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공우 13기 에너지자원공학과 18학번 곽정원입니다. 저는 ‘에너지자원공학’을 주전공으로 공부하고 있지만, ‘글로벌환경경영학’이라는 농업생명과학대학의 연합전공을 함께 전공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제가 글로벌환경경영학 전공을 하며 수강했던 전공 필수 과목인 ‘환경경영학’ 수업 내용을 바탕으로 모든 분야의 전문가들이 꼭 알아야 하는 환경경영에 대하여 전반적으로 설명드리도록 할게요.
환경경영이란?
ESG 경영
최근 지속가능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면서 ESG 경영이 전 세계 기업들의 경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개념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ESG는 Environment(환경), Social(사회), Governance(지배구조)의 약자로, ‘이윤’보다 ‘지속 가능한 성과’를 위해 고려해야 하는 기업의 중요한 비재무적 요소입니다. 과거에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과 사회 책임 투자(SRI, Social Responsible Investment) 등에 대한 논의는 계속 이루어져 왔지만, ESG가 등장하면서 현대적인 의미의 투자 지표로 활용되기 시작합니다. 기존의 윤리적·선언적 차원에서 머물렀던 개념들이 이제는 기업의 주요 평가 잣대 및 비즈니스 전략으로 보편화되며 이윤만큼 혹은 이윤보다 더 중요한 하나의 필수 지표로 작용하기 시작한 것이죠. ESG 경영의 예시를 하나씩 간단하게 알아보면, Environment 측면에서는 탄소 배출을 줄이고 자원을 절약하는 경영, Social 측면에서는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인권을 존중하는 경영, Governance 측면에서는 투명한 기업 운영과 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경영 등이 있습니다.
환경경영
이 중 이번 글에서는 Environment 측면에서의 경영인 환경경영에 대해 중점적으로 설명드리려고 해요. 환경경영이란 기업활동 전과정에 걸쳐 환경성과를 개선함으로써 경제적 수익성과 환경적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경영활동을 말합니다.(이병욱 외, 『환경경영』, 에코리브르(2005)) 기업활동에는 경영전략, 인사조직, 생산, 마케팅, 재무회계 등 다양한 분야가 있는데, 이 모든 분야에서 소비자들이 환경적 관점을 재조명하여 환경경영전략, 그린인사조직, 청정생산, 그린마케팅, 환경회계 등으로 변화를 이끌어내며 생겨난 경영활동입니다.
대표적인 예시로 독일의 ‘외코 테스트’가 있는데요, 독일의 잡지 발행사이자 소비재 품질 기관인 외코 테스트에서 만들어낸 인증 마크입니다. 제품의 품질, 효과, 유해 성분의 유무, 환경친화도 등을 공정하게 평가한 후 총 6단계로 등급을 나눠 결과를 알리는데요, 이때 평가 기준을 살펴보면, 원료가 유기농인지, 죽은 동물로부터 원료를 채취하지는 않았는지, 인공색소나 화학제품 등의 광물성 원료가 들어가지는 않았는지, 제조 공정이 친환경적인지, 재생 가능한 최소한의 포장을 사용하였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고 합니다. 외코 테스트는 결과의 타당성을 인정받아 법정에서 채택되기도 할 정도로 매우 공신력 있다고 해요. 독일의 소비자들은 해당 마크를 강하게 신뢰하며 기업의 상품을 구매할 때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렇듯 환경경영은 경쟁력을 확보하고 기업을 경영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가치로 작용합니다.
지속 가능이란?
