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도로교량의 최적개수가 있을까?
한강에 건설되어있는 교량들은 서울의 강북과 강남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고, 서울이라는 도시가 성장하는 밑바탕이 되었습니다.또한 다리는 공공재로서, 도시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공공재는 비경합성과 배제불능성을 지닌 재화를 의미합니다.
- 비경합성 : 어떤 한 사람이 먼저 재화나 서비스를 소비했다고 해서 다른 사람이 소비를 못하게 되지는 않는 특성
- 배제불능성: 재화 생산할 때 돈을 지불하지 않은 사람을 그 재화의 서비스의 혜택을 누리는 것으로부터 배제할 수 없는 특성
이러한 의미에서 다리는 공공재입니다.
연결성의 측면만 고려한다면, 한강을 모두 메우고 그 위에 건축물을 건축하거나, 도로를 건설할 수 있겠지만,
비용문제,환경문제,도시미관 등의 복합적인 이유로 우리는 교량을 건설합니다.
교량의 개수의 관점에서 볼 때, 연결성의 측면은 교량 개수를 증가시키는 요인입니다.
반면에, 비용, 환경, 미관의 측면은 교량개수를 감소시키는 요인입니다.
이처럼 교량 개수의 증가요인과 감소요인이 있으므로, 도시의 교량 최적 개수가 존재할 것입니다.
이 글에서는 논의의 편의를 위해 연구범위를 한정하고자 합니다.
- 한강 교량 중 지하철이 다니는 철교는 제외한다.
- 한강 교량이더라도 서울시 관할이 아닌 다리는 제외한다.
- 비용은 2015년 기준으로 산정한다.
아이디어
사회적 비용과 이용자의 편익이 같아지는 교량의 개수가 최적 개수이다.
갑자기 이게 무슨 말인가요?
즉, 정확히 투자한 만큼만 돌려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5000원을 투자해서 냉면을 한 그릇 시켜먹었는데, 냉면의 맛이 4000원만큼의 행복을 준다면, 그 냉면을 다시는 시켜먹지 않겠죠. 즉, 냉면 한 그릇은 총 편익의 함수에 대하여 최적 개수가 아닙니다.
반대로, 5000원을 투자해서 냉면을 시켜먹었는데 냉면의 맛이 10000원만큼의 행복을 준다면, 냉면을 몇 그릇 더 시켜먹겠죠. 즉, 이 경우에도 냉면 한 그릇은 총 편익의 함수에 대하여 최적개수가 아닙니다.
냉면 투자자는 5000원을 투자해서 5000원 만큼의 행복을 얻을 때 까지만 냉면을 더 시켜먹을 것입니다.
냉면 대신 교량을, 냉면 가격 5000원 대신 사회적 비용을, 행복의 가치 대신 이용자의 편익을 대입한다면, 앞의 아이디어가 이해되셨으리라 생각됩니다.
사회적 비용
그러면 우선 사회적 비용을 계산해봅시다.
이 글에서 사회적 비용이란 교량을 건설할 때 투자해야하는 비용을 의미합니다.
현재까지 연구 범위 내의 한강 도로교량의 건설비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단, 아래 비용은 개략적인 비용으로, 증축비와 보수비가 일부 포함되어있습니다.
교량 | 억원 |
교량 | 억원 |
교량 | 억원 |
---|---|---|---|---|---|
행주 | 1072 | 원효 | 984 | 성수 | 3018 |
방화 | 2472 | 한강 | 836 | 영동 | 663 |
가양 | 2447 | 동작 | 3636 | 청담 | 557 |
성산 | 1926 | 반포 | 790 | 잠실 | 342 |
양화 | 780 | 잠수 | 263 | 올림픽 | 1939 |
서강 | 1410 | 한남 | 3185 | 천호 | 771 |
마포 | 3351 | 동호 | 2090 |
2015년 원화 기준
단순 건설비용뿐만 아니라 증축비와 보수비가 포함된 건설비용을 자료로 사용하는 이유는, 저희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비용에 관련이 있습니다.
