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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연재 - 수학 & 통계학/[극한] 극한까지 가버린 극한

극한까지 가버린 극한 2 - 수열의 극한

by STEMSNU 2021. 6. 26.

Post 2 - 수열의 극한

안녕하세요! 이번 연재의 두 번째 파트인 수열의 극한 파트입니다.

지난 글에서는 수열과 함수를 구분하지 않고 다양한 종류의 예시를 들어서 우리가 극한을 받아들이는 것이 얼마나 불완전(?)한 것인지 느낌을 드리고자 하였습니다. 얼마나 성공적이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ㅎㅎ.

이번 글에서는 그렇다면 도대체 어떻게 극한을 정의하면 엄밀하다고 하는 것인지, 그 제대로 된 정의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극한을 정의함에 있어 우선 수열에 대한 극한이 잘 정의되어야, 함수에 대한 극한 등 또한 논할 수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은 크게 세 파트로 구성되어 있을텐데요. 우선

  1. 수열이 수렴하는 경우의 정의, 그리고 그것을 부정함으로써 수열이 발산한다는 것의 정의가 무엇인지 살펴보고
  2. 수열의 극한의 정의에 사용되는 ’ϵ−N\epsilon-N 게임’에 대해 자세히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3. 마지막 부분에서는 수열의 수렴을 이용하여, 수렴하는 수열의 극한과 연산의 관계를 살펴본 후 다음 포스팅에서 논할 내용에 대한 밑밥과 함께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사실상 이번 포스트의 1) 부분이 이번 연재에 있어 가장 생소할 부분이 될 것입니다. 또한 논의에 필요한 모든 내용을 증명하고 소개할 수는 없어서, 언급만 하고 넘어가는 부분들도 생길 것이라는 점 미리 양해의 말씀을 구합니다. 그래도 이 글만 보시고도 최대한 이해가 될 수 있도록 작성하겠습니다. 그러면 우선 수열의 정의부터 다시 살펴보며 시작하겠습니다!

1) 수열의 정의와 수열의 극한

우선 수열을 정의하고, 한 가지 도움정리를 소개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Definition) 수열(sequence)는 정의역이 자연수인 임의의 함수를 일컫는다. 즉, 임의의 n∈Nn \in \mathbb{N}에 대해 함수 x:N→Rx: \mathbb{N} \to \mathbb{R}의 함수값이 xnx_n인 함수를 ⟨xn⟩\langle x_n \rangle 또는 (xn)(x_n)으로 표기한다. 특히, 그 치역이 실수인 수열은 실수열이라고 칭한다.

수열을 이렇게 정의하는 것이 자연스러우신가요? 여기서 핵심은 정의역이 자연수라는 점이 됩니다!

다음은 수열의 극한을 정의함에 있어, 특히 ’ϵ−N\epsilon-N 게임’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정리입니다. 이를 흔히 아르키메데스 원리라고 칭하는데, 정리 자체는 단순하고 당연해 보이지만 이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완비성공리가 필요합니다. 완비성공리 자체만으로도 포스팅 하나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이번 포스팅에서는 다음 Lemma를 받아들이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Lemma) (Archimedes Property) 임의의 실수 a∈Ra \in \mathbb{R}에 대해 어떤 자연수 n∈Nn \in \mathbb{N}이 존재하여 n>an \gt a이 성립한다. 또한, 임의의 양수 ϵ>0\epsilon \gt 0에 대해 어떤 자연수 n∈Nn \in \mathbb{N}이 존재하여 0<1n<ϵ0 \lt \frac{1}n \lt \epsilon이 성립한다.

첫 번째 정리의 의미는, 어떤 실수보다 큰 자연수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 되고, 그로부터 따라나오는 두 번째 정리는, 어떤 양의 실수보다 1n\frac{1}n을 작게 만들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두 번째 정리가 첫 정리로부터 따라나오는 것은, 주어진 aa에 대해 1a\frac{1}a에 첫 번째 정리를 적용하면 됩니다.

이제 드디어 수열의 극한을 정의할 수 있습니다.