지속가능성
환경 분야에 관심을 갖다보면 자주 보이는 단어가 있는데요, 바로 ‘지속 가능’입니다. ‘지속가능성’이란 특정한 과정이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하는데요, 크게 3가지 요소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생태계 유지, 환경용량 유지, 생물 다양성 유지 등을 의미하는 ‘환경적 지속가능성’, 소비 및 생산 등 경제활동 유지, 고용 창출, 삶의 질 증대 등을 의미하는 ‘경제적 지속가능성’, 계층 간 형평성, 자원의 공평한 분배, 불이익으로부터의 보호 등을 의미하는 ‘사회적 지속가능성’이 있습니다. 3E라고도 불리는 Ecology(생태), Economy(경제), Equity(평등)를 모두 고려하는 것이 중요해요.
지속 가능한 발전
이어져 나오는 개념인 ‘지속 가능한 발전’이란 미래 세대가 그들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능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현재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발전을 말합니다.(WCED, 1987) 1992년 UN에서 채택된 ‘환경과 개발에 관한 리우선언’에 따르면, 인간 중심으로 개발하되, 자국 자원을 개발할 수 있는 주권적 권리가 있고, 타국에 피해를 안 끼칠 책임이 있으며, 현재 세대와 미래 세대의 요구를 공평하게 충족시키며, 환경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언급하며 ‘지속 가능한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어요. 2000년에 발표되어 2015년까지의 목표를 담았던 MDGs(밀레니엄개발목표)에서 2015년에 발표되어 2030년까지의 목표를 담은 SDGs(지속가능발전목표)로 변화하며 대상이 개도국뿐만 아니라 선진국까지 포함되었고, 분야 또한 빈곤과 의료 등 사회 분야 중심이었던 것에서 경제성장과 기후변화 등 다양한 분야를 더 포괄적으로 다루게 되었습니다.
환경경영에서의 전략, 체제, 평가
환경경영전략
환경경영전략이란 기업이 환경 부문에서 비전과 가치를 달성하기 위한 의사결정과정을 말하며, 크게 ‘비용 절감’과 ‘차별화’, 두 가지 방법을 통해 실현합니다. 비용 절감 방법에는 원료 절감, 에너지 절약, 폐기물 관리, 포장 및 유통에서의 절감 등이 있으며, 차별화 방법에는 건전한 환경성과, 친환경적인 제조 및 경영, 친환경적인 유통 과정 및 마케팅, 교육 혹은 캠페인 등이 있어요.
환경경영체제
환경경영체제란 환경 방침을 결정하고 이행하기 위한 조직구조, 의무, 실행, 절차, 과정 및 자원 등을 시스템화한 것이에요. 1995년 폐기물의 국제간 이동을 규제하는 바젤협약, 1996년 폐기물의 해양 투기를 규제하는 런던협약과 오존층 파괴 물질의 생산과 규제에 관한 협약인 몬트리올 의정서가 만들어지면서, 1996년 9월 말, 국제표준화기구(ISO, 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에서 국제 환경경영체제 규격인 ISO 14001을 제정하게 됩니다. 이후 환경 감사 및 평가 기법, 제품 및 공정 관련 기법 등이 추가되며 ISO 14000 시리즈가 만들어졌어요. 이렇게 환경경영체제의 국제표준이 생기면서 기업들은 환경성과를 개선하고 환경사고를 최소화하여 환경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었고, 소비자와 시민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은 신뢰성이 증대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전 과정 평가(LCA)
환경 평가 기법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법이 바로 전 과정 평가(LCA, Life Cycle Assessment)인데요, 제품 또는 서비스의 전 과정(Life Cycle)인 원료 채취 단계, 가공, 조립, 수송, 사용, 폐기의 모든 과정에 걸쳐 에너지와 광물자원의 사용과 이로 인한 대기 및 수계, 토양으로의 환경 부하량을 정량화하고, 이들이 환경이 미치는 잠재적 악영향을 규명하고, 환경부하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여 이를 저감, 개선하고자 하는 기법입니다. 어떠한 제품 또는 서비스가 정말 친환경적인지 파악하기 위해서는 일부 단계나 특정 측면에서만 친환경적인 것이 아니라 전 과정에서 분석하고 비교하여 실제로 친환경적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해요.
