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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백서/조선해양공학과

조선해양공학과: 선박해양설계이론

by STEMSNU 2023. 7. 13.

거대한 선박은 어떠한 과정을 통해 크기와 각종 치수들이 결정되는걸까요?
조선해양공학과의 선박해양설계이론을 소개드립니다.

1. 과목에서 배울 수 있는 내용

1) 과목 개요

선박이 만들어지기까지 다양한 절차가 진행되며 조선소에서는 각 절차에 맞는 설계가 이루어지고 각각의 절차에서 설계도가 작성됩니다. 선주(船主)와의 계약을 위해서는 선주가 원하는 기본 요구조건들과 기본적인 선형(船型) 등이 포함된 간단한 설계도가 필요한데, 이러한 설계도를 작성하는 과정을 기본 설계 혹은 영업 설계라 부릅니다.

본 교과목은 2학기에 개설되는 3학년 전공 선택 교과목으로, 배의 설계를 위한 기본 이론을 배우며 각종 경험식과 수식 등에 변수들을 대입하여 주요 치수와 사양의 최적값을 결정하는 과정을 배울 수 있는 과목입니다.선박 및 해양구조물 선체(Hull)의 기본 설계를 위한 기초이론을 세분화하여 배울 수 있습니다. 기본 설계 과정을 주요 치수 결정, 주기관 및 프로펠러 결정, 선형 설계, 일반 배치 설계, 구조 설계, 의장 설계의 여섯 가지 과정으로 나누어 배우게 됩니다. 본 교과목은 선박 및 해양구조물의 기본 설계를 위한 핵심 이론을 다루고 있으며, 최종 보고서를 통해 선박 및 해양구조물의 기본 설계를 직접해볼 수 있는 기초 능력을 기를 수 있습니다.

2) 주요 치수 결정

주요 치수 결정 단계에서는 크게 (1)물리적 제약 조건, (2)선주의 요구 조건, (3)이미 설계된 기존 선박의 제원 활용을 고려합니다.  이 세 가지를 통해 최적 주요 치수를 결정합니다. 여기서 주요 치수란, 선박의 전체 크기를 나타낼 수 있는 지표들로 선박의 길이, 폭, 깊이, 선박이 물에 잠기는 깊이, 방형계수, 경하중량, 재화중량을 말합니다. 

방형계수는 선박이 물에 잠기는 부피가 완전한 직육면체인 네모난 선박 대비 얼마나 공간을 차지하는지 나타내는 계수 값입니다. 선박이 물에 잠기는 부피는 완전한 직육면체가 아니라 바닥 부분이 뾰족하여 앞에서 선박을 바라보았을 때, v자모양으로 선박이 물에 잠겨있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완전한 직사각형 대비 어느정도의 부피를 차지하는지를 방형계수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이때 방형계수가 작을 수록 선박은 더 빠른 속력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선주가 빠른 속력을 원할 시에 방형계수가 작도록 설계를 진행해야합니다.

그림 1 방형계수 [marinegyaan.com]


그렇다면 실제로 이 주요치수결정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주요 치수 결정과정은 크게 3단계로 이루어집니다.

첫 번째, 물리적 제약 조건식을 활용하여 5개의 주요 치수를 결정합니다. 선박이 물에 떴다는 말은, 선박이 물에잠긴 부피만큼의 해수 무게가 선박의 전체 무게와 같다는 말입니다. 즉, 선박의 무게와 화물의 무게를 합친 무게는 선박이 물에 잠긴 부피에 해수밀도를 곱한 값이어야 합니다. 이를 식으로 적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그림2 물리적 제약 조건식