Definition) (수열의 극한) 자연수 위에서 정의된 실수열 ⟨xn⟩\langle x_n \rangle이 어떤 실수 α∈R\alpha \in \mathbb{R}로 수렴한다는 것은, 임의의 양수 ϵ>0\epsilon \gt 0에 대해 n≥N⇒∣α−xn∣<ϵ n \geq N \Rightarrow \lvert \alpha - x_n\rvert \lt \epsilon 을 만족하는 N∈NN \in \mathbb{N}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정의에 대한 의미는 다음 섹션에서 더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2) 수열의 정의와 ϵ−N\epsilon-N 게임

위 정의의 의미는, 어떤 수열이 실수 α\alpha로 수렴한다는 것이, 수열의 함수값 xnx_n이 일정 시점을 지난 후에는 α\alpha로 한없이 가까워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한없이 가까워진다’라는 표현을 쓸 수 있는 까닭은, α\alphaxnx_n의 차이를 제한시켜주는 ϵ\epsilon을 임의의 양수로 잡았기 때문인데요. 언뜻보면 ϵ\epsilonϵ=100\epsilon = 100, 또는 ϵ=100000000\epsilon =100000000와 같은 엄청나게 큰 숫자로 잡을 수 있기 때문에, 말이 안되는 것 같아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임의의’ ϵ\epsilon에 대해 성립한다는 뜻은, ϵ=100000000\epsilon =100000000일 때도 성립하지만 반대로 ϵ=0.00000001\epsilon =0.00000001일때도 성립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제 위 정의가 조금 말이 되는 것 같으신가요?

이제 앞의 정의에서 눈여겨보아야 할 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1. 수열의 수렴의 정의는 수열이 ‘어디로’ 수렴하는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2. 따라서 수열의 수렴을 논하기 위해서는 실수 α\alpha가 주어져야 한다.
  3. 또한 ϵ>0\epsilon \gt 0이 주어진 후 조건을 만족하는 N∈NN \in \mathbb{N}을 찾는 것이 목적이다.

이제 어떤 부분이 ϵ−N\epsilon-N 게임인지 느낌이 오시나요? 포스트 1에서 소개한 친구 A와 진행했던 보따리 게임과 비슷합니다. 포스트 1에서 소개되었던 수열 xn=1nx_n = \frac{1}n에 대해 ϵ−N\epsilon-N 게임을 진행해보죠.

수열 xn=1nx_n = \frac{1}n의 수렴값이 00임은 잘 알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수렴값 α\alpha를 알고 있다는 전제하에 게임은 시작됩니다. 이제 친구 A는 수열이 0으로 수렴하지 않음을 보이려고 한다고 생각해봅시다. xnx_n의 값들은 11, 0.50.5, 0.333…0.333\dots, 0.250.25와 같은 방식으로 나아갈 것이기 때문에, 친구 A가 어떤 작은 ϵ\epsilon을 제안합니다. 이때 ϵ\epsilon00으로 잡는 것은 허락되지 않습니다.

예로, 친구 A가 10−910^{-9}을 제안했다고 생각해봅시다. 이제 우리는 N∈NN \in \mathbb{N}10910^9으로 잡으면, NN보다 큰 모든 자연수 nn에 대해 위 등식이 성립함을 알 수 있습니다. 너무 쉽습니다.

전 라운드에서 저에게 패배한 친구 A는 이제 제가 그러한 숫자를 찾는 것이 힘들도록, 1eπ100\frac{1}{e^{\pi^{100}}}과 같은 이상한 숫자를 찾았다고 가정해봅시다. eπ100e^{\pi^{100}}보다 큰 자연수 NN을 찾는 것은 아주 귀찮은 일이기 때문에, Lemma를 활용하여,

잘 모르겠는데 그런거 있대.

를 시전하면 됩니다. 포스팅 1에서 설명드린, 이 게임을 이기기 위한 조건이 충족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아르키메데스 법칙은 어떠한 엄청나게 작은 실수 ϵ>0\epsilon \gt 0에 대해서도 1n<ϵ\frac{1}n \lt \epsilon인 자연수가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명제입니다. 또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점은, 이번 게임에서는 수열이 ⟨1x⟩\langle\frac{1}x\rangle 꼴로 주어졌기 때문에 아르키메데스 원리가 바로 적용될 수 있었으나, 수열의 형태가 달라지면 아르키메데스 원리 또한 적절히 변형되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위의 정의를 부정하여 수열의 발산하는 경우에 대해 이해를 해보겠습니다.

Definition (수열의 발산) 어떤 수열 ⟨xn⟩\langle x_n \rangle이 발산한다는 것은, 모든 α\alpha에 대해 어떤 ϵ>0\epsilon \gt 0가 존재해서, 어떤 N∈NN \in \mathbb{N}에 대해서도 n≥Nn \geq N이 존재하여 ∣α−xn∣≥ϵ\lvert \alpha - x_n\rvert \geq \epsilon이 성립한다.

아주 복잡해졌지만, 이는 수열의 정의를 충실하게 부정한 것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이제 위의 정의를 통해서, (−1)n(-1)^n과 같은 수열이 발산함을 보일 수 있게 됩니다.

