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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M - 학술세미나/전기정보공학

반도체 업계 동향과 산업계 소식

by STEMSNU 2022. 12. 20.

 

요즘 텔레비전을 틀면 반도체 산업에 대한 뉴스를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요. 팹리스니 파운드리니 무슨 소리인지 당최 알아듣기가 어렵습니다. 이 글을 통해 반도체 산업에 관련된 용어들을 쉽게 풀어 설명하고, 최신 반도체 업계 관련 재미있는 소식들을 전달드리려고 합니다.

 

<반도체 밸류 체인>

스마트폰 속 반도체 칩은 수없이 많은 국가들과 기업을 거쳐서 여러분들의 손에 오게 됩니다. 이는 반도체 산업이 기술 집약적이어서 반도체 생산 공정의 어느 부분을 특화하지 않으면 산업에서 경쟁력을 얻기 힘든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여러 기업들이 하나의 상품을 위해 긴밀하게 협력하는 구조를 서로 얽혀있는 사슬에 빗대어 반도체 밸류 체인이라고 부르곤 합니다. 반도체 밸류 체인은 크게 IP 설계, IC 설계, layout 설계, Fabrication, Packaging, 소부장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각 분야의 특성을 살려 칩리스(Chipless), 팹리스(Fabless) 등 별명으로 대신 불리기도 합니다.

반도체 밸류 체인과 각종 기업들

여기서부터는 약간 복잡한데요. 이해를 돕기 위해 독자 여러분들께서 '편의점 떡볶이’를 출시하려고 한다고 생각해봅시다. 먼저 재료를 준비해야 하고, 레시피도 만들어야 할테고, 떡볶이를 대량생산하기 위한 기계 장비들도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떡볶이를 소비자에게 안전하게 전달할 포장도 해야 겠지요. 반도체 산업도 비슷하게 돌아갑니다.

반도체 밸류 체인의 맨 앞에 있는 칩리스 기업들은 칩을 구성하는 기본 단계인 IP를 설계합니다. 비유하자면 가장 맛이 좋다고 알려진 떡, 고추장 레시피를 만드는 것이지요. 편의점 음식 제작 업체가 여러개여도 고추장 레시피가 여러개 필요한 것은 아니듯, 칩리스 기업 역시 기업의 숫자는 소수입니다. arm, synopsys등의 기업이 대표적인 칩리스 기업입니다.

다음으로 팹리스 기업들은 IP를 조합하여 칩을 설계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칩리스 기업들이 만들어놓은 떡과 고추장들을 잘 조합하여 맛이 좋은 떡볶이 레시피를 만들어내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만들려는 떡볶이 종류가 달라지면 다른 레시피가 필요하듯, 칩의 종류(AP, CPU, GPU, 메모리 등)에 따라 각 분야를 특화하는 기업이 존재한다는 점이 비슷합니다. AMD, nvidia등의 기업들이 대표적입니다.

다음은 디자인 하우스인데요, 상품을 생산하기 전에 팹리스 기업의 IC 설계를 검토하고, 생산이 용이하게 회로 배치를 설계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어 설명할 파운드리와 팹리스 기업을 이어주는 교도부 역할을 하는 기업입니다.

다음은 파운드리입니다. 파운드리는 디자인 하우스에서 만들어진 반도체 설계도를 바탕으로 실제 반도체를 생산하는 역할을 합니다. 실제 레시피대로 떡볶이를 조리하는 과정과 비슷합니다. 떡볶이 생산에서도 그렇듯 생산 수율과 단가가 파운드리 산업의 주요 경쟁력입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대만의 tsmc가 있습니다.

점유율 1위의 파운드리 tsmc (출처: https://www.linuxadictos.com/ko/)

파운드리를 운용하기 위해서는 각종 장비와 약액들이 필요한데요. 이는 반도체 소부장 기업에서 도맡아 제작합니다. 반도체 공정은 매우 길고 복잡하기 때문에 생산 장비도 높은 수준의 정밀도와 기술을 요구합니다. 약액을 거르는 필터를 생산하는 회사가 따로 있을 정도이니, 반도체 산업에서 분업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마지막은 패키징 기업으로 파운드리에서 완성된 칩을 포장하고, 상품화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소비자에게까지 반도체 칩이 온전히 도달하기 우해서는 완성된 반도체 칩을 테스트하고 안전하게 포장하는 일 역시 매우 중요합니다.

인텔, 삼성전자, SK 하이닉스도 분명 유명한 반도체 기업인데 위에서 등장하지 않은 이유는 이들이 칩 설계부터 생산, 패키징까지 모두 하는 IDM 기업이어서 그렇습니다. 인텔은 후술할 logic 분야에 주력하는 IDM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는 memory 분야에 주력하는 IDM 기업입니다.

i 시리즈 CPU로 유명한 미국의 IDM 기업 인텔 (출처: https://www.cnet.com/tech/intel-reportedly-plans-to-cut-thousands-of-jobs-amid-pc-sales-drop/)

 

<반도체의 종류>

반도체는 크게 2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먼저 복잡한 연산을 수행하는 logic device와 정보의 저장을 수행하는 memory입니다. 이외에도 큰틀에서는 디스플레이와 태양광전지 등도 반도체 산업으로 포함됩니다.

