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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연재 - 재료공학/[재료공학] 민시키의 생활 속 재료 이야기

재료이야기 #05. 재료공학의 레시피, Phase Diagram(상평형도) (1)

by STEMSNU 2015.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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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공학의 레시피, Phase Diagram(상평형도) (1)

안녕하세요~ 시험 기간을 마치고 다시 돌아온 민시키의 생활 속 재료이야기입니다. 근 한 달 만이라 블로그 문법도 가물가물.. 아무튼, 요즘 TV나 인터넷을 하다 보면, 냉장고를 부탁해마이리틀텔레비전 같은 요리프로가 굉장히 인기더군요. 먹방의 시대가 가고 바야흐로 쿡방의 시대가 온 거지요.. 많이들 요리프로에 나온 음식 레시피에 관심을 가지시길래, 그래서 저도 오늘은 특별한 레시피를 설명해 드리려고 해요. 바로….. 재료공학의 레시피!! Phase Diagram이에요. ㅎㅎㅎㅎㅎ 여긴 스테멘토니까.. 그래서 이번 첫 시간에는 Phase Diagram에 대한 일반적인 내용을 알아보고, 두 번째 시간에는 여러 물질의 Phase Diagram을 이용해 배운 내용들을 응용해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시작합시다!

재료공학은 Phase Diagram을 모르면 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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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ase? 

Phase Diagram은 우리말로 상평형도입니다. 그렇다면 상이 뭔지 먼저 알아야겠군요. 상(phase)은 물리적, 화학적 특성이 균일한 계의 균질한 부분을 뜻해요. 정말 무식하게(?) 생각하면 그냥 어느 부분이든 완전히 같은 상태인 애들이 하나의 상인 거에요. ㅎㅎ 그러니까 모든 순수한 물질과 모든 용액들이 다 하나의 상인 거죠.

이해하기 쉬운 예시를 하나 들어볼게요. 물과 설탕이 있다고 생각해봅시다. 물과 설탕 모두 순수한 물질이니까 각각 하나의 상이죠. 근데 물이 담긴 비커에 설탕을 조금씩 타면 완전히 섞이며 설탕물이라는 용액이 되고, 즉 두 개의 상이 섞여 하나의 상이 돼요. 그런데 설탕을 물에 계에에속 넣으면 어떻게 될까요? 용해도를 넘어서서 결국 고체 설탕이 석출돼요. 그러면 비커에는 설탕물 용액과 고체 설탕이라는 두 개의 상이 존재하게 되는 거지요. 상이 뭔지 이해가 되나요?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하는 건, 상은 구성 성분과는 전혀 다른 개념이라는 점이에요. 위의 예시에서 구성 성분은 물과 설탕 두 가지지만, 상은 물, 설탕, 설탕물 이렇게 총 3개가 존재해요. 꼭 구분해야 해요! 그리고 위의 예시에서 우리는 물과 설탕이라는 두 성분을 사용했지만 상은 하나였다 두 개였다 왔다 갔다 하죠? 그러니까 구성 성분의 수와 상의 수는 같지 않다는 것도 확실히 하고 넘어갑시다. 그리고 제가 처음 공부할 때 오해했던 건데, 여러 성분이 하나의 상을 이룬다고 해서, 그 성분들이 꼭 하나의 화합물을 이룰 필요는 없어요. 위에서 예로 든 것처럼, 설탕물 같은 혼합물도 하나의 상이 될 수 있는 거지요. 혼합물이든 화합물이든 상관없이 물리적, 화학적 특성이 균일하고, 균질한 아이들이기만 하면 돼요.

