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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연재 - 재료공학/[재료공학] 민시키의 생활 속 재료 이야기

재료이야기 #06. 재료공학의 레시피, Phase Diagram(상평형도) (2)

by STEMSNU 2015. 6. 26.

재료공학의 레시피, Phase Diagram(상평형도) (2)

Phase Diagram 두 번째 시간입니다! 오늘은 다양한 예시를 통해서 지난 시간에 배운 내용도 복습하고, 새로운 개념이나 용어, 규칙들을 다루겠습니다~ 시작합시다!


2원 전율고용체계

지난 시간에 2성분계 상평형도의 예시인 Ag-Cu의 Phase Diagram을 봤는데, 사실 모든 2성분계 상평형도가 그러한 형태를 띄는 것은 아니에요. Ag-Cu는 밑에서 다시 보도록 하고, 여기선 2원 전율고용체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2원이란 성분이 2개라는 뜻이겠고, 전율고용체(isomorphous)는 액상과 고상에서 서로 완전한 용해도를 보이는 계를 말해요. 즉 2원 전율고용체란 2개의 성분이 서로 액상에서도 완전히 섞이고, 고상에서도 완전히 섞이는 계를 뜻하는 용어지요. 고상, 액상에서 완전히 섞인다는 것은 상 분리 없이 고상일 때나 액상일 때나 하나의 상으로만 존재한다는 뜻이에요. 말로만 들어서는 잘 이해가 안 되실테니까 2원 전율고용체 중 하나인 Cu-Ni의 Phase Diagram을 봅시다.

사진 출처

Phase Diagram을 보면 위쪽의 액상도 L상 하나이고, 아래쪽의 고상도 α상 하나로만 이루어져있죠? 그리고 L상 영역과 α상 영역 사이에는 두 상이 함께 존재하는 혼합 영역이 존재하고 있구요. 여기서 L상은 구리와 니켈로 이루어진 균질한 액체 용액이고, α상은 FCC 결정 구조를 갖는 고용체입니다. 이렇게 고체에서도 완전히 녹을 수 있는 이유는 구리와 니켈 모두 동일한 FCC 구조이고, 원자 반지름과 전기 음성도, 그리고 원자가 전자수도 유사하기 때문이에요. 이렇게 서로 특성이 비슷한 원자들의 경우에만 전율고용체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Phase Diagram 상에서 L상과 α + L 상을 나누는 경계선을 액상선(liquidus line)이라고 하고, α상과 α + L 상을 나누는 경계선은 고상선(solidus line)이라고 하는데, 이는 순수한 물질에서 끓는점, 녹는점 등과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어요.

만약 우리가 60wt.% Ni 합금을 만들어서 서서히 온도를 높인다고 생각해봅시다. Phase Diagram 상에서는 조성이 60wt.% Ni인 선을 따라 쭉 올라가는 거지요. 그렇게 올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고상선을 만나는데, 이 때 액상으로의 상변화가 처음 시작돼요. 그러다 액상선을 만나면 상변화를 마치고 완전한 액상이 되는 거지요. 그렇게 온도가 높아진 합금을 다시 냉각시키면 또 마찬가지로 액상선에서 고체로의 상변화가 시작되고, 고상선을 만나면 완전한 고상이 되는 거지요.


Phase Diagram을 통해서 알 수 있는 정보는?

제일 중요한 순서입니다. 과연 Phase Diagram를 통해서 우리는 뭘 알 수 있는 걸까요? 2성분계에서 평형 상태의 조성과 온도를 알고 있다면, 다음의 세 가지 정보를 알 수 있습니다.

  1. 존재하는 상의 종류
  2. 각 상의 조성
  3. 상들의 구성비

그럼 위에서 예로 들었던 Cu-Ni Phase Diagram을 활용해서 하나씩 알아봅시다~ 다른 물질의 경우에도 똑같이 적용하면 됩니다!

1. 존재하는 상의 종류

가장 간단한 정보입니다. 단순히 Phase Diagram에 우리가 원하는 조성과 온도에 해당하는 점을 찍으면, 그 점이 속해 있는 영역을 통해 어떤 상이 존재하는지 알 수 있죠. 점을 찍었더니 L상 영역이다. 그러면 L상이 존재하는 거고, α + L 상 영역이면 둘 다 존재하는 거고… Pass~

2. 각 상의 조성

그리고 상의 종류뿐만 아니라 각 상이 어떠한 조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데요. 우선 단일 상 영역인 경우에는 당연히 전체 조성이 그 상의 조성일 거에요. 만약 60wt.% Ni이 α상으로 존재한다면, 당연히 α상의 조성은 60wt.% Ni이겠지요..

