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 공정은 화학생물공학부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는 주제 중 하나입니다. 공정이란 무엇이고, 좋은 공정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을 고려해야 할까요? “물질 및 에너지 수지” 과목을 통해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찾아봅니다.
과목에서 배울 수 있는 내용
- 과목 개요
“물질 및 에너지 수지” 과목은 화학생물공학부에서 연구하는 화학 공정의 기본 원리를 다룹니다. 화학 공정(chemical process)이란 화학 반응을 이용해 원하는 생성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말합니다. 화학 공장에서는 혼합기(mixer), 반응기(reactor), 분리기(separator) 등의 장치를 적절히 연결해 목표하는 반응을 일으키고 생성물을 분리합니다. 물질 및 에너지 수지 수업에서는 이러한 화학 공정 시스템을 분석하고 가장 이상적인 화학 공정을 설계하는 방법을 학습합니다.
2학년을 대상으로 열리는 수업이며, 졸업을 위해 4개 과목 중 2개를 선택해 수강하여야 하는 전공선택필수 과목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공정 시스템 분야에서 필수적인 지식을 배울 수 있어서 대부분의 학생들이 이 과목을 선택해 수강합니다.
- 물질 수지
과목명에서 알 수 있듯, 물질 수지(material balance)는 이 과목을 관통하는 하나의 중요한 주제입니다. 더 나아가, 화학공학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화학 공정을 분석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우리가 관심을 가지는 계(system)를 설정해야 합니다. 계는 반응기나 혼합기 하나가 될 수도 있고, 여러 개의 장치가 연결된 커다란 계를 설정할 수도 있는데요. 우리가 선택한 계 안에서 화학 물질들의 양이 어떻게 변하는지 생각해 봅시다. 어떤 화학 물질에 대해, 계 안에서 이 물질의 양의 변화를 축적(accumulation)이라고 합니다. 물질의 양이 변화하는 원인으로는 계 안으로의 도입(input)과 배출(output), 그리고 계 안에서 일어나는 화학 반응이 있는데요. 물질 수지의 개념은 어떤 물질의 도입과 배출, 반응으로 형성(generation)되거나 소모(consumption)되는 물질의 양이 곧 축적과 같다는 것입니다. 이를 간단한 식 형태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Input – Output + Generation – Consumption = Accumulation
얼핏 보면 간단해 보이는 물질 수지의 개념은 화학 공정 시스템의 분석에 있어서 필수적입니다. 원하는 농도와 양의 생성물을 얻기 위해 원료를 얼마나 넣고 반응해야 하는지와 같은 간단한 문제를 생각해 보면, 각각의 물질에 대해 위의 물질 수지 식을 이용함으로써 원하는 답을 얻을 수 있죠.
- 반응기
반응기(reactor)는 말 그대로 화학 반응을 일으키는 장치입니다. 화학 공정 시스템을 설계해 생성물을 수득하기 위해서는 이 생성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화학 반응을 잘 일으키는 것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반응기를 다루는 것이 공정에서 중요한 이유는, 화학 반응을 효율적으로 일으키는 것이 매우 까다롭기 때문입니다. 반응물이 100% 생성물로 전환된다면 걱정이 없겠지만, 실제로는 반응 조건에 따라 반응물이 생성물로 전환되는 비율이 달라집니다. 화학 반응이 얼마나 진행되는지를 결정하는 요소에는 열역학적 제어(thermodynamic control)와 속도론적 제어(kinetic control)의 두 가지가 있는데요. 열역학적 제어는 반응물과 생성물 중 어떤 것이 얼마나 더 안정한지에 따라 평형 상수의 값이 달라지는 것을 의미하고, 속도론적 제어는 반응물과 생성물 사이의 활성화 에너지에 따라 반응 속도 상수의 값이 달라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목표한 생성물을 최대한으로 생성하기 위해 두 조건을 모두 고려한 최적의 반응 조건을 찾아야 합니다.
- 분리기
화학 반응을 통해 원하는 생성물을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반응기 안에는 반응하지 않은 반응물과 여러 가지 반응을 통해 생성된 부산물 등이 존재합니다. 이러한 혼합물 속에서 목표 물질만을 분리하는 것은 화학 공정에서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그러나 분리 공정은 화학 공정에 투자되는 비용의 5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까다롭고 어려운 문제인데요. 물질 및 에너지 수지 과목에서는 분리 공정의 기본적인 스킬을 배울 수 있습니다.
혼합물을 분리하는 가장 간단한 원리는 물질들을 서로 다른 상(phase)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여기서 상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고체, 액체, 기체를 말합니다. 예를 하나 들어볼까요? 중학교 과학 시간에 끓는점 차이를 이용해 액체 혼합물을 분리하는 증류(distillation)에 대해 배웠는데요. 화학 공정에서도 증류를 이용해 혼합물을 분리할 수 있습니다.