저희는 현재 어떤 교량을 짓는데 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산정하는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따라서 교량을 하나 뚝딱 건설하기위해 필요한 비용과 그 의미에 차이가 있습니다.
어떤 교량이 사회적, 경제적으로 사용가능하도록 유지되기 위해서는 적절한 증축과 개보수과정을 거쳐야하며, 이러한 과정 중에서도 무시하지 못할 비용이 투자되기 때문입니다.
교량의 건설비용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하나가 차로수인데, 각 교량별로 차로수가 모두 다르다보니, 교량 1개 건설을 위한 사회적 비용을 추정할 때 단순 평균으로 추정할 경우 편차가 커서 좋은 estimation이 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준공된 순서로 교량을 정렬하고 시대순으로 건설비용의 누적 그래프를 그려보았습니다.
아래는 교량을 단위로 그린 누적그래프와, Lane단위로 그린 누적그래프입니다.
- 누적그래프는 육안으로도 선형적으로 우상향하고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회귀분석으로 원점을 지나는 회귀직선을 얻었습니다.
- 누적그래프의 기울기는 좌측 그래프의 경우 교량당 사회적 비용이고, 우측 그래프의 경우 차로당 사회적 비용을 의미합니다.
- 즉, 교량 1개를 건설할 때 평균 1640억원의 사회적 비용이 필요합니다.
- 즉, 한강에 1차로를 추가할 때 평균 270억원의 사회적 비용이 필요합니다.
교량 1개 건설에 1640억원의 사회적 비용이 필요하고, 1차로당 270억원이 필요하다는 결과는, 현재 존재하는 서울 교량의 건설비용의 산술평균이 약 1700억원이고, 한강교량이 4-12차로임을 고려한다면 reasonable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회적 편익
교량에서 총편익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교통량입니다. 그리고 개별 교량의 한계편익을 계산하기 위해 어떤 교량A를 통행금지시켰을 때 교량 A의 이용자가 인접교량으로 어떻게 분배되는지 (교통량 분배)도 중요하게 고려되어야합니다.
우회 회피 편익
본 chapter에서는 교량에 의한 사회적 편익을 우회회피편익으로 보고, 총 편익을 계산하고자 합니다.
엄밀히 말하면, 총 편익은 편익과 불편익의 합으로, 본 논의에서 고려하는 우회 회피 편익 외에 혼잡에 의한 불편익도 고려되어야합니다.
그러나, 논의의 편의를 위해 교량의 교통용량이 충분히 커서 혼잡에 의한 불편익은 무시할 수 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자, 이제 위치 A에서 강 건너편의 위치 B로 이동하고 싶어하는 이용자가 있다고 합시다. (아래 그림 참조)
하지만, 현 상황으로는 바로 강을 건널 수 없으므로, 기존의 교량을 이용해야만 합니다. 만약 교량 1을 이용한다면, 파란 선으로 이동해야합니다. 즉, 필요한 거리는 2a1+L12a_1 + L_1 입니다. 같은 방법으로, 교량 2를 이용한다면 빨간 선을 따라 이동해야 합니다. 즉, 필요한 거리는 2a2+L22a_2 + L_2 입니다.
그런데, A와 B 사이에 새 교량이 준공되었다면,
굳이 교량 1이나 2로 돌아갈 필요가 없으니, 앞서 계산한 거리만큼 이득입니다. 이러한 아이디어로 모든 교량을 준공년도 순으로 해당 교량이 준공될 경우 발생하는 거리적 이득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교통량 분배 모델링
발생된 교통 수요가 어떤 경로를 택하는가에 따라 출발지점과 도착지점이 같더라도 교통량의 분배양상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다양한 교통량 분배 모델이 존재합니다.
그중 가장 간단한 모델을 통해 교통량 분배를 계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교통량 분배 모델
- 가운데 교량의 통행이 제한될 경우, 인접교량으로 분배되는 비율은 거리의 역수에 비례한다.
