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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연재 - 화학생물공학/[센트럴 도그마] 참새가 들려주는 생명공학

1-1. DNA 이야기 (3)

by STEMSNU 2015. 10. 17.
  • 들어가기 전에
    첫 포스팅에서 말했다 시피, 이 포스팅은 전격 반말 포스팅으로 진행됩니다!
  • 생물학적 지식은 아직도 밝혀지고 있는 만큼, 제가 잘못 쓴 용어와 내용이 많을 수 있습니다. 언제든 지적은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저번 포스팅을 쓰고 좀 많이 쉬었나?ㅋㅋㅋ 오랜만이야! 분자생물학, 특히 Central Dogma에 대한 수업을 들으면서 이론적인 배경을 많이 보충하고, 시험을 한 번 치고 왔어. 이제 정신이 차려지니까, 포스팅을 계속 해볼게. 기다렸다면 미안하옹 ㅠ

DNA를 발견하기 까지 (3)

지난 포스팅에서는

  • 세 번째 연구 - in vitro tranformation
    Griffith 의 실험과 같은 것을, 생명체 밖에서 연구했던 거였어!

  • 네 번째 연구 - DNA가 Transformation 에 관여한다!
    세 분의 과학자가 얼마나 고생끝에, 긴 시간을 거쳐 얻어낸 결과인지 잘 봤지? 세 분의 과학자 얘기만 기억에 남으면 곤란하고..ㅋㅋㅋ DNA분해 효소를 넣었더니 transformation 이 일어나지 않더라! 그러니까 아마 DNA가 transformation 에 관여하지 않을까? 하는 결론이었던 걸 기억하고 가자구!

다섯 번째 연구 - DNA는 유전정보를 전달하더라!

드디어, 마침내 유전정보를 전달하는 데에 DNA가 확실히 관여한다는 결론을 얻어낸 실험이야. 사실 1944년에 발표한 Avery-MacLeod-McCarty의 실험은 DNA를 없애니까 transformation 이 안일어나더라일 뿐, DNA가 바로 그 물질이다!라는 건 아니었단 말이지. 좀 수학적으로 얘기하자면, 역이 성립하지는 않…(?)
ㅋㅋㅋㅋㅋ 뭐 여튼, 그래서 학계의 정설로 완벽히 받아들여지지는 않았어. 그래서 Hershey & Chase는 아 그럼, 이걸 정말 밝혀봐야겠다!라고 하면서 실험을 진행했는데, 그게 바로 1952년에 수행한, 방사성 동위원소 추적 실험이야.

방사성 동위원소 추적실험의 의의

이건 굉장히 강려크!!한 실험이야. 왜냐! 예를들어, 여러분이 A와 B가 비밀리에 사귄다는 사실을 밝히고 싶은, 파파라치(!!)라고 생각을 해봐.

  • 이제까지 그 증거라고 모아온 것들은, 둘이 같이 입고 나온 옷이 똑같다거나, 팔찌 모양이 비슷하다거나..하는 ‘그런걸 하면 커플이기는 한데 충분히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는’ 좀 미심쩍은~그런 것들이라구. 그런데 어느날 뙇! 하고 둘이 손잡고 꽃밭에서 뛰노는 사진을 찍었다면, 그건 바로 이제 커플이어야만 할 수 있는 그런 일이 되는거야.

예시를 좀 확 와닿게 하려다 보니…뭔가 이상하지만 어쨌든! 그동안의 증거들은, 왠지 DNA가 아니어도 DNase에 의해 분해되는 그런 물질일 수도 있지 않느냐…는 미심쩍음을 좀 남기는 증거들이었다는 거지.
절대! 이전에 했던 실험이 가치가 없었던 것은 아니야. 하지만 깐깐한 과학자들이 의심을 제기했고, 보다 더 직접적인 증거를 보여준 실험이었다는 거지.

어떤 실험이었는가?

일단 뭘 가지고 실험을 했는지 부터 알아야겠지?

  • Bacteriophage

박테리오 파지..라고 하는 생명체를 사용했어. 한 번 쯤은 이름을 들어봤나? 세균의 몸에 붙어서 몸을 녹인 다음, 그 안으로 자기 유전 물질을 집어넣어서 증식을 하는 바이러스야. 아래 그림 처럼 생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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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사실 저거만 가지고도 할 얘기가 좀 많지만, 자세한건 네이버 백과사전이라던가를 참고하고, 중요한 사실만 짚고 넘어갈게. 실험에 사용한 phage 는 T2 phage였어! 그리고, phage 의 기본 구조는 머리 속에 들어있는 핵산과, 그 외 부분에 있는 단백질이야. 정말 구조가 단순하지? 그래서 실험하기가 좋았던거야.

