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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연재 - 화학생물공학/[물질전달] 학부생을 위한 물질전달 10선

여덟 : Mass transfer between phases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6. 5. 22.

# 여러 상에서의 물질 전달

지금까지는 모두가 한 상(phase)에서 일어나는 물질 전달에 대해 배웠는데요. 이번에는 기체/고체, 기체/액체와 같이 서로 다른 두 상이 접할 때 물질 전달이 어떻게 이루어지는 다루어 볼까 합니다. 이미 라울의 법칙, 헨리의 법칙 등을 통해서 기체/액체가 접해 있는 경우 용질이 어떻게 분포하는지에 대해서는 고등학교나 대학교 1학년 때 배웠을 거에요. 하지만 물질들이 얼마나 빠르게 상 경계를 지나 이동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감이 안 오실거에요. 이번 시간에는 이 속도에 대해서 공부해 보겠습니다.

개념 이해


먼저 개념을 좀 정리하고 갑시다. 우리는 라울의 법칙이나 헨리의 법칙을 통해서 기체와 액체가 평형 상태에 있을 때 한 성분 A의 몰 분율이 각 상에서 다르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모른다면 링크를 통해서 다시 한 번 공부해보세요.) 위의 그래프에서도 기체에서의 몰분율( )와 액체에서의 몰분율( )가 다른 것을 확인할 수 있어요. 또한 기체와 액체 상은 지금 평형에 도달하지 않았고, (몰 분율의 차이를 봤을 때, 기체에서 액체로) 물질 전달이 이루어지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각 상에서의 몰분율이 경계면( )에서 멀어질 수록 평형값으로부터 멀어집니다.
그런데 이렇게 두 상의 경계에서 물질 전달이 일어날 때 같은 것이 있는데요. 그것은 바로 molar or mass flux의 크기와 방향입니다. 이는 두 상이 아주 딱 접하고(두 상 간의 간격이 없음) 있기 때문에 중간에 마찰 등에 의해서 손실되는 플럭스가 전혀 없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항상 다음의 식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로 쓸 수 있는데, 이는 열 전달에서 대류 열전달 계수 처럼 복잡한 상호작용을 다 고려한 계수 을 써서 기체 상에서의 물질 전달을 나타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액체에서는 우리가 이제까지 많이 써왔던 것처럼 대류를 살짝 무시함으로써 단순히 확산법칙으로 molar flux를 기술할 수 있습니다.(②번 식)
그리고 중요한 것이 기체와 액체 사이에 평형이 존재하여 기체에서의 몰분율( )와 액체에서의 몰분율( )이 특정 관계를 갖는다는 것인데요. 보통은 의 꼴로 나타나지만, 복잡한 함수는 정신건강에 해롭기 때문에 우리는 간단히 이 함수가 기울기 인 직선이라고 합시다. 이를 농도 단위로 바꾸면 는 기체/액체 평형에서 용질이 어느 상에 얼마나 분배되어 있는지를 나타내주는 분배계수가 됩니다.(③번 식)


이제 식을 써서 정리해볼까요? 분배계수를 이용하면 기체/액체 계면에서의 농도를 없앨 수 있습니다. ④번과 ⑤번 식을 서로 더하면 평형 농도를 몰라도 기체와 액체에서 A물질의 bulk 농도만으로도 전체 molar flux가 어떤 값을 갖는지 구할 수 있습니다.

실전 문제


그럼 이 개념을 바탕으로 문제를 하나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위의 그림과 같이 두께 의 자연산화막이 형성되어 있는 실리콘 기판을 산소와 반응시켜 산화막 두께를 증가시키려 합니다. 산화막 내에서의 산소의 농도분포는 선형을 이루며, 산화에 의한 부피팽창은 무시할 만하다고 가정합시다. 이때 산화막 두께 를 시간의 함수로 구하세요. 단 벌크 산소의 농도는 , 기체상의 산소전달계수는 이고, 산화막 표면에서의 기체상 산농도와 고체상 산소농도 사이의 분배계수는 , 산화막 내에서의 산소확산계수는 , 실리콘과 실리콘 산화막 계면에서의 표면반응속도는 입니다. (제 11회 이동현상 경시대회 11번)