3) 수열의 극한의 연산

이제 마지막으로, 수열의 연산과 관련한 정리를 소개하고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총 4가지의 정리를 소개할텐데, 이 중 처음 것에 대한 증명은 직접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극한의 정의를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중점적으로 봐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나머지 정리에 대한 증명은 해석학 책을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Theorem) x,y∈Rx, y \in \mathbb{R}이고, 수열 ⟨xn⟩\langle x_n \rangle⟨yn⟩\langle y_n \rangle이 각각 xx, yy로 수렴할 때 다음이 성립한다.

  1. lim⁡n→∞xn+yn=x+y\lim\limits_{n \to \infty} x_n+y_n = x+y
  2. α∈R,lim⁡n→∞αxn=αx\alpha \in \mathbb{R}, \lim\limits_{n \to \infty} \alpha x_n = \alpha x
  3. lim⁡n→∞xn∗yn=xy\lim\limits_{n \to \infty} x_n*y_n = xy
  4. y≠0,lim⁡n→∞xnyn=xy y \neq 0, \lim\limits_{n \to \infty} \frac{x_n}{y_n} = \frac{x}{y}

Proof of 1) 항상 ϵ>0\epsilon \gt 0가 주어졌다는 가정에서 시작합니다. 이제 ⟨xn⟩\langle x_n \rangle⟨yn⟩\langle y_n \rangle이 각각 수렴하는 수열이므로, 자연수 N1N_1, N2N_2가 존재해서, n≥N1⇒∣xn−x∣<ϵ2,n≥N2⇒∣yn−y∣<ϵ2, n \geq N_1 \Rightarrow \lvert x_n - x \rvert \lt \frac{\epsilon}{2}, n \geq N_2 \Rightarrow \lvert y_n - y \rvert \lt \frac{\epsilon}{2},
이 성립합니다. 여기서 ϵ2\frac{\epsilon}{2}로 잡은 것은, ϵ\epsilon은 어차피 임의의 양수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이제 N=max{N1,N2}N = max\{N_1, N_2\}로 두면, n≥Nn \geq N일 경우 n≥N1n \geq N_1, n≥N2n \geq N_2이므로,
∣(xn+yn)−(x+y)∣≤∣xn−x∣+∣yn−y∣<ϵ2+ϵ2=ϵ \lvert (x_n+y_n) - (x+y) \rvert \leq \lvert x_n - x \rvert + \lvert y_n - y \rvert \lt \frac{\epsilon}{2} + \frac{\epsilon}{2} = \epsilon이 되어 증명이 끝납니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삼각부등식을 사용 하였습니다.

나머지 증명에 대해 간략하게 스케치를 하자면, 두 번째 증명의 경우, ϵ\epsilonϵ2\frac{\epsilon}{2}이 아닌 ϵ∣α∣\frac{\epsilon}{|\alpha|}로 두면 증명이 됩니다. 세 번째 증명의 경우 "수렴하는 수열은 유계이다"라는 보조정리가 필요합니다. 네 번째 증명의 경우, 분모의 yny_n이 0이 되지 않도록 하는 추가적인 절차가 필요합니다.

구체적인 증명과정을 이해하지 못하셔도 다음 포스트를 이해하는데 문제는 없습니다. 다만, 위 증명에서 ϵ\epsilon 대신 ϵ2\frac{\epsilon}{2}를 잡아도 문제가 없는 이유에 대해 곱씹어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실제로, n≥N⇒∣α−xn∣<ϵ n \geq N \Rightarrow \lvert \alpha - x_n\rvert \lt \epsilon
에서 n≥Nn \geq N≥\geq>\gt으로 바뀌거나, 오른쪽 부등식이 ∣α−xn∣≤ϵ\lvert \alpha - x_n\rvert \leq \epsilon 로 바뀌어도 원래 조건과 동치임을 보일 수 있습니다. 또, 연산에 있어 필요에 따라 ϵ2\frac{\epsilon}{2}, ϵ2\epsilon^2 등으로 두어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논의가 많이 부족하지만 수열의 극한과 그 기본적인 성질에 대해서 짚고 넘어갔습니다. 이제 남은 두 포스트에서는 함수의 극한과 연속을 어떻게 정의하는지, 그리고 미분가능성은 어떻게 정의하는지 살펴보도록 할텐데요. 이후 글들 또한 수열의 극한을 다뤘던 것과 비슷하게 아주 기초적인 정의와 성질만 소개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이 글에서 수열의 극한에 대해 확실하게 이해하지 못하신 것 같더라도 다음 포스트를 충분히 잘 이해하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오히려 그 부분들을 보고 이 글을 다시 보시는 것이 이해에 더 용이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수열의 극한의 정의한 것과 비슷한 방법으로 함수의 극한에 대한 정의를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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