위 식에서 우리는 길이, 폭, 물에 잠긴 깊이, 방형계수, 선박의 무게, 화물의 무게 총 6개의 주요 치수를 결정해야합니다. 6개의 변수가 존재하므로 6개의 식이 존재해야합니다.(1)선주는 얼마나 많은 화물을 한 번에 운송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므로, 선박에 한 번에 실을 수 있는 화물의 무게를 조선소에 요구합니다. 또한 선박이 지나가거나 머무르는 운하와 항구는 물의 깊이가 제한되어 있습니다. (2)이 때문에 선주는 사전에 선박이 지나갈 항구와 운하를 고려하여 선박이 물에 잠기는 깊이를 조선소에 요구합니다. (3)선박이 화물을 실어도 물에 떠야하므로 앞서 제시한 그림2의 제약 조건식을 만족해야합니다. 여기까지가 선주의 요구 조건과 물리적 제약 조건을 고려하였고, 6개의 변수를 확정하기 위해서는 3개의 식이 추가로 필요합니다. 이는 이미 기존에 설계되어 운항 중인 선박의 제원을 그대로 가져다 쓰는 것으로 가정합니다. (4)선박의 부피에 대한 무게 비는 기존 선박의 비와 같다고 가정합니다. (5)선박의 길이에 대한 폭의 비는 기존 선박의 비와 같다고 가정합니다. (6)선박의 방형계수는 기존 선박의 계수와 같다고 가정합니다. 이렇게 되면 6개의 변수와 6개의 식이 만들어지므로 우리는 주요치수 6개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선주가 요구하는 화물창의 부피를 맞추기 위하여 남은 하나의 주요치수인 선박의 깊이를 결정합니다. 아래의 그림3의 수식처럼, 화물창의 부피는 길이, 폭, 깊이의 곱에 비례한다고 가정할 수 있습니다. 이때 비례상수는 기존선박의 비례상수를 그대로 사용하며, 선박의 길이와 폭은 앞서 구했기 때문에, 선주가 요구하는 화물창의 부피에 해당하는 선박의 깊이를 확정지을 수 있습니다.

그림3 선주의 요구에 의한 화물창 부피 조건식


세 번째, 확정지은 7개의 모든 주요치수들이 선박을 운항할 때 안전한지 여부를 확인합니다. 선박의 안정적인 운항을 위해 선박의 깊이와 선박이 물에 잠긴 깊이 사이에 차이를 두어야합니다. 이 차이값을 건현이라고 부릅니다. 아래의 그림4에 draught가 선박이 물에 잠긴 깊이(흘수), freeboard가 건현입니다. 건현이 없다면, 파도가 치거나 선박이 조금이라도 위아래로 움직이게 되면 선박 위로 물이 차올라 배가 가라앉을 위험에 처하게 됩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최소 건현 길이를 안전 규정에 정의해두고 있습니다. 확정지은 7개의 주요 치수들로 선박을 설계하였을 때, 건현 길이가 최소 건현 길이 이상인지를 확인하여 선박의 안전을 확임함과 더불어 앞서 구한 7개의 주요 치수를 최종적으로로 확정하게 됩니다.

그림4 건현과 선박이 물에 잠긴 깊이[P. Iervolino, R. Guida, and P. Whittaker, “A model for the backscattering from a canonical ship in SAR imagery,” Ieee Journal of Selected Topics in Applied Earth Observat]

 

  주요 치수 결정 과정은 선박의 기본 설계 과정 중 가장 핵심적인 부분으로 전체 수업의 절반정도를 이와 관련하여 강의를 듣게 될 것입니다. 정리하자면, 선박의 길이, 너비, 깊이, 물에 잠긴 깊이, 방형계수, 경하중량, 재화중량 총 7개의 주요 치수에 대해 선주의 요구조건(화물 무게, 배가 물에 잠기는 깊이, 화물창 부피), 물리적 제약조건(부양성), 그리고 안전규정(최소 건현 길이 등)을 바탕으로 최적의 주요 치수를 결정합니다. 이때 기존에 이미 운항 중인 선박의 제원을 활용하여 최적 치수를 확정할 수 있게 됩니다. 정확한 정답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가정을 했느냐에 따라 여러가지의 최적 치수가 나오기 때문에 처음 배우실 때는 다소 모호할 수가 있습니다.