만약 주어진 계에 하나 이상의 상이 존재하면 각각의 상은 각기 고유의 성질을 갖게 되고, 그러므로 상의 경계에서는 물리적, 화학적 성질이 불연속적으로 급변하게 돼요. 그런데 꼭 물리적, 화학적 성질이 모두 다르지는 않아도 된답니다. 우리가 흔히 얼음물이라고 부르는 것은 물과 얼음으로 이루어진 계인데, 이 둘은 화학적 성질은 같지만 물리적 성질이 다르기 때문에 2개의 상으로 이루어져있는 것이지요. 그리고 만약 하나의 물질이 어느 쪽은 FCC 결정이고, 다른 쪽은 BCC 구조라면 각각은 물리적 특성이 달라지므로 별개의 상이 되는 거에요.

상이 뭔지 이제 아시겠죠? ㅎㅎ 그런데 위에서 물이나 설탕물처럼 1개의 상만으로 이루어진 계도 있고, 설탕물+고체 설탕이나 얼음물처럼 여러 개의 상으로 이루어진 계도 있기 때문에 이를 구별하려면 용어가 필요하겠죠? 그래서 우리는 물, 설탕물처럼 1개의 상으로 이루어진 계를 균질계(homogeneous system)라고 하고, 얼음물처럼 2개 이상으로 이루어진 계를 비균질계(heterogeneous system)라고 한답니다.

상을 알아보았으니 이젠 상평형을 알아봅시다. 이렇게 한 발자국씩 우리가 원하는 상평형도로 가까워지고 있어요. 상평형(Phase Equilibrium)이란 1개 이상의 상이 존재하는 계의 평형, 즉 시간에 따라 상의 특성이 변하지 않는 것을 뜻합니다. 다시 설탕물 예시로 돌아가볼까요? 물에 설탕을 처음 넣고 잘 휘저어 주면 설탕물 용액이 평형을 이루고 존재할 거에요. 그러다 설탕을 더더더더 넣으면 설탕물과 고체 설탕이 평형을 이루게 돼죠. 그런데 여기서 온도를 급격히 높이면 설탕물의 용해도 또한 급격히 증가하며 설탕이 더 녹게 돼요. 즉, 상평형이 깨지면서 설탕이 녹기 시작하고, 이는 새로운 상평형에 도달할 때까지 계속 되겠죠.

Phase Diagram?

그렇다면 드디어… Phase Diagram(상평형도)입니다. Phase Diagram은 우리말 이름 그대로, 상평형을 그림으로 표현한 거에요. 상의 구조에 영향을 주는 외부 요소에는 온도, 압력, 조성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매개변수들에 따른 계의 평형 상을 나타낸 그림을 우리는 Phase Diagram이라고 해요. 즉, 이 그림만 있으면 어떤 온도, 압력, 조성에서 물질이 어떤 상으로 존재하는지, 혹은 어떤 상의 혼합으로 존재하는지를 알 수 있는 거지요.

그럼 왜 Phase Diagram이 재료공학의 레시피일까요? 이전 포스팅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우리는 재료공학을 통해 우리가 원하는 거시적 성질을 갖는 재료를 만들고 싶어 해요. 그런데 거시적 성질은 재료의 미세조직에 의해 나타나고, 미세조직이란 곧 재료에 존재하는 상의 종류와 조성, 그리고 상들의 공간적 배열 및 분포에 의해 결정돼요.

다시 말하면, 우리가 원하는 재료를 만들기 위해서는 재료의 상평형을 정확히 이해해야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바로 이 Phase Diagram을 봐야만 하는 거죠! 그렇다면 Phase Diagram이 재료공학의 레시피인 이유… 아시겠나요? ㅎㅎㅎㅎ 그래도 모르시겠으면… 저의 비유가 별로인가 봐요.. ㅠㅠ; 그리고 반대로 어떤 상태의 재료가 있을 때, Phase Diagram을 통해 이 재료가 어떤 미세 조직을 갖고, 어떤 거시적 성질을 가질 것이라고 역으로 유추할 수도 있겠네요!


