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둥오리의 재미있는 생명공학 이야기
안녕하세요! 재미있는 생명공학 이야기 2번째 이야기이네요. 오늘은 다양한 종류의 벡터와 호스트에 대해서 설명 하려고 합니다. 그럼 시작해볼까요?
벡터
벡터는 이전 이야기에서 설명 한 것 처럼 우리가 원하는 유전자를 삽입하는 일종의 운반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오늘은 플라스미드, 인공 박테리아 염색체, 인공 효모 염색체에 대해서 공부해보도록 해요.
- 플라스미드
플라스미드는 박테리아에 존재하는 유전물질입니다. 특이한 점은 플라스미드는 박테리아의 염색체와는 별개로 따로 존재하는 물질이라는 점입니다. 플라스미드는 박테리아의 염색체에 비해 그 크기가 작고 5,000bp -400,000bp 정도의 크기를 가집니다. 플라스미드와 박테리아의 염색체는 일종의 공생 관계를 이루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플라스미드는 박테리아부터 자신을 복제할 수 있는 여러가지 물질들을 제공받을 수 있고, 그 대가로 플라스미드는 항생제에 대한 저항성 유전자를 지니고 있거나, 박테리아가 새로운 형질을 발현할 수 있게 합니다. 이렇게 복제도 가능하고, 상대적으로 분자 크기도 작은 플라스미드는 훌룡한 운반체가 될 것 같지요? 그럼 예시를 간단하게 살펴보도록 합시다.
아래 그림은 1977년에 만들어진 E.coliE. coli 의 플라스미드인 pBR322입니다. 이 플라스미드는 크기가 4,361bp로 작아 쉽게 세포 안으로 삽입이 가능하고 유전적 변형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고 합니다. 그럼 pBR322의 구조를 살펴보도록 해요.
- 복제원점인 ori가 있습니다. 복제원점은 복제를 하기 위해서 DNA의 이중가닥이 효소에 의해 단일가닥으로 분리가 되는 지점입니다. 이 부분은 플라스미드를 복제하기 위해서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어떠한 복제 원점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세포 안에서 복제되는 플라스미드 숫자가 달라지는데, 그 숫자가 수백 개에서 수천 개로 다양하다고 합니다.
- 이전 시간에 설명했듯이, 우리가 원하는 유전자가 호스트에 들어갔는지 선별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때 선별하는 과정에서 항생제를 주로 사용합니다. pBR322에는 테트라사이클린과 암피실린에 저항성이 있는 유전자를 지니고 있습니다. 호스트 세포에 만약 pBR322 플라스미드가 있다면, 테트라사이클린과 암피실린이 있는 배지에 세포를 배양한다면 생존하겠지요?
- 이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남아있습니다. 바로 제한효소가 인식하는 서열들이 플라스미드에 있습니다. 이 서열들이 없다면 원하는 유전자를 플라스미드에 삽입해 재조합 유전자를 만들 수 없습니다.
그러면 이제 원하는 유전자를 플라스미드를 삽입하고 호스트 세포를 선별하는 과정을 아래 그림을 통해 살펴보도록 합시다.
- 박테리아 인공 염색체(BAC)
플라스미드의 단점은 길이가 긴 유전자는 클로닝을 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긴 유전자 클로닝을 가능하게 해주는 물질이 바로 박테리아 인공 염색체입니다. 박테리아 인공 염색체는 10,000bp-30,000bp 정도 길이의 유전자 클로닝이 가능합니다. 4,361bp 정도 크기의 pBR322과는 큰 차이가 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지요? 이렇게 길이가 길어진 플라스미드는 더 이상 플라스미드라고 부르지 않고 염색체라는 호칭을 사용합니다.
그럼 이제 구조를 한번 살펴볼까요? 박테리아 인공 염색체는 호스트 세포 안에서 1개 혹은 2개 정도의 복제를 가능케 하는 복제원점과 par 유전자라는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par 유전자는 세포가 분열하는 과정에서 딸세포로 재조합 DNA가 안정적으로 분배될 수 있도록 하게끔 하는 단백질들의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즉, 세포 안에 적은 수의 플라스미드가 있음에도 딸 세포에 플라스미드가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박테리아 인공 염색체는 pBR322과 마찬가지로 항생제 저항성 유전자가 있고, 또 특정한 환경에서 색을 띠게 하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lacZ유전자입니다. lacZ 유전자에 의해서 발현되는 효소는 X-gal이라는 무색의 물질을 푸른색으로 변화시킵니다. 만약에 이 유전자가 플라스미드에 잘 보존이 되어있다면 X-gal이 있는 배지에서는 X-gal의 색이 푸른색으로 변하겠지요? 만약에 보존되지 않았다면 X-gal의 색은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 효모 인공 염색체 (Yeast Artificial Chromosome/YAC)
효모 인공 염색체는 위의 벡터들과는 달리 여러개의 복제원점을 가지고 있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여러개의 복제 원점을 가지고 있으면, 다양한 종류의 호스트에서 사용될 수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하나의 복제 원점은 E.coliE. coli에서 사용이 되고, 다른 복제 원점은 효모에서 사용하는 것이지요. 이렇게 두 가지 이상의 호스트에서 사용 가능한 벡터를 shuttle vector이라고 부릅니다. 효모는 진핵생물인 만큼, 효모 인공 염색체는 진핵생물 안에서 복제할 수 있게끔 하는 요소들이 필요합니다. 효모에서 사용하는 복제원점, 두 개의 항생제 저항성 유전자, 그리고 텔로미어와 센트로미어에서 유래된 서열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과정을 통해서 벡터를 효모 안으로 넣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효모 인공 염색체는 그 길이가 150,000 bp 이상이 되면 일반 염색체 정도의 안정성을 지닌다고 합니다.