 

3) 주기관 및 프로펠러 결정

주기관 및 프로펠러 결정 단계에서는 저항 및 주기관 마력 추정 방법, 주기관 선정 방법, 프로펠러의 주요 치수 결정 방법 등을 배웁니다. 이 부분에서는 프로펠러 형상의 특징과 주기관의 특징에 대해 배우며 이후 선박의 전진비와 토크계수, 추력계수 그래프를 그려 프로펠러 형상을 추정하고, 주기관의 회전수-마력 그래프를 통해 주기관의 사양을 추정하게 됩니다. 주기관과 프로펠러의 치수와 사양을 결정하는 과정은 굉장히 복잡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흐름을 직관적으로 이해한 후에 세부적인 단계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체적인 흐름으로 주기관 및 프로펠러 결정과정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선박이 어느정도의 추진력을 내야할지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선박이 해수를 가르며 나아갈 때 받는 전체저항을 고려해야합니다. 이 저항은 선박의 형상과 선박의 속력에 따라 결정됩니다. 따라서, 먼저 앞선 주요 치수 결정과정을 통해 결정된 주요 치수들과 선주가 요구하는 선박의 속력을 경험식에 대입하여 전체 저항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선박이 받는 전체 저항은 아래의 그림5와 같이 여러가지 하위 저항의 합으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각각의 하위 저항들에 해당하는 경험식에 선박의 속력과 결정된 주요치수를 대입하여 전체 저항을 구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저항 추정 과정을 ‘Holtrop-Mennen 경험식을 활용한 저항 추정’이라 부릅니다. 선박의 저항을 알면 선박의 주기관과 프로펠러가 내야할 추진력을 알 수 있습니다. 선박이 받는 저항보다 약간 더 큰 힘을 주면 선박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에, 주기관과 프로펠러가 내야할 추진력은 선박의 저항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림5 Holtrop-Mennen 저항 추정식 [선박해양설계이론 노명일 교수님 강의자료]


두 번째, 기존의 비슷한 제원의 선박이 사용한 주기관과 사양이 같다고 가정하여, 주기관의 마력과 프로펠러 회전수를 가정합니다. 

세 번째, 가정된 주기관의 마력과 프로펠러 회전수에 따른 프로펠러의 최적 치수를 구합니다. 이때 선박의 전진비(J)에 따른 추력계수(K_T) 그래프가 프로펠러의 최적 치수를 결정하는 데에 활용됩니다. 이 그래프를 프로펠러 단독성능 시험 그래프(POW curve)라고 부릅니다. 이때 선박의 전진비란, 프로펠러가 한 바퀴 돌았을 때 선박이 얼마나 전진하는지를 비율로 나타낸 값이고, 추력계수는 주어진 전진비에 따른 선박의 추진력을 무차원화하여 나타낸 값입니다. 아래의 그림6이 바로 POW curve입니다. 이때, 이론 추력계수(보라색)와 실제 추력계수(파란색)의 교점이 바로 프로펠러 최적 설계점(초록색)이 됩니다. 프로펠러의 치수값들을 조금씩 바꿔가며, 선주가 원하는 속력에 따른 전진비(J)에서 이론 추력계수와 실제 추력계수의 교점이 만들어지는 순간 프로펠러의 치수를 확정하게 됩니다.

그림6  POW Curve와 프로펠러 최적 설계점(J=0.445)


네 번째, 확정된 프로펠러의 치수와 주기관의 사양을 통해 어떤 주기관을 사용할지 실제 엔진 모델을 확정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주기관의 회전수-마력 그래프를 활용합니다. 아래의 그림7은 주기관의 회전수-마력 그래프로, MAN 엔진회사의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예시로 그려보았습니다. 복잡하게 생겼지만, 회색 실선으로 그려진 사각형, +와 ㅁ표시의 점만 기억하면 됩니다. 회색 실선으로 그려진 사각형은 실제 엔진의 사양 범위을 나타낸 그래프로, 여기서는 MAN사의 ‘7G80ME-C10.6-HPSCR’ 엔진이 낼 수 있는 회전수와 마력을 범위로 나타낸 것입니다. 즉, 이 엔진을 사용할 경우 회색 사각형 안에서만 엔진의 운용이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ㅁ표시의 점은 평상시 배의 엔진 회전수와 마력을 표시한 점입니다. +표시의 점은 긴급 상황 시 배가 낼 수 있는 최대 엔진 회전수와 마력을 표시한 점입니다. 즉, 저 두 점이 모두 회색 사각형 안에 들어왔기 때문에,  ‘7G80ME-C10.6-HPSCR’ 엔진을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림7 엔진의 회전수와 마력에 따른 그래프 [MAN]