화학 공정에서 증류는 증류탑(distillation column)을 이용합니다. 두 가지 물질로 구성된 액체 혼합물의 온도를 올리면 끓는점이 낮은 물질이 기체로 변해, 증류탑 내 액체와 기체의 조성이 달라지게 되는데요. 이렇게 끓는점이 낮은 물질과 높은 물질을 분리하는 과정을 여러 차례 반복하여 순수한 두 물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증류탑 내를 여러 단으로 구성합니다. 아래의 Fenske 식을 이용하면, 두 물질을 분리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단으로 구성된 증류탑을 사용해야 하는지 계산할 수 있습니다.
- 에너지 수지
이 과목에서 마지막으로 학습하는 내용은 에너지 수지(energy balance)입니다. 열역학 제1 법칙에서 알 수 있듯이 계의 에너지는 열(heat)과 일(work)의 형태로도 전달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열과 일의 전달로 인해 계의 총 에너지가 변화하게 됩니다. 물질 수지와 마찬가지로 계의 총 에너지의 변화인 축적은 에너지 도입과 배출로 인해 나타납니다. (물질 수지와 달리 에너지는 생성 또는 소멸될 수 없기 때문에, 도입과 배출만을 고려합니다.) 여기서 변화할 수 있는 에너지는 운동 에너지와 퍼텐셜 에너지, 그리고 내부 에너지입니다. 이때 내부 에너지 대신 엔탈피(enthalpy) 개념을 사용함으로써 계의 부피 변화를 고려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에너지 수지 계산은 엔탈피를 이용합니다.
이러한 에너지 수지의 핵심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계의 운동 에너지, 퍼텐셜 에너지, 엔탈피의 변화는 곧 도입 및 배출된 에너지의 양의 변화와, 열 및 일의 양의 합과 같다는 것입니다. 에너지 수지 역시 물질 수지처럼 간단한 내용이지만, 이 내용만 정확히 이해한다면 아무리 복잡한 시스템도 어렵지 않게 분석할 수 있습니다.
선배의 조언
물질 및 에너지 수지 과목은 앞서 언급하였듯 화학공학의 기초를 차근차근 배우는 과목입니다. 일반적으로 2학년 1학기에 수강하는 과목인 만큼, 필수적인 선수강 혹은 동시수강 과목은 없습니다. 그러나 1학년 전공 과목인 공학생물에서 첫 한 달 동안 다루는 화학공학의 기초 내용을 잘 기억한다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 과목에서는 1학년 때까지 배웠던 과목과는 달리 전공에 관련된 내용을 학습하게 되기 때문에, 새로운 지식들이 생소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물질 및 에너지 수지를 공부할 때는 완전히 새로운 학문을 공부하고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지하고, 기초를 잘 다지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다양한 계산과 문제 해결을 중점으로 하는 과목의 특성상 기본 원리를 잘 적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물질 수지나 에너지 수지와 같은 기본적인 원리를 잘 이해해야 복잡한 문제를 풀 때도 헷갈리지 않고 올바른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진로 선택에 도움 되는 점
앞선 내용에서 계속해서 언급하였듯이, 물질 및 에너지 수지 과목에서 배우는 내용은 화학 공정 분야에서 가장 기본적인 내용입니다. 따라서, 공정 시스템 분야의 진로를 선택할 계획이 있다면, 이 과목은 꼭 듣는 것이 좋습니다.
화학생물공학부에서 다루는 대부분의 연구 내용은 공정 시스템 분야가 아니더라도 화학 공정과 큰 연관이 있으므로, 물질 및 에너지 수지 과목을 선택해 공부한다면 어떤 진로를 선택하더라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맺음말
우리 삶에서 꼭 필요한 모든 제품은 화학 공장에서 생산된다고 보아도 될 정도로, 화학공학은 폭넓은 연구 분야에서 우리 삶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화학 공정을 설계하는 데 있어 가장 기본적인 지식을 배울 수 있는 물질 및 에너지 수지 과목을, 화학공학을 전공하는 모든 학생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전공백서 > 화학생물공학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화학생물공학부: 화공전산응용 (0) | 2023.08.29 |
---|---|
화학생물공학부: 전기화학 (0) | 2023.07.12 |
화학생물공학부 : 응용생화학 1, 2 (0) | 2023.03.19 |
화학생물공학부: 화학생물합성실험 (1) | 2023.03.17 |
화학생물공학부 : 반도체 화학 공정 (0) | 2023.03.1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