그러나 교량의 준공년도가 1950년대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큰 범위에 퍼져있고, 해당 기간동안 서울은 급격한 발전을 겪어왔기 때문에 위와같은 단순한 교통량 분배 모델링만으로는 서울이라는 도시의 도심지 특성과 시대에 따른 변화를 올바르게 반영하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제한사항은 후술될 오류의 가장 큰 영향을 미칩니다.
총통행량
교량의 분배 비율만으로는 어떤 특정한 교량을 통행하는 통행량을 알 수는 없습니다. 특정한 교량을 통행하는 통행량은 (교량의 분배 비율) X (한강을 건너는 총 통행량)으로 계산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한강을 건너는 총 통행량을 2015년 -2019년의 교량별 AADT로 계산하도록 하겠습니다.
AADT란?
Annual Average Daily Traffic의 약자로, 연간 평균 일일 교통량입니다. AADT는 일반적으로, 1년간 고속도로나 도로의 차량 총 통행량을 365 일로 나눈 값입니다.
AADT가 연평균 일일 교통량으로, [대/일]의 단위를 갖습니다. 그러나 현재 논의에서는 준공년도에 어떤 교량을 통행하는 통행량을 구하고자하므로, 연간 통행량이 필요합니다. 연간 통행량은
AADT×365AADT \times 365 로 계산할 수 있습니다.
교량의 준공 시기는 1950년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퍼져있기 때문에 2015-19년 AADT자료만으로 모든 준공년도에 대한 총 통행량을 계산할 수는 없습니다.
국가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1992년 이전의 교량 총 통행량 관련 자료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그 대안으로 AADT를 확보하기 어려운 년도에 대하여, 1950년대부터 자료가 있는 서울에 등록된 자동차대수 추이로부터 준공년도의 통행량을 추측하고자 합니다.
자료조사 결과, 비교가 가능한 년도인 1999년부터 2002년의 4년간 data에 대하여 서울 자동차 등록 대수와 서울 교량의 일일 교통량 사이에는 강한 양의 상관관계가 존재함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가용 데이터 4개의 연간 교량 통행량과 자동차 등록대수의 비율로 약 0.7을 얻었습니다.
이에 1992년 이전의 교량 통행 교통량은 자동차 등록 대수 추이에 따라 추정하고자 합니다.
교량의 사회적 편익
지금까지 각 교량의 우회 회피 편익을 계산하고, 그러한 우회 회피 편익을 누리는 이용자의 수를 계산하기 위해 교통량 분배 모델링과 총 통행량을 산정하였습니다.
이러한 과정들을 통해 2015년 기준 원화로 편익을 계산할 수 있었고, 그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합니다.
교량 1개당 평균 건설비용으로 약 1600억을 얻었는데, 위의 그래프를 통해 확인되는 각 교량의 편익을 보면, 편익이 1600억보다 작은 교량이 꽤 보입니다.
즉, 5000원짜리 냉면을 시켜서 먹었는데, 먹었을 때의 만족감이 5000원이 되지 않는 것입니다.
이렇게 BC ratio가 역전되는 것처럼 보이는 결과의 원인은 첫째로
- 총 편익을 계산할 때 아주 단순한 식으로 계산했기 때문
입니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크게 영향을 미친 원인은
- 교통수요의 추정을 2015-19년 AADT를 기준으로 했기 때문
입니다.
이것은 1990년 준공된 올림픽대교 이후의 대교에 대하여 편익 결과값이 모두 평균 건설비용인 1600억 이상인데 반해 1980년 중반 이전의 교량에 대하여는 편익 결과값이 대체적으로 1600억 미만이라는 것으로부터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15-19년 교통수요와 동일하다고 여겨지는 올림픽 대교 이후의 자료에 대하여 교량 1개의 평균 건설비용에 대한 BC ratio가 1 보다 약간 큰 것으로 확인되는데, 이는 SOC 건설 시 BC ratio를 1보다 약간 크도록 한다는 일반적인 생각과 일치되는 부분입니다.
교통 편익 곡선은 왜 우하향하지 않는가?
오랜만에 먹는 삼겹살은 아주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삼겹살을 매끼니마다 계속 먹는다면, 끼니가 지날수록 삼겹살을 먹음으로써 느끼는 만족감은 점점 줄어들게 됩니다.