왜 bacteriophage 를 썼는지 정리해볼까?

  1. 세균에게 자기 유전물질을 넣어서 증식한다.
  2. 몸을 구성하는 성분이 단백질 + DNA로 정말 단순하다.

즉, 유전물질에 관여하는 것이 단백질인가, DNA인가?에 대한 답을 얻기에 최고였던 거야.

  • Isotope tagging

방사성 동위원소는 radioactivity를 가지기 때문에, 신호가 나오는 것을 감지하기가 쉬워. 물론 위험하지만….
Hershey와 Chase는 단백질과 DNA를 서로 다른 isotope를 이용해서, 따로따로 검출해낼 수 있게 했어. 그렇다면, 생각을 해보자. 각각의 isotope가 가져야 하는 특징이 뭘까?

  1. 단백질에 붙일 isotope = DNA에 없어야 함.
  2. DNA에 붙일 isotope = 단백질에 없어야 함.

은근 isotope 를 쓰기가 어려웠던 거야. 그렇다고 탄소 isotope 를 쓰자니, 둘다에 포함되었고! 그래서 머리를 굴렸지.

DNA가 어떻게 생겼는고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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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중간중간에 끼어들어간 아름다운 P가 보이니?ㅋㅋㅋㅋ 정말 운이 좋은 건지, 자연의 신비인지 단백질에는 인이 거의 없어. 그렇기 때문에 bacteriophage를 P, 즉 인의 방사성 동위원소가 가득한 곳에서 키우면 대부분의 DNA가 isotope 가 되어버렸다고 기대할 수 있는거지.

그러면 단백질은? 거의 모든 생물의 단백질은, AUG라는 시작 코돈부터 번역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어. (나중에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이것은 Methionine 이라는 아미노산인데, 이렇게 생겼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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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즉, 단백질이 있다면 methionine 은 있을거고, 그것은 곧 황, S의 존재를 말하고 있는거지. 그러니까 단백질은 S의 방사성 동위원소로 tagging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거야!

결국, 한 집단은 DNA를 isotope 으로 만들기 위해 bacteriophage 를 ‘인’의 방사성 동위원소 속에서 키웠고, 다른 집단은 단백질을 isotope 으로 만들기 위해 ‘황’의 방사성 동위원소 속에서 키운거야. 그럼 이제 실험을 시작할 수 있지!

실험의 결과는?

bacteriophage 들에게 isotope를 충분히 먹여주었으면, 그걸 세균한테 침투시키는거야. 그리고 그 상태에서 통째로 갈아버린 다음 원심분리를 시키면, 세균은 가라앉고(pellet) phage들은 떠있어(supernatant).

  • 결과 예측해보기

인의 방사성 동위원소 속에서 키운 phage들은, 그 DNA가 세균한테 들어갔을 거라고 예측할 수 있으니, pellet 에서 방사능이 나오겠지.
반면, 황의 방사성 동위원소 속에서 키운 phage들은, 단백질은 세균한테 들어가지 않았을 거라고 예측할 수 있고, 그러니까 supernatant 에서 방사능이 나올거야.

  • 결과는?

Exactly! 저 결과가 나왔어. 사진으로 보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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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그치? 초록색이 우리가 원하는 바로 그 DNA였고, 그 DNA가 세균 속으로 들어가서 남아있었으며, 남은 bacteriophage들에게는 별 것 없었다는 그런 결론인거지. 황의 방사성 동위원소 속에서 키운 phage들은 원심분리를 했을 때 가라앉지 않고 둥둥 떠다니잖아? 그걸 ‘Ghosts’라고 불렀다는 얘기도 있네 ㅋㅋ

의의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이 실험을 통해서 DNA가 유전에 관여한다는 결정적인 증거를 얻은 거야. 다른 실험들은 ‘간접적인’ 증거였고 그 결과들도 모두 중요한 의의를 가지지만, 이 실험은 ‘직접’ 방사성 동위원소를 통해서 보여주었다는게 가장 큰 의의야.
한 편으로 생각해보면, 방사성 동위원소를 처리해놓고 DNA나 단백질을 따라간거잖아? 그래서 이런 방법을 ‘chasing’ ‘추적’하는 실험이라고도 말한단다!
여담이지만, Hershey 는 ‘Genetic Structure of Viruses’라는 명분하에 노벨상을 1969년에 수상했다고 하네 ^0^

여섯 번째 연구 - 어떤 곳에서는 RNA가 관여하기도 하더라!

