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duction
안녕하세요. 전기화학을 주제로 정기 연재를 맡게 된 공우 12기 오리너구리입니다. 요새 2차 전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전기화학에 대해서도 관심있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2차 전지는 전기화학이라는 학문 응용의 일부분이고, 전기화학은 디스플레이, 생명공학, 연료 전지 등에서도 필수적인 과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전기화학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전기와 화학? 감이 잘 안 잡힐 것입니다. 전기화학의 정의는 ‘전기와 화학 반응의 연관성을 탐구하는 학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전기화학은 화학반응으로 인해 생기는 전자 이동으로 발생하는 전기적 현상에 대해 탐구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화학반응 만을 보는 것을 아닌, 화학 반응, 화학 반응에 의해 수반되는 물질 전달 등에 대해 다루기도 합니다. 저도 아직 전기화학에 대한 깊은 지식이 없는 만큼, 앞으로 더 알아가고 공부해야 한답니다 ㅎㅎ. 이번 연재는 제가 수업 시간에 배운 전기화학을 토대로 전기화학의 열역학적 부분에 대한 기초적인 내용을 담고자 합니다. 그럼 시작해볼까요~?
셀의 기본 구조: 양극, 음극, 전해질
전기화학 셀은 크게 양극, 음극, 그리고 전해질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양극(Cathode)은 환원 반쪽 반응이 일어나고, 음극(Anode)에서는 산화 반쪽 반응이 일어납니다. 그리고 전해질은 전류가 흐를 수 있도록 이온이 이동하는 공간입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셀이 있습니다.
Zn/Zn2+, Cl-/AgCl/Ag
반쪽 반응을 적어보기 앞서서 우선 셀의 표기법에 대해서 간단히 알아보도록 합시다. ‘/(slash)’는 서로 다른 상을 분리할 때 사용하는 기호입니다. 예를 들어서, Zn와 Zn2+, Cl-가 서로 다른 상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쉼표(,)는 같은 상에 있는 서로 다른 화학 물질을 구분해줍니다. 마지막으로 ‘//(double slash)’는 여기서는 사용하지 않았지만, 전체 셀 포텐셜에 영향을 주지 않는 상을 분리해주는 기호입니다. 일반적으로 셀 표기에서 오른쪽이 양극, 왼쪽이 음극을 나타냅니다. 위 예시에는 AgCl/Ag이 양극, 아연(Zn)이 음극입니다. 그럼 양극, 음극에서 일어나는 반쪽 반응은 각각 무엇일까요?
Zn(s) → Zn2+(aq)+ 2e (음극)
AgCl(s) + e → Ag(s) + Cl- (aq)(양극)
다음은 셀에서 일어나는 두 개의 반쪽 반응입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두개의 반쪽 반응이 서로 독립적이라는 것입니다. 즉, 한쪽 반응이 먼저 일어나야 다른 반응이 일어나는 것이 아닌, 서로의 영향을 받지 않고 각각 음극과 양극에서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아까 언급했듯이, 양극에서는 환원 반응이 일어나고, 음극에서는 산화반응이 일어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전체 반응은 어떻게 될까요?
Zn(s) + 2AgCl(s) →2Ag(s)+2Cl- (aq)+Zn2+ (aq)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양극과 음극에서 반응하는 전자의 개수가 일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양극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식의 양쪽에 2를 곱해서 전자의 개수를 두개로 일치시킨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시 하나만 더 살펴보도록 해요.
Pt/H2 /H+,Cl-/AgCl/Ag
여기서는 Pt/H2/H+(a=1)전극이 등장합니다. 이 전극은 Pt 금속과 함께 수소 기체를 사용합니다. 하지만, Pt는 금속 고체이고, 수소는 기체이므로 상 분리 표시를 해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요!! 이제 양극과 음극에서 일어나는 반쪽 반응을 확인해보도록 합시다.
H2 (g)→ 2H+(aq)+ 2e
AgCl(s)+e→ Ag(s) + Cl-(aq)
수소 기체가 수소 이온이 되는 반응은 음극에서, 은이온이 금속 은이 되는 반응이 양극에서 일어나는 반응입니다. 그렇다면 전체 반응은 무엇일까요? 이 문제는 여러분들께서 스스로 해결해보도록 해요. 중요한 점은 반쪽 반응에서 전자의 개수가 일치해야 한다! 입니다.
워킹 전극, 카운터 전극, 기준 전극
우리가 셀에서 특정 반쪽 반응에 대한 정보를 알고 싶을 때, 여러 전극에 대한 데이터 값이 일정하지 않고 변한다면 측정하기 어렵습니다. 우리가 정보를 얻고 싶은 전극을 워킹 전극(Working Electrode)라고 합니다. 그리고, 포텐셜이 변하지 않는 전극을 기준 전극(Reference Electrode)이라 합니다. 기준 전극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Pt/H2(a=1)/H+(a=1) SHE 또는 NHE라고 부름
Hg/Hg2Cl2/KCl(saturated in water) SCE라 부름
Ag/AgCl/KCl(saturated in water)
기준 전극은 특성은 사용하는 농도 변화가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이유는 포텐셜은 농도에 대한 함수이기 때문입니다. 즉, 농도 변화가 없어야 포텐셜 변화도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포텐셜은 활동도(activity, a)라는 열역학적 농도의 함수이지만, 농도라고 생각해도 괜찮습니다. 기준 전극은 포텐셜이 변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원하는 워킹 전극의 포텐셜과 기준 전극을 짝지어 사용하면 워킹 전극의 포텐셜을 쉽게 알 수 있겠지요? 그리고 기준 전극과 워킹 전극 이외의 전극을 카운터 전극(Counter Electrode)입니다. 카운터 전극은 전압과 전류의 보다 더 정확한 측정을 위해, 기준 전극, 워킹 전극과 함께 3개 전극 시스템(three electrode system)을 이루어 사용합니다.