이렇게 유전자를 호스트에 넣음으로써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유전자로 부터 전사, 번역 그리고 번역 후 변형 과정을 통해서 만들어진 단백질입니다. 전사 과정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유전자만 넣어서는 안됩니다. 추가적으로 프로모터, 구조 유전자라는 것을 타겟 유전자 앞에 삽입해야만 합니다. 프로모터는 원하는 유전자가 전사가 될 수 있도록 하는 RNA 중합효소가 결합하는 부위이고, 구조 유전자는 이러한 유전자 전사과정 작동의 유무를 억제자를 통해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전사가 멈출 수 있도록 하는 유전자도 타겟 유전자 뒤에 삽입되야 합니다. 이러한 유전자들을 삽입하는 과정을 거쳐야 호스트 세포에 넣을 수 있는 벡터가 완성됩니다.
호스트
- 박테리아
박테리아 중에 E.coli는 가장 많이 사용되는 호스트 중에서 하나입니다. E.coli의 유전자 발현에 대한 많은 연구가 되어있고, 배지에서 배양하기 수월하기 때문이죠. 박테리아에서는 단백질을 생성하기 위해서 가지고 있는데 시스템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오페론입니다. 하지만, 박테리아는 원핵생물인 만큼, 오페론을 통해서 우리가 원하는 단백질 생성할 수 있는 능력이 제한되어 있습니다. 진핵 생물에서 필요한 효소들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죠. 그리고, 단백질이 생성 되었다고 하더라도 번역 후 변형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단백질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박테리아 안에서 생성된 단백질들이 뭉쳐 앙금이 생기는 현상도 나타나기도 합니다.
- 효모
효모는 박테리아 마찬가지로 배양이 쉬워 호스트로 사용됩니다. 효모 안에서 유전자가 발현되기 위해서는 프로모터가 필요한데, GAL1과 GAL10이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이 프로모터들은 갈락토오스가 있는 환경에서만 작동 되고, 포도당이 있는 경우에는 작동을 하지 않습니다. 효모는 진핵생물인 만큼, 원핵생물인 박테리아 보다는 원하는 유전자 발현과 단백질을 더 효과적으로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원하는 단백질이 번역 후 변형 과정을 거치지 못해 기능이 제대로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 곤충
곤충을 호스트로 사용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바큘로바이러스(baculovirus)라는 것입니다. 바큘로바이러스는 곤충을 감염시키는데, 이 바이러스 감염된 애벌레는 죽게 되고, 박테리아를 생산하는 공장 역할을 할 수 있게 됩니다. 감염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p10과 polyhedrin이라는 단백질을 대량으로 생산하는데, 이 단백질들은 바이러스의 증식 과정에서 필요없습니다. 이 단백질들의 정보를 담고 있는 유전자를 우리가 원하는 단백질의 유전자로 바꾸는 방식을 사용하면, 효율적으로 원하는 단백질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바이러스 유전자를 정제하고 사용하는 과정이 어렵다고 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bacmid이라는 원형 DNA를 사용합니다. 이 원형 DNA 안에는 바이러스는 유전정보와 함께 E.coli안에서 복제가 가능할 수 있게끔 하는 정보가 들어있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단백질의 정보를 담고 있는 유전자를 bacmid와 다른 별개의 플라스미드에 삽입하고, bacmid와 플라스미드를 생체 내(in vivo) 상태에서 합쳐 하나의 DNA로 만드는 과정(Recombinase reaction)이 일어나게 합니다. 이 DNA를 곤충 세포에 넣어주고, 곤충에서 만들어진 바큘로바이러스를 얻습니다. 그리고, 바이러스를 다시 곤충에 감염시켜 바이러스 유전자로부터 만들어지는 단백질을 생산합니다.
용어 정리
- 전사: 세포의 핵 안에서 DNA의 일부분이 RNA 중합효소에 의해서 RNA가 만들어지는 일련의 과정
- 번역: 전사된 RNA로부터,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다. 이 때 리보솜과 tRNA로부터 운반된 아미노산으로부터 단백질이 생성된다.
- 번역 후 과정: 번역 후 생성된 단백질이 이황화 결합(disulfide bond)과 같은 결합을 통해 접혀지거나, 효소들의 의해 아미노산의 결합이 끊어져 기능을 갖춘 단백질이 되는 과정이다.
- 텔로미어: 진핵생물 염색체 끝에 존재하는 염기 서열로, 염색체의 안정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주로 5’ TxGy의 서열이고, x,y는 1-4사이의 값을 갖는다. 텔로미어와 노화의 연관성에 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 센트로미어: 세포 분열과정에서 딸세포로의 유전물질의 정확한 배분을 위해 존재한다. 센트로미어는 방추제(mitotic spindle)에 결합하는 부위이다.
- 오페론: 박테리아에서는 하나의 프로모터에서 여러 개의 유전자를 발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데, 이 시스템을 오페론이라고 부른다. 오페론은 박테리아의 DNA에 있는 염기 서열의 일부분이다.
- in vivo: 생체 내에서 합성된다는 뜻이다. 반대로 생체 외에서는 in vitro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참고문헌
Nelson; Cox. Lehninger Principles of Biochemistry. 7th edition. W.H. Freeman. 2017. 325-330. 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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