아니 대체 이건 뭔소리!
뜬금없이 튀어나오는 RNA는 무슨 소리인가….싶지?
걱정마. 이건 정말 예외적인 경우니까 ㅎㅎ DNA 말고 RNA로 실험을 했는데 다음 세대에서 형질이 발현이 되는 그런 현상을 관찰한 실험이야.

어떤 실험이었는가?

1955년에, 그러니까 Hershey & Chase의 실험이 끝난지 3년이 지난 후네. Frankel-Conrat 과 Williams가 함께 연구하는, TMV(Tobacco Mosaic Virus)라는 아이가 있었어. 이 바이러스는 Tobacco 등의 여러 식물을 감염시키는 바이러스인데, 감염이 되고 나면 잎이 모자이크가 된 것 처럼 색이 변한다고 해서 이름이 이렇게 붙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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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TMV라는 바이러스는 특이하게도, 구성하는 단위끼리 따로따로 결합해도 살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지. 구성하는 단위끼리 따로따로라는 말이 뭐냐면, 내 다리와 친구의 팔과 길가던 사람의 몸통과 머리를 따로 합쳐서 붙여놓아도 살아남더라! 정도로 이해하면 돼. 한 마디로, Reconstitution이 가능하다는 거였어.

이로부터 2년 후, 같은 연구실의 Singer라는 사람은, TMV바이러스를 RNA와 단백질로 분해한 뒤 다시 합치는 실험을 해봤어. 그런데 이번에는, ‘생존 여부’를 본게 아니라 ‘어떤 형질이 발현되는가?’에 초점을 맞췄대.

  1. 잎이 A 형태로 변하는 HRV-type 바이러스
  2. 잎이 B 형태로 변하는 TMV-type 바이러스

HRV는 그냥 TMV 바이러스의 일종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는군!
1, 2번 바이러스를 각각 단백질 + RNA로 분해한 다음 그걸 교차해서 섞어보았다고 해. 그 다음에 Tobacco 잎에 감염시킨 결과를 관찰한다면, 어떤 요소가 유전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지? 대충 어떤 결과였을지 감이 올거야…그렇지?ㅋㅋㅋㅋㅋ

결과는?

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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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HRV 에서 단백질을 뽑고, TMV에서 RNA를 뽑은 다음에 섞어서 다시 Tobacco에 감염시켰더니, TMV를 Tobacco 에 감염시켰을 때와 같은 결과가 나오더래. 물론 반대로 HRV의 RNA와 TMV의 단백질을 뽑았을 때는 HRV를 감염시킨 결과와 같더라는 거지.

그러니까, TMV바이러스의 경우에는 유전 물질을 담고 있는 것이 RNA더라!라는 결과를 얻었던 거지.

의의

RNA에 유전 정보를 저장하는 바이러스도 있구나! 정도까지만 해두고 가도 될 것 같아. 우리가 앞으로 더 중점적으로 다룰 내용은 유전 정보가 DNA에 저장되는 경우니까. 하지만 분명 중요한 사항이야. ‘모든 유전 정보는 DNA에 저장된다’고 함부로 결론을 내려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실험이네. ㅎㅎ

다음 포스팅 예고

이렇게, 정말 길고 긴 시간 동안 DNA를 어떻게 발견했는지에 대해 한 번 떠들어 봤어. 선조들이 한 고생을 한 번 쯤은 함께 이해해 보아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DNA의 구조부터 대뜸 시작하려다가 잠시 역사적인 얘기를 해보았어 ㅋㅋ

이제 다음 포스팅에서는 DNA의 기본적인 구조와, 성질, 그리고 몇 가지 기억해야 할 것들을 훑어본 다음, 내가 얼마전에 시험을 친 전사 Transcription 부터 얘기를 시작해 보자. ㅋㅋㅋㅋ

참고한 책, 페이지

  • D. Peter Snustad, Michael J. Simmons, ‘Genetics’, 6th Ed., Willey,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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