 

4) 선형 설계, 일반 배치 설계, 구조 설계, 의장 설계

선형 설계 단계에서는 선박 형상의 생성, 변환 및 수정 방법과 선형의 성능 평가 방법을 배우며, 일반 배치 설계 단계에서는 관련 규정 및 배치 설계 방법을 익힌 뒤 선박 계산 방법을 배웁니다. 구조 설계 단계에서는 관련 규정, 종강도 평가 방법, 구조 부재의 치수 계산 방법 등을 배우고, 의장 설계 단계에서는 선체 의장, 기관 의장, 선실 의장, 전기 의장으로 나누어 설계 방법을 간략히 배웁니다. 이 단계들은 정량적인 수식으로 설계를 한다기보단 예시 등을 보며 어떤식으로 설계가 이루어지는지 전반적인 설계 과정만을 다루기 때문에 편안하게 공부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앞서 살펴본 선박의 주요 치수 결정 과정과 선박의 주기관 및 프로펠러 결정과정에 비해서는 다소 마이너한 부분이므로 언급만 하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2. 선배로서의 조언

선박해양설계이론 교과목은 다른 전공 교과목과의 큰 연관성은 없기 때문에 부담없이 들으시면 될 것 같습니다. 특별히 선수강이나 동시수강을 추천하는 과목은 없으며, 다만 수강 이후 조선소 설계 직렬 혹은 선급에서 인턴업무를 수행한다면 배운 이론이 현장에서 실제로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몸소 느껴볼 수 있으리라 기대됩니다. 때문에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에 진행되는 공학지식의 실무응용 현장 실습 교과목을 본 교과목을 수강한 이후에 수강하시길 추천 드립니다.

본 교과목을 공부하기 위해서는 따로 외부자료를 참고할 필요느 없으며 교수님께서 올려주시는 강의자료만을 가지고 공부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특히, 각종 선박 용어가 등장하기 때문에, 1학년 전공필수 교과목인 ‘조선해양공학의 이해’의 내용을 상기하며 공부한다면 큰 어려움은 없을 것입니다. 강의자료에는 복잡한 수식과 경험식 그리고 변수들이 나오는데, 핵심만 파악하여 간략히 이해하고, 어떤 변수들이 어떻게 변했을 때 선박의 운항에 어떻게 미치는지 정도만 파악하면 큰 어려움 없이 교과목 공부를 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교과목을 수강하게 되면 최종 보고서를 제출하는 과제가 하나 있습니다. 이는 조선소의 설계 직렬 종사자가 되어 교수님께서 제시하신 선주 요구 조건에 따라 직접 배의 주요 치수와 주기관과 프로펠러 등을 결정하고 구조와 의장에 따른 비용을 산출하는 과정을 보고서로 작성하는 과제입니다. 이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결정하고 산출하는 과정을 통해 선박의 설계의 전반적인 과정을 몸소 느껴볼 수 있습니다.


3. 과목이 진로 선택에 도움되는 점

조선소에서 설계 직렬로 근무하게 된다면, 이 교과목은 가장 많이 활용되며 실제 업무와 직접적인 연관성을 가지고, 업무를 하는 데에 있어서 관련 지식을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조선소 설계 직렬에 관심이 있다면 이 교과목을 꼭 들으시기를 강력히 추천 드립니다.

꼭 설계 직렬이 아니더라도 조선해양공학도라면 배의 기본 설계 과정은 알아두면 조선소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기본 설계에 대해서도 알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됩니다. 조선해양공학도라면 한 번쯤은 들어보시길 강력히 추천 드립니다


4. 맺음말

선박해양설계이론은 배의 설계를 위한 기본 이론을 배우며 각종 경험식과 수식 등에 변수들을 대입하여 주요 치수와 사양의 최적값을 결정하는 과정을 배울 수 있는 과목입니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이외에도 최종 보고서를 통해 실제 조선소의 선박 기본 설계자가 되어 직접 선주의 요구조건과 물리적 제약조건 등을 고려하여 비용적인 측면에서 최적 치수와 사양을 직접 결정해보는 실무적인 경험을 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니 이 교과목에 대한 많은 관심을 바라며 수강을 강력히 추천 드리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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