LCA 분석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목적 및 범위를 설정해야 해요. LCA를 수행하고자 하는 목적과 대상(제품 또는 서비스)을 결정하고, 데이터 수집 범위와 수집 방법, 결과 형태 및 활용 방법을 결정합니다. 그다음 원료, 에너지, 화학물질, 포장재 등의 투입물과 제품 및 폐기물 등의 산출물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여 전 과정 목록 분석을 진행해요. 각 항목별로 사용된 정확한 양과 환경영향에 대한 수치를 파악합니다. 세 번째로, 전 과정 영향 평가를 진행하는데요,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대상 제품 또는 서비스의 전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영향(SOx, CO2, 지구온난화, 산성화, 독성 등)을 평가합니다. 마지막으로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가장 환경영향이 높았던 단계를 파악하거나 산성화 등 특정 분야에서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 원료나 부품을 파악하는 등 결과를 해석하고 원인을 분석하는 전 과정 해석 단계가 있어요.
환경경영에서의 마케팅
그린마케팅
마케팅 또한 기업의 경영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그린마케팅’에 대해 잘 아는 것이 중요한데요, 그린마케팅이란 환경적 역기능을 최소화하면서 소비자가 만족할 만한 수준의 성능과 가격으로 제품을 개발하여 환경적으로 우수한 제품 및 기업 이미지를 창출함으로써 기업의 이익 실현에 기여하는 마케팅을 말합니다. 기존의 상품 판매전략에서 벗어나 환경적 측면을 포함하고 강조하는 마케팅 기법인데요, 친환경성을 하나의 중요한 요소로 생각하고 제품을 고르는 소비자들이 많아졌기 때문에 해당 측면을 부각시켜 경쟁력을 확보하는 마케팅 전략이라고 보시면 돼요.
그린워싱
그러나 그린마케팅이 등장하면서 ‘그린워싱’이라는 좋지 않은 개념이 따라 등장하게 됩니다. 그린워싱이란 친환경적이지 않지만 마치 친환경적인 것처럼 홍보하는 ‘위장 환경주의’를 말하는데요, 영화나 연극에서 흑인 역할을 분장한 백인이 맡아 흑인의 존재감을 지우는 것을 뜻하는 White Washing이라는 단어 앞에 White 대신 Green이 붙어 만들어진 단어입니다.
그린워싱의 사례는 일상생활에서 생각보다 많이 접할 수 있는데요, 에코백 혹은 다회용 컵을 무분별하게 찍어내어 오히려 더 많은 플라스틱 낭비를 만들어내는 여러 카페 및 회사들의 사례, 페이퍼 용기인 것처럼 홍보하고 판매하였지만 겉만 종이이고 속은 플라스틱이었던 화장품 회사의 사례, 폐플라스틱으로 옷을 만드는 것처럼 광고하며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지만 실제로 그렇게 만들어 판매하는 옷은 매우 적은 의류 회사의 사례 등이 있습니다. 한때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클린디젤 차’ 역시 연비가 좋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은 것은 맞지만, 질소산화물과 미세먼지 발생량이 훨씬 더 커서 종합하여 봤을 때는 오히려 환경에 더 안 좋은 영향을 끼쳤던 대표적인 그린워싱 사례입니다.
글로벌 친환경 기업인 캐나다의 ‘테라 초이스’는 그린워싱을 7가지 종류로 나눠 설명하였는데요, 전체적인 환경 여파를 숨기는 상충 효과 감추기, 증거가 불충분한 환경 주장, 광범위한 용어를 사용하는 애매모호한 주장, 무관한 내용을 연결하는 관련성 없는 주장, 인증되지 않은 마크를 도용하는 거짓말, 환경에 해로운 상품에 친환경적 요소를 적용하는 유해상품 정당화, 공인 마크로 위장하는 부적절한 인증 라벨이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제품을 구매할 때, 그린마케팅인지 그린워싱인지 꼼꼼하게 파악하여 잘 구분해야 해요.
