사이에 특정한 염기 서열이 반복된다는 공통점을 찾게 됩니다. 그리고 이 서열에 CRISPR라는 명칭으로 부르기 시작합니다. CRISPR는 clustered regularly interspaced short palindromic repeats의 줄임말으로, '일정간격을 두고 반복되는 회문구조의 모임’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CRISPR를 발견했으니, 이제 그것의 역할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궁금중에 해결에 큰 역할을 한 발견이 바로 cas유전자입니다. cas유전자는 헬리케이스와 뉴클레아제를 포함한 단백질을 만들 수 있는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즉, DNA를 자를 수 있는 단백질을 만들 수 있다는 뜻이지요. 이러한 cas 유전자는 CRISPR를 가지고 있는 원핵생물에서만 나타나고, CRISPR 유전자 근방에 위치합니다.
CRISPR와 cas의 발견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정확한 역할을 밝히는 데는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2005년에 CRISPR 유전자들이 플라스미드와 박테리오파지의 유전자로부터 유래되었고, 이러한 유래된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세균들은 박테리오 파지 감염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사실을 밝힙니다. 이 사실이 밝혀지기 앞서 CRISPR의 유전자가 전사되어 crRNA(small CRISPR RNA)가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이 두 사실을 통해 crRNA가 바이러스 유전자를 인식할 수 있는 기능이 있을 것이라는 유추하게 됩니다. 이러한 유추는 2007년에 Streptococcus thermophilus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서 밝혀집니다. Streptococcus thermophilus를 박테리오파지로 감염시키고, 박테리오파지 감염으로부터 저항성을 가지고 있는 박테리아를 분리해서 그것들의 CRISPR 서열을 분석했습니다. 분석한 결과, CRISPR의 spacer 서열(회문구조 사이의 서열)에서 박테리오 파지의 유전자 서열이 새로 생겼다는 것을 관찰하게 됩니다. 이 서열을 제거하면, 저항성이 사라진다는 것도 관찰하게 됩니다. 즉, 이 실험을 통해서 CRISPR-Cas 시스템이 박테리아를 외부 감염으로부터 지켜주는 방어막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CRISPR-Cas9의 개발

2011년이 되었을 때, CRISPR-Cas 시스템에서 Cas 단백질이 3가지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첫번째는 CRISPR 유전자에 spacer유전자 서열을 삽입하기, 두번째는 crRNA의 합성, 마지막으로는 외부 DNA를 무력화(silencing)역할입니다.
CRISPR-Cas9는 class2 CRISPR-Cas시스템의 연구 과정에서 발견됩니다. CRISPR-Cas 시스템은 크게 2가지의 분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인 class1은 crRNA와 여러개의 Cas단백질이 모여 거대한 복합체를 이루고, 이 거대한 복합체는 바이러스에 대한 방어를 하고, 두 번째인 class2는 하나의 다중-도메인 단백질로 구성되어 바이러스 유전자의 감염을 방해하는 역할을 합니다. 앞서 말한 연구에서 cas유전자의 중 하나인 cas9유전자가 결여된 환경에서는 CRISPR가 타겟 유전자를 자르는 능력(interference)이 없어진다는 것을 확인합니다. 그리고, 유전자를 자르는 데 있어서는 cas9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을 밝히게 됩니다. 즉, cas9만으로도 외부 DNA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뜻입니다.
2011년에 샤르팡티에는 S.pyogenes의 crRNA의 전사와 그 이후 성숙 과정을 연구합니다. 성숙 과정 전의 RNA를 pre-crRNA, 성숙한 RNA를 crRNA 로 부릅니다. 이 연구 과정에서 CRISPR의 반복 구조와 정확히 상보적인 염기 서열을 가지고 있는 tracrRNA를 발견합니다. 즉, tracrRNA와 pre-crRNA가 상보적인 결합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밝힌 것입니다. 또한, 이렇게 상보적인 결합을 이루고, 이 결합이 Cas9을 통해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관찰합니다. 이 결합을 이루어야만 pre-crRNA가 RNAIIIase라는 효소에 의해서 성숙한 crRNA가 될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됩니다. 샤르팡티에와 다우드나는 tracrRNA가 pre-crRNA가 성숙한 crRNA가 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통해서 crRNA가 목표 DNA를 자를 수 있게까지 하는 역할을 담당한다는 사실을 관찰합니다.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서 그들은 crRNA와 tracrRNA중 DNA를 자르는데 필요한 서열들을 확인해 이들의 기능을 가지고 있는 sgRNA를 만들게 되고, sgRNA는 Cas9와 함께 complex를 이루는 CRISPR-cas9 유전자 가위를 개발합니다.