단일성분 상평형도(Single-component Phase Diagram)

단일성분 상평형도하나의 구성성분으로 이루어진 계의 상평형을 나타낸 그림입니다. 단일성분이라면 당연히 조성이 의미가 없으므로, 이 때는 온도와 압력에 대한 그래프를 그리게 돼요. 사실 이런 그래프는 고등학교 때부터 배워왔을 거에요. 바로 이 그림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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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본 적 있으시죠? 이 그래프를 보면 물이 특정 온도와 압력에서 어떤 상으로 존재하는지를 알 수 있어요. 간단히 분석을 해보면, 액체상이 온도가 높아지면 기체상이 되고, 고체상은 압력에 따라 액체 혹은 기체상으로 변화하는 것을 알 수 있네요. 그리고 특이한 점은 고체상의 압력이 높아지면 액체로 상변화가 일어난다는 점이에요. 외부 압력이 높아지면 부피가 줄어들려고 할텐데, 물의 경우 수소결합으로 인한 특이한 결정 구조로 액체상이 고체상보다 부피가 작아서 이러한 현상이 발생해요. 신기하군요..

그리고 그래프에서 두 상의 경계를 나타내는 곡선 위에서는 두 상이 서로 평형을 이루고 있어요. 즉, 예를 들어 고체상과 액체상의 경계 곡선 위에서는 고체와 액체가 상평형을 이루며 공존을 하고 있답니다. 달리 말하면 응고 과정과 융해 과정이 평형을 이루어 두 상이 함께 존재하지만, 여기서 조금만 벗어나더라도 하나의 상이 평형상이 되어 상변화가 일어나게 돼요. 그리고 세 곡선이 동시에 만나는 점인 삼중점(triple point)에서는 세 개의 상이 동시에 평형을 이루고, 여기서 조금만 벗어나면 마찬가지로 하나의 상이 평형상이 되어 상변화가 이러나게 됩니다.

2성분계 상평형도(Two-component Phase Diagram)

2성분계 상평형도는 이름 그대로, 두 개의 성분으로 이루어진 계의 Phase Diagram입니다. 이 때는 상의 구조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인 조성, 온도, 압력이 모두 의미가 있기 때문에 정확한 그래프를 그리기 위해서는 세 물리량을 각 축으로 하는 3차원의 Phase Diagram을 그려야 해요. 밑에 있는 그래프는 바로 NaCl-H2O의 Phase Diagram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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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뭔지 잘 모르겠죠? 3차원의 Phase Diagram을 그리면 한 눈에 보기도 힘들고, 사실 우리가 어떤 계를 다룰 때는 보통 1기압 하에서 실험을 하기 때문에 3차원 Phase Diagram은 그렇게 의미가 있지는 않아요.. 그래서 우리는 조성, 온도, 압력 중 압력을 1기압으로 고정시키고, 조성과 온도에 대한 2차원 Phase Diagram을 주로 그리게 됩니다. 그 예시가 바로 밑에 있는 Ag-Cu의 Phase Diagram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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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2성분계 그래프를 볼 때에는 조성 축이 어떤 성분의 조성인지를 잘 봐야 해요. 이 그래프는 가로축이 구리의 조성을 Weight %, 즉 질량 퍼센트로 나타낸 값이고, 세로축은 온도네요. 주황색 부분에서는 액체상으로 존재하고, 분홍색 부분에는 α상, 파란 부분에는 β상, 하늘색 부분에서는 두 상이 함께 나타나고, 연보라색 부분에서는 각 상과 액체상이 공존한다는 것을 우리는 확인할 수 있습니다.


레시피 맛보기 끝

오늘은 재료공학의 레시피, Phase Diagram(상평형도)을 간단히 알아보았습니다. 우선 상이라는 개념이 뭔지, 구성 성분과는 어떻게 다른지, 상평형은 뭔지를 알아보았고, 이를 토대로 해서 단일성분 상평형도와 2성분계 상평형도를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다양한 Phase Diagram 예시를 활용해서, Phase Diagram을 통해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정보들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알아볼 예정입니다. 그리고 Gibbs Phase Rule이라는 신기한 규칙도 알아볼 거에요. 그럼 다음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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