이로부터 ‘편익곡선은 일반적으로 우하향한다’ 라는 사실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준공된 순서로 교량을 sorting하고 개별 교량의 편익을 계산할 경우, 시간에 따라 교통 편익 곡선이 우하향할 것으로 기대되었습니다.
그러나 직전의 그래프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계산된 교통 편익 곡선은 뚜렷한 우하향 추세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는 모델의 단순성, 데이터의 한계, 현실 반영성 등의 다양한 제한사항과 오차의 영향일 수 있겠습니다만, 보다 본질적이고 근본적인 원인이 있습니다.
아래의 그림은 교량 개수에 따른 편익곡선과 사회적 비용 곡선(본 논의에서는 직선)을 plotting한 그래프입니다.
교량 개수가 n개인 어떤 시점에서 교통 편익곡선이 있습니다.
만약 시간이 흘러 교통수요가 증가한다면, 교통 편익 곡선은 기존의 편익곡선보다 원점으로부터 멀어지게 됩니다.
이렇게 교통수요가 증가한다면, 기존 n개의 교량이 제공하는 편익보다 교통 수요에 의한 비용 (혼잡비용 등) 아래 그림에서 빨간색 선으로 표시되어있는 비용 만큼, 사회적으로 추가 비용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교량을 하나 더 짓는 것이 경제적으로 옳은 선택이 됩니다.
따라서 사회적 비용(Marginal Social Cost)은 준공 당시 교통 수요와 거의 일치하게 됩니다. 다시 말해, 준공년도, 해당 준공 교량이 제공하는 편익과 해당 준공교량을 건설하기 위한 교량 건설비용은 대체적으로 일치 합니다. 또는 교통수요를 거의 알맞게 처리할 수 있도록 SOC가 건설된다라고 이해할 수도 있겠습니다.
따라서 실제 특정 년도의 교통 수요곡선은 우하향하지만, 이미 건설된 교량이 이용되고 있으므로, 앞선 논의에서 계산된 편익은 해당 교량의 한계편익의 추이가 됩니다.
현재 시점의 교통 편익 곡선
그렇다면, 현재 존재하는 한강 교량의 개수가 최적개수인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현재 시점의 교통 편익곡선이 필요합니다.
현재 시점의 교통 편익곡선은 아래와 같은 순서로 계산할 수 있을 것입니다.
- 현재 한강에 존재하는 도로교량을 준공시기가 가장 이른 한강대교를 제외하고 모두 제거한다.
- 준공된 순서대로 교량을 하나씩 추가한다.
- 교량을 하나씩 추가할 때마다 교통수요의 우회 회피 편익을 계산한다.
- 교통량 분배 모델에 의해 해당 편익을 누리는 교통량을 결정한다.
- 우회회피편익과 교량 교통량을 곱하여 해당 교량의 사회적 총 편익을 계산한다.
위 과정을 통해 계산된 현재 시점의 교통 편익곡선은 아래와 같습니다.
현재 시점의 교통량을 기준으로 현재 시점의 교통 편익 곡선을 계산했더니, 이렇게 아름다운 우하향 그래프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상당히 많은 가정들과 단순화 과정에도 불구하고 우하향 경향이 뚜렷함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해당 자료에 거듭제곱 추세선을 그리고 회귀분석을 수행하였습니다.
거듭제곱 승수는 -0.729로 나타났으며, 추세곡선의 설명력(R square)은 0.802로 계산되었습니다.
MSC 직선의 위치는 y=1600억입니다. 앞선 논의 과정에서 교량 1개 건설을 위한 사회적 비용이 약 1600억원임을 계산했습니다.
추세직선과 MSC를 확인해보면, 거의 맞닿아있지만, 교통수요에 의한 비용발생이 평균 건설비용보다 약간 큰 값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미루어볼 때, 현재 진행중인 월드컵 대교의 건설은 사회적인 편익의 측면에서 그럴듯하다고 결론지을 수 있을 것입니다.
Written with StackEd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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