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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연재 - etc/[에세이] 모태 공돌이의 과학기술 에세이

[001] 착륙하는 로켓들 - 우주 탐험 수단의 발전

by STEMSNU 2015. 12. 27.

우주 탐험의 역사

1943년 여름 발사 중인 V-2 로켓. Bundesarchiv, Bild 141-1880 / CC-BY-SA 3.0

  인류에게 비극을 가져왔던 세계 대전은 역설적으로 과학 기술에 많은 발전을 가져왔습니다. 로켓 과학도 그 중 하나인데요, 독일이 미사일 용도로 개발한 V-2로켓 등은 세계대전 종전 이후 인공위성을 우주로 쏘아올리는 기반 기술이 되었습니다.

스푸트니크 인공위성의 복제판. @NASA


  1957년 소련이 첫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 1호를 발사하며 우주 탐험 시대 (그리고 우주 경쟁 Space Race 시대)의 시작을 끊었고, 1961년엔 최초의 우주인 유리 가가린을 우주에 보냄으로서 우주 경쟁에서 앞서갔습니다. 미국은 바로 한 달 뒤 앨런 셰퍼드를 우주로 보냅니다.

 처음으로 달에 비행체를 보낸것도 러시아였지만 (루나 2, 1959), 처음으로 지구 밖의 땅에 사람 발자국을 찍은 것은 미국이 앞섰습니다.

 1962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라이스 대학교에서 했던 연설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합니다.

라이스 대학교에서 연설중인 존 F. 케네디. @NASA


”We choose to go to the Moon in this decade and do the other things, not because they are easy, but because they are hard” -John F. Kennedy, Rice Stadium, 1962

”우리는 1960년대 안에 달에 가고 다른 일들도 하기로 했습니다. 쉽기 때문이 아니라, 어렵기 때문에 그 일을 하려는 것입니다.” -존 F. 케네디, 라이스 경기장, 1962년


  네, 그리고 1970년을 몇 달 남겨놓고 아슬아슬하게 인류는 달에 도착합니다. 닐 암스트롱, 버즈 올드린, 그리고 마이클 콜린스 이 셋은 1969년 7월 16일, 지구인 최초로 아폴로 11호를 타고 달에 도착합니다. (사실 마이클 콜린스는 궤도선에 머물렀지만..)

달에 인류의 첫 발자국을 남기기 위해 착륙선에서 내리는 암스트롱. @NASA


 이 임무에서 암스트롱이 한 유명한 말이 있죠.

”That’s one small step for [a] man, one giant leap for mankind.” -Neil Armstrong, ~Moon~, 1969

”한 인간에게는 작은 한 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거대한 도약입니다.” -닐 암스트롱, 달, 1969년

 사실 달을 처음 밟은 건 암스트롱이 아닌 올드린이라는 소문이 있는데, 이는 코난 쇼에서 코난 오브라이언과 버즈 올드린이 합작하여 장난을 친 것입니다. :)

재사용 가능한 우주선


2007년 10월 23일 발사중인 디스커버리 호. @NASA


 1981년 4월, NASA는 역사의 한 부분을 기록하는 우주 왕복선 엔터프라이즈 호의 발사에 성공했습니다. 큰 주황색 로켓 옆에 얇은 흰색 로켓 두 개, 그리고 그 위에 우주선 하나. 아마 우주선이라고 하면 이 모습을 떠올리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은 말 그대로 우주를 오가는 비행체를 목표로 개발되었으며, 흰색의 1차 부스터 등 우주선의 여러 부분을 재활용할 수 있게 설계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제작 비용 절감 등의 효과를 가져오고, 발사 준비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시키기를 기대했지만 예상보다 복잡한 설계, 비싼 유지비용, 예상보다 훨씬 적은 운항 횟수 등 때문에 비효율적인 프로젝트가 되었습니다. 2011년 7월 8일, 아틀란티스 호의 임무를 마지막으로 우주왕복선 사업은 30년간의 막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NASA는 장거리 여행을 위한 발사체 등을 만들기 위한 계획을 내놓았고, 장기적으로는 화성 탐사를 준비하고 있으며 재사용 가능한 로켓에 대해서는 당분간 손을 대지 않으려는 것 같아 보입니다만…

 민간 기업들에서 우주 산업에 혁신을 가져오기 시작했습니다!