환경경영 우수 사례 및 관련 개념
환경라벨링
소비자들이 그린워싱에 속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이 바로 ‘환경라벨링’인데요, 환경라벨링이란 기업과 소비자 사이에서 효과적인 환경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라벨링을 통해 제공해 주는 것을 말해요. 유해 물질의 함유 혹은 사용 중 유해 물질 발생에 대한 정보를 공개해야 하는 ‘의무적 라벨링’과 전체적으로 환경부하가 적음을 인증해 주거나 재활용 및 에너지 효율 등 단일 특성에 있어 친환경성을 인증해 주는 ‘자발적 라벨링’이 있습니다. 미국의 Green Seal, 캐나다의 Environmental Choice, 북유럽의 Nordic Ecolabel 등이 있으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라벨링으로는 환경부에서 만든 친환경 인증 마크가 있어요. 소비자들은 이러한 신뢰성이 높은 기관의 라벨링을 통해 정확한 정보를 얻고 구매 의사 결정 과정에 반영하게 됩니다.
에코이노베이션
마지막 개념인 ‘에코이노베이션’은 환경 영향을 줄이고 자원을 효율적이고 책임감 있게 사용하며 지속 가능한 발전으로 나아가려는 모든 형태의 혁신을 말해요. 다시 말해 환경경영 우수 사례들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몇 가지 사례들을 소개하며 글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태국의 Universal Biopack 회사에서는 카사바로부터 녹말을 추출하여 반죽을 만들고 압력과 열을 가해 다양한 생분해성 용기들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어요. 싱가포르의 난양공대(NTU) Eco Campus에는 The Hive라고 불리는 벌집을 닮은 건물이 있는데요, 건물 중앙과 천장을 비워 자연 환기를 최대화하여 에너지를 절약하고 중앙 아트리움 주변에는 정원을 조성하는 등 혁신적인 환경친화적 건물의 사례입니다. 그 외에 제가 저번 학술세미나에서 썼던 ‘트렌드 공학 2022’ 중 지속 가능한 기술의 사례들도 에코이노베이션이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마무리
최근 환경 분야가 많은 관심을 받으며 떠오르고 있는데요, 환경 분야에서 사용되는 여러 주요 개념들에 대해 정확히 알고 사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번 글에서는 모든 분야의 전문가들이 꼭 알아야 하는 환경경영에 대하여 주요 개념들을 설명하고 환경경영이라는 학문과 전공에 대해 전반적으로 소개해 드렸습니다. 평소에 잘 모르고 지나쳤던 기업의 환경경영전략 및 그린마케팅, 여러 환경 인증 마크들, 그린워싱의 사례 등에 대해 관심을 갖고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은 어떨까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위해, 또 미래 세대가 앞으로 살아갈 환경을 위해 더 관심을 갖고 공부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
참고사이트
<전체적으로 참고한 자료>
1. 서울대학교 국제농업기술대학원 박미선 교수님의 ‘환경경영학’ 수업자료들
2. 이병욱 외, 『환경경영』, 에코리브르(2005)
<ESG 경영과 환경경영>
https://www.hyosungfms.com/fms/promote/fms_news_view.do?id_boards=13640
https://www.youtube.com/watch?v=GdskDk6-1VI
https://blog.naver.com/rossmannkorea/221739984319
<지속 가능성>
https://joesample.tistory.com/entry/지속가능발전의-개념-원칙-3대요소-환경영향평가제도와의-관계
<전과정 평가>
https://ko.wikipedia.org/wiki/전_과정_평가
<그린마케팅과 그린워싱>
https://www.goeonair.com/news/article.html?no=10141
https://www.chosun.com/economy/economy_general/2021/06/03/5FYKWZT7YRCMVACCUDC5NW3S54/
http://blog.energy.or.kr/?p=25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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