사용할 수 있는 식


문제에서 알 수 있듯이 기체상, 실리콘 산화막 상, 실리콘 세 종류의 상이 있고 그 상들 사이에서 물질 전달이 이루어지는 시스템입니다. 따라서 일단 사용할 수 있는 식들을 쓰면 위의 칠판에 쓴 것과 같습니다.
①번 식은 앞에 개념 설명을 이해하셨다면 산소가 많은 쪽( )에서 산소가 적은 쪽( )으로 기체 상 산소전달을 나타냈다는 것을 알 수 있을거예요. ②번 식은 산화막 내에서 산소의 농도가 선형을 이룬다는 조건을 이용해서 미분값이 곧 직선의 기울기가 됨을 알 수 있죠.
그리고 또 하나의 계면에 대해서도 식을 쓸 수 있는데요. 바로 산화막과 실리콘 계면이죠. 순수한 실리콘 쪽에서는 산소와 만나서 산화가 되는 반응이 의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이 속도는 단위 면적 당 단위 시간당 소모되는 산소의 몰 수로 산소가 공급되는 속도( )와 단위가 같다고 생각해야겠죠? (사실 문제에서 각 계수의 단위에 대해 정확히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사소한 부분은 직접 이렇게 쓰겠다고 정의를 하고 넘어가시면 됩니다.)

식 정리


자 이제 이렇게 흩어져 있는 유용한 식들을 다 합쳐봅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각 계면에서의 속도가 같다는 것으로부터 다음의 식을 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 하나 빼먹었네요. 우리의 분배계수를 또 사용해야 각 기체와 고체 계면에서의 농도가 없어지겠죠. 그래서 각각 ①, ②, ③번 식들을 분배계수를 대입하여 정리한 ①’, ②’, ③’ 식들을 싹 더해줍니다. 샤라라라~


그러면 깔끔하게 산소의 molar flux를 에 대해 나타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시간( )이 식 안에 안보이죠. 어디에 있을까요?
이 시간이라는 녀석을 찾을려면 상수가 아닌 것의 단위를 살피면 됩니다. 시간이 나올 수 있는 녀석은 오로지 산소의 molar flux ( )밖에 없습니다. 이 녀석을 좀 더 파헤쳐 보죠.
그리고 문제에서 주어지지 않은 조건이 있는데요. 바로 산화막 부피당 산소 몰 수가 고정(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근거는 실리콘 산화막이 증가하는 과정은 고정된 고체에 기체가 확산되면서 달라붙는 것이며 그 양은 화학양론적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 내에 숨어 있는 조건이라 사실 이 부분이 이 문제를 풀 때 가장 큰 산이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이제 차근차근 산소의 flux와 단위를 맞추기 위한 작업을 시작합니다. 먼저 산화막 부피 증가속도의 단위는 ( )인데요. 여기에 를 곱하면 가 되겠죠. 그럼 산화막 생성에 산소가 소모되는 속도가 되겠죠. 따라서 단면적 로 나누면 단위 면적 당 산소 소모 속도( )가 됩니다.
그런데 문제에서 실리콘 산화막이 생성될 때 산화에 의한 부피팽창이 없다고 했기 때문에 일정 부피당 산소의 농도는 시간에 따라 변하는 양이 아닙니다. steady-state가 문제 속에 숨어있는 것이죠. 따라서 mass balance는 이 되어 산소의 molar flux와 산소의 소모 속도가 같다는 결론이 도출됩니다.
따라서 이 식을 정리하고 시간에 대해 양변을 적분하면 ④번 식을 얻을 수 있습니다.

 
④번 식은 복잡해 보여도 그냥 흔한 2차 방정식인데요. 우리 모두 2차 방정식의 근을 구할 줄 알잖아요. 좀 복잡해서 그렇지. 저도 그래서 근의 공식으로 구할 수 있다는 것만 알려드릴게요. 물론 둘 중 하나는 0보다 작기 때문에 해가 될 수 없겠죠?

# 마무리

오늘은 두 가지 상이 접해 있을 때 물질전달이 일어나는 속도를 어떻게 구하는지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계면에서 물질 전달 속도가 같고, 분배계수에 의해 계면에서의 각 상에 녹은 물질의 농도가 특정한 관계를 갖는다고 가정하여 전체 물질 전달 속도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를 문제에 적용하여 실리콘 산화막이 자라는 속도를 구해보았는데요. 개념은 간단하지만 문제를 풀 때에는 문제 내에 숨어있는 조건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많이 깨달았을 거에요. 저도 그랬어요. 사실 여러 상이 접해 있는 상황은 실생활에서 매우 많이 쓰이는데요. 분배계수로 간단히 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한 경우가 대다수 입니다. 혹시 이런 경우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궁금하시다면 아래 첫 번째 참고문헌 페이지를 참고해주세요. 다음 시간에는 조금 더 난이도를 높여서 유체의 흐름과 물질전달이 동시에 일어나는 경우에 대해 다루어보려고 합니다. 그럼 다음에 만나요.

# 참고문헌

  • R. B. Bird, W. E. Stewart, E. N. Lightfoot, “Transport Phenomena“, John Wiley & Sons, Inc., 2007, p.687~690
  • 이동현상 부문위원회, “이동현상의 응용과 해법”, 한국화학공학회, 2011, p.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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