포텐셜, 표준 전극 전위, OCV
앞서 포텐셜을 자주 언급했는데, 그럼 포텐셜이 무엇일까요? 우선 어떠한 포텐셜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기화학에서 다루는 포텐셜은 바로 전위(electrical potential)입니다. 전위는 단위 양전하가 무한한 지점(포텐셜이 0인 지점)으로부터 특정 지점까지 도달하는 데 필요한 외부 일입니다. 만약에 양전하가 (+)가 있는 지점으로 가까이 다가간다면 양전위라고 부르고, 반대의 경우는 음전위라고 합니다. 즉, 양전하의 경우, 양전위가 높을수록 에너지가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자의 경우는 양전하와 다릅니다. 전자는 음전하를 띠고 있기 때문에, 음전위를 띨수록, 전자가 더 높은 에너지를 갖고 있습니다. 외부에서 일을 해주어 전극의 전위를 음전위 쪽으로 이동시키다 보면, 전자가 전극에서 전해질로 이동하는 현상이 일어납니다. 이를 환원 전류(Reduction current)라고 한다. 반면, 전극을 양전위로 이동시키면, 전해질에서 전극으로 전자가 이동하는데, 이를 산화 전류(Oxidation current)라고 합니다.
표준 전극 전위(Standard Electrode Potential)는 환원 전류 혹은 산화 전류가 일어나는 전위 값입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표준 상태에서(1M, 25℃)에서의 전위라고 볼 수 있어요. 표준 전극 전위는 앞서 언급한, SHE 혹은 NHE전극에서 수소 이온의 환원 반응이 일어나는 포텐셜을 0V이라 설정하고, 나머지 화학반응을 이를 기준으로 값을 설정해줍니다. 전위는 어떠한 것을 기준으로 하냐에 따라서 그 값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어떠한 화학 반응을 기준으로 포텐셜을 구했는지 표시해주면 좋습니다. 전기화학에서는 전위 이외의 포텐셜을 사용할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앞으로 포텐셜이라고 쓰여 있다면, 전위를 지칭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OCV(Open Circuit Potential)는 아주 높은 저항(임피던스)를 가지고 있는 전압계를 사용하여 측정한 두 전극 사이의 전위 차이입니다. 아주 높은 저항을 가지고 있으므로, 전압계에서 흐르는 전류는 0에 수렴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OCV에서는 전극 사이 전류가 흐르지 않으므로, 평형 상태라 볼 수 있고, 이 때문에 OCV는, 평형 전위라고도 불리며, 표준 상태에서의 평형 전위 값은 두 전극에서 일어나는 반응의 표준 전극 전위 값을 이용하여 구할 수 있습니다. 외부 에너지를 이용하여 OCV에서 전위를 인위적으로 변화시키면, 두 전극 사이의 전류가 흐르게 됩니다.
전류와 전기화학반응
전류는 단위 시간 동안 흐르는 전하의 양으로 암페어(A=C/초)라는 단위를 사용합니다. 전기화학 반응으로 인해 흐르는 전류의 크기, 화학 반응에서 이동한 전자의 양에 비례한다. 전기화학에서는 패러데이 상수를 사용합니다. 패러데이 상수는 전자 1mol이 가지고 있는 전하량으로, 약 96485.4C에 해당합니다. 포텐셜에 따른 전류의 크기를 나타내기 위해서, 전류-포텐셜 커브(current-potential curve)를 사용합니다. 그럼 간단한 예시를 살펴보도록 해요.
Pb/SO42-,Pb2+ ,H+/H2/Pt
위와 같은 셀이 전압계에 연결되어 있다고 가정합시다. 외부 전원 공급 장치를 가동하지 않으면, 전압계는 두 전극에서 일어나는 반쪽 반응의 전위차를 나타냅니다.
PbSO4(aq) + 2e→ Pb(s) + SO42-(aq) 표준 전극 전위: -0.3505V
2H+(aq) + 2e → H2(g) 표준 전극 전위: 0V
표준 상태라고 가정한다면, OCV값은 0.3505V가 됩니다. 이제 SHE를 기준 전극이라 하고, 납 전극을 워킹 전극이라고 합시다. 외부 전원 공급 장치를 이용해서 워킹 전극의 포텐셜을 음전위 쪽으로 이동시킨다면, 워킹 전극에서는 환원 전류(+)가 일어나게 됩니다. 그렇다면 기준 전극에서는 산화 전류(-)가 일어나게 됩니다. 기준 전극에서 산화 전류가 일어나는 이유는 전자의 흐름을 유지해야 하고, 도선과 연결된 셀은 일종의 닫힌 회로를 구성하기 때문입니다.
마무리
오늘은 전기화학 셀의 기본적인 구조, 그리고 기본적인 용어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패러데이 반응과, 전해 셀과 갈바니 전지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해요~! 혹시 설명이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참고문헌
J. Bard. Electrochemical Methods Fundamentals and Applications. 2nd Ed. John Wiley and Sons,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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