반도체 산업의 구성: 상품을 위주로

Logic device는 성능 높은 트랜지스터많은 층의 금속 배선을 요구합니다. 다시 말해 작은 선폭의 트랜지스터를 만들어내고, 복잡한 금속 배선을 설계하는 것이 주요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logic device 산업의 주요 경쟁력은 소부장과 팹리스 기업에서 옵니다. Logic device 분야의 주무대는 오랜 반도체 설계 역사를 가진 미국입니다.

한편 memory device는 적당한 성능의 트랜지스터와 적은 수의 금속 배선을 요구하는 대신 축전지(capacitor) 소자를 요구합니다. 좁은 영역에 높은 전기용량을 갖는 소자를 만들기 위해서는 마천루 형태의 길쭉한 컵 모양의 구조물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이러한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생산 공정 라인이 필요하기 때문에 해당 산업의 주요 경쟁력은 파운드리 기업에서 옵니다. SK 하이닉스와 삼성전자라는 2개의 걸출한 IDM을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이 해당 분야를 이끌고 있습니다.

logic device 단면(좌), memory device 단면(우) (출처: chipwoks, techinsihgts)

디스플레이와 태양광 반도체의 기술적 장벽은 높지 않으며, 주요 경쟁력은 납품 단가에서 옵니다. 따라서 단가 측면에서 여러모로 유리한 중국이 해당 시장에서 높은 점유를 하고 있습니다.

국가별 반도체 주력 상품 정리

 

<반도체 업계의 M&A>

반도체 업계에서 나오는 뉴스 중에는 기업간 M&A에 관한 이야기도 종종 나오는데요. 반도체 기업에서는 왜 유난히 M&A가 잦은 것일까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몇 가지로 추려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기술 격차 극복

먼저 주로 중국 시장에서 나타나는 M&A 형태인데요. 반도체 산업의 기술 격차를 극복하고자 외국의 팹리스, 파운드리 기업을 인수하려는 경우입니다. 대표적으로 2015년의 칭화유니그룹의 마이크론 인수 시도 사례를 들 수 있습니다. 칭화대 부속 기업인 칭화유니그룹은 memory 기업인 마이크론을 인수 시도하였는데요. 미국 CFIUS(대미 외국인투자외원회)에서 인수를 불허하였고, 반도체 반독점 심사에 막혀 인수가 무산되었습니다.

칭화유니 그룹의 마이크론 인수 시도
  1. ISA 상업 가치

다음으로는 칩리스 기업의 칩 아키텍쳐(ISA)의 높은 상업가치를 노리고 인수를 시도하는 경우입니다. 떡볶이 레시피 제작 업체에서 고추장 생산 업체를 인수하는 경우라고 보시면 쉬울 텐데요. 해당 업체에서 고추장 레시피를 독점하고 다른 기업들과 공유하지 않을 경우 문제가 일어날 수 있는 것처럼, 칩리스 기업의 인수는 반독점 심사를 더 통과하기 어려운 경향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2020년 nvidia와 arm 인수 시도 건이 있습니다. GPU 분야의 팹리스 기업인 nvidia가 영국의 칩리스 기업인 arm을 인수 시도한 건인데요. 이때 nvidia에서 제시한 계약금인 무려 47조원 규모였습니다. 그럼에도 미국, 영국, EU의 인수 불허뿐만 아니라, 인텔, 삼성, AMD, 구글 등 유수 기업에서도 인수 반대 성명을 내면서 무산되었습니다. 이때 발생한 위약금이 1.5조원이었다는 것을 보면 반도체 산업에서의 M&A 스케일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nvidia의 Arm 인수 시도
  1. IDM 기업의 사업부문 정리

마지막으로는 IDM 기업이 사업 정리 차에 특정 사업 부문을 판매하는 경우입니다. IDM 기업은 반도체 전체 공정에 대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반도체 사업 내 확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주력 분야 외에도 사업 분야를 운영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2020년에 인텔의 NAND flask를 SK하이닉스에서 인수한 건입니다. 인텔은 주력 분양인 CPU 외에도 GPU, memory 부문의 사업도 운영해왔는데요. 2020년 중국 다롄의 팹을 비롯한 NAND 사업부를 SK 하이닉스에 매각하였습니다. 본래 memory 분야에 높은 점유율을 가진 SK 하이닉스였기에 해당 인수건은 반독점 심사를 통과하였으며 2025년까지 SK 하이닉스는 잔금을 지급하고 인텔의 무형 자산 인수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합니다.

SK 하이닉스의 인텔 NAND flask 인수

 

<글을 마치며…>

이렇게 반도체 산업과 업계 최신 뉴스들을 전달해보았는데요. 워낙 빠르게 변화하는 분야이다 보니 독자 여러분들께서 이 글을 읽는 와중에도 세계 어딘가에서는 치열한 M&A 전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공학의 최전선에 있는 반도체 산업에 대해 관심을 가져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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