 2015년 11월 23일에 아마존의 CEO인 제프 베조스의 우주산업 회사인 Blue Origin에서 세계 최초의 완벽히 재활용 가능한 우주선인 New Shepard호의 발사 및 착륙에 성공했습니다.


착륙한 New Shepard호. (c) Blue Origin



 *우주에 나가는 순간부터 오른쪽 아래에 SIMULATION이라고 써있는 부분은 컴퓨터 그래픽입니다.

 “Perfect landing. WE MADE HISTORY TODAY. Now, who wants to go space?”

 우주 왕복선은 흰색 부스터들은 바다 어딘가에 떨어지고, 주황색의 연료탱크는 재활용이 불가능해 대기권을 통과하며 타서 없어지는 단점이 있었던 반면, 이번 Blue Origin의 우주선 발사는 이 문제를 해결하고, 영화에서 보던 우주선 착륙처럼 로켓을 땅에 무사히 착륙시키는데 성공했습니다.

 400km 상공의 국제 우주정거장에 사람을 보내는 우주왕복선과 달리, New Shepard호는 우주 관광을 위해 100km 상공에 4분 정도 머무르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훨씬 작은 로켓으로 발사가 가능하긴 하지만, 발사체를 무사히 제어해 착륙시킨 것은 매우 큰 발전이 아닐 수 없습니다.


Alal Shepard. @NASA


  *New Shepard호의 이름을 어디서 따 왔을까요? 게임 매스이펙트의 주인공 셰퍼드 사령관.. 은 아니고 위에 언급된 최초의 미국 우주인이자 두 번째 우주인인 Alan Shepard의 이름을 따 지어졌습니다. (매스이펙트의 셰퍼드도 이분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하네요)

그런데, 단 며칠만에...

 사실 Blue Origin보다 더 민간 우주여행 산업에대해 열심히 연구하던건 앨론 머스크의 SpaceX라는 회사였는데, 11월 당시만 해도 SpaceX가 이 경쟁에서 뒤로 밀렸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A landed rocket.

Posted by SpaceX on 2015년 12월 21일 월요일

 12월 21일, SpaceX는 훨씬 더 강력한 로켓을 착륙시키는데 성공합니다! Landed rocket이라니, 로켓이 착륙했다는 말을 잘 음미해보면 온몸에 전율이 올 겁니다 ㅎㅎ

 SpaceX의 발사체 Falcon 9은 실제로 우주로 화물을 운송하고 있는 로켓인데, 여기에 부스터를 귀환시키는 기능을 추가하고 있는 것입니다. Falcon 9의 총 적재량은 130톤으로, 위에 있는 Blue Origin의 New Shepard호(40톤) 3대를 한번에 우주로 보내고도 부스터를 귀환시킬 수 있는 정도의 추진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래 그림이 두 발사체의 경로를 보여주는데, 딱 봐도 SpaceX의 시도가 훨씬 어려워보이죠? (사실 둘 다 엄청나게 어렵습니다)

New Shepard와 Falcon 9의 경로 비교. zlsa@reddit

 이런 로켓을 쏘아 올렸다 다시 착륙시키는 것은 연필을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위로 던졌다가 빌딩 반대편에 있는 신발 상자에 수직으로 착륙시키는 정도의 난이도라고 하는데요, 아래 동영상에서 그래픽과 착륙 장면을 확인해보실 수 있습니다.

 2차 추진체를 회수하지 못하는 등의 손실은 우주왕복선과 비슷하지만, 원래는 한 번 쓰고 버리는 1차 추진체를 안전히 착륙시켜 빨리 재사용할 수 있게 하는 등 우주로 화물을 운송하는 데 드는 비용을 혁신적으로 줄였고, 아마 앞으로 더 엄청난 우주 운송 시스템들이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References

http://www.nasa.gov/returntoflight/system/system_STS.html
https://en.wikipedia.org/wiki/Space_exploration
https://en.wikipedia.org/wiki/We_choose_to_go_to_the_Moon
https://en.wikipedia.org/wiki/Apollo_11
https://en.wikipedia.org/wiki/Space_Shuttle
https://en.wikipedia.org/wiki/Criticism_of_the_Space_Shuttle_program
http://www.nasa.gov/returntoflight/system/system_STS.html
http://www.nasa.gov/about/whats_next.html
http://www.spacex.com/webcast/
https://www.blueorigin.com/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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