CRISPR-Cas9의 작동원리

Cas9는 두 개의 역할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는 인식(REC), 다른 하나는 뉴클레아제(NUC) 역할입니다. 뉴클레아제 역할은 두 개의 도메인인 HNH와 RuvC로 나눌 수 있습니다.

  • sgRNA 와 Cas9가 결합을 하게 되면 Cas9는 그 구조가 변하게 되어 REC 역할을 하는 부분이 HNH 쪽으로 이동을 하게 됩니다.
  • 타켓을 인식하기 위해서는 sgRNA의 spacer 서열이 DNA의 protospacer 서열과 상보적인 결합을 이룰 수 있어야 합니다. protospacer는 제거하고 싶은 외부 DNA 서열의 일부분으로 보면 됩니다.
  • Cas9는 먼저 DNA에서 PAM 서열이라는 것을 찾습니다. PAM 서열은 protospacer와는 떨어져있고, DNA를 자를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증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PAM서열을 찾은 후, Cas9는 PAM과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DNA의 이중가닥을 불안정하게 하고, 이는 sgRNA가 DNA에 상보적으로 결합할 수 있게 합니다. DNA가 불안정해지는 이유는 PAM 서열 위쪽에 있는 서열의 인산기와 Cas9의 상호작용 때문입니다.
  • DNA와 sgRNA가 이중결합을 형성한 후, DNA를 자르기 위해서 Cas9가 활성화됩니다. HNH와 RuvC가 각각 하나의 가닥을 자르고, 자르는 위치는 PAM 서열의 5’ NGG 3’서열로부터 3염기서열 떨어진 위치입니다. 만약에 이 두개의 뉴클레아제 중 하나의 뉴클레아제의 작동을 막은다면 한 가닥의 DNA만 자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잘린 유전자에 새로운 유전자를 삽입하는 방식을 사용해서 문제가 발생한 유전자 일부분을 치료하는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림1CRISPR-Cas9의 원리

용어정리

  • 헬리케이스: DNA이중가닥을 푸는 역할을 하는 효소이다.
  • 뉴클레아제: DNA의 인산다이에스터 결합을 자를 수 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는 효소이다.
  • 이 글에서는 단백질에는 대문자, 유전자에는 소문자 표기를 사용했습니다.

마무리 하면서

이렇게 해서 제가 여러분들께 소개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모두 마무리했습니다. 여러분들이 재미있게 읽게 바라는 마음으로 쓰기 시작했는데, 수많은 용어들에 지쳐 따분하지 않았는지 걱정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생화학 혹은 생명과학을 암기과목이라고 생각하는데, 생명현상이 복잡한 만큼 복잡한 용어들이 많은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용어들이 없으면 생명현상을 설명하고 분석할 수 없으니까요. 하지만, 현상 하나하나를 보다보면 흥미로운 점도 많고, 궁금중이 생기는 부분도 많은 과학 분야라고 생각이 듭니다. 제 글을 읽으면서 생명공학에 대한 관심이 생기고 이 분야에 대해 알아가고 싶은 생각이 생기시면 좋겠습니다. 그럼 이제 진짜 안녕~

참고문헌

The Nobel Prize in Chemistry 2020. NobelPrize.org. Nobel Media AB 2021. Wed. 26 May 2021. https://www.nobelprize.org/prizes/chemistry/2020/press-release/ 

이 글에 나오는 사진들과 내용들은 참고문헌 사이트에 나와있는 추가자료들을 보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The Nobel Prize in Chemistry 2020

The Nobel Prize in Chemistry 2020 was awarded jointly to Emmanuelle Charpentier and Jennifer A. Doudna "for the development of a method for genome editing"

www.nobelpriz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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