여기서 중요한 건 여러 상이 섞여있을 경우에요. 우리가 원하는 조성과 온도를 Phase Diagram에 찍었더니 α + L 상 영역이다, 이러면 이제 다음과 같은 방법을 사용해야 해요. 우선 점을 찍고, 그 점을 지나는 수평선을 그어봅시다. 이 때 그 수평선을 공액선(tie line) 혹은 등온선(isotherm)이라고 해요. 그렇게 공액선을 그었을 때 공액선과 양 쪽의 상경계가 교차하는 점을 표시하고, 이 점의 조성이 바로 각 상의 조성이 된답니다. 그림으로 다시 설명드리죠.

사진 출처

우리는 B 위치에 해당하는 평형 상태에서 L상과 α상의 조성을 알고 싶어요. 그러면 B에서 공액선을 가로로 쭈욱 긋습니다. 그러면 왼쪽의 액상선, 오른쪽의 고상선과 만나지요? 이 때 만나는 점들의 조성에 해당하는 가 바로 각 상의 조성이 됩니다. 아! 쉽다!

3. 상들의 구성비

다음은 바로 상들의 구성비입니다. 이번 내용은 단일 상이 아닌 혼합 상의 경우에만 해당되는 내용이겠네요. 만약 단일 상이라면 구성비가 당연히 1.0, 혹은 100%일테니까요. 혼합 상의 경우에는 구성비를 알기 위해서 Lever Rule을 사용해야 합니다. 여기서도 공액선을 그어서 각 상의 조성을 구하고, 이를 이용해서 계산을 하는 건데, 말로 하기 보다는 바로 예시를 들어서 설명드리죠.

사진 출처

우리가 알고자 하는 계가 B의 위치에 있다고 합시다. B는 액상과 고상이 섞여 있다는 걸 우선 알 수 있고, Ni의 조성은 라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공액선을 그어보면 액상은 , 고상은 조성의 Ni를 포함하는 걸 알 수 있네요. 이제 이를 토대로 Lever Rule(지렛대 원리)을, 즉 B 계 내의 고상과 액상의 비율을 유도해보겠습니다.

계 내에 액상의 질량이 x, 고상의 질량이 y라고 가정합시다. 그러면 전체 계의 질량은 x+y네요. 그런데 이 계의 Ni 조성이 이므로 전체 계 내의 Ni의 질량은 다음과 같습니다.

액상 x에는 의 Ni가 들어 있으므로, 액상 내의 Ni의 질량은

고상 y에는 의 Ni가 들어 있으므로, 고상 내의 Ni의 질량은

전체 계 내의 Ni의 질량은 액상 내의 Ni와 고상 내의 Ni의 합이므로

정리하면


가 됩니다.

즉, 액상 x와 고상 y의 비는 공액선 상에서 각각 고상선과 액상선까지의 거리 비와 같게 되는 거지요. lever rule, 혹은 지렛대 원리라고 불리는 이유를 아시겠나요? 지렛대에서 무게와 거리의 곱이 양 쪽에서 같은 것처럼, Phase Diagram에서는 상의 비율과 그 상까지의 거리가 양 쪽에서 같습니다! 만약 각 상의 질량비가 아니라 부피비를 원한다면, 각 상의 밀도와 질량비를 이용해서 잘 계산하면 부피비도 얻을 수 있겠네요~


다양한 Phase Diagram

이번에는 간단히 다양한 Phase Diagram을 보면서 중요한 용어들을 정리해볼게요.

사진 출처

이 Phase Diagram은 Cu-Ag이 Phase Diagram입니다. x 축은 Ag의 조성이구요. 여기서 보면 액상은 Liquid라고 써있는데 고상은 α와 β 두 개가 있죠. 이는 위에서 보았던 전율고용체와 달리 고상에서 두 성분이 완전히 섞이지 않는다는 뜻이에요. Ag가 적을 때는 α상이고 Ag가 많을 때는 β상이므로, α상은 Cu 내에 Ag가 조금 끼어 들어간 고용체고, β상은 Ag 내에 Cu가 조금 끼어 들어간 고용체라는 걸 알 수 있군요.

Phase Diagram의 양 끝은 α상과 β상이고 그 사이 조성에서는 두 상이 섞여 있네요. 그런데 이 Phase Diagram에서 중요한 점은 바로 E에요. E의 조성인 에 해당하는 계가, 액상에서 온도를 낮추면, 바로 두 개의 고상으로 바뀌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른 조성에서는 온도를 낮춤에 따라 액상과 하나의 고상이 나타나고, 그 후에 두 개의 고상이 되지만 이 조성에서는 곧바로 두 개의 고상이 되지요. 이렇게 하나의 액상이 2 개의 고상으로 변화하는 반응을 eutectic reaction이라고 하고, 그 점을 eutectic point, 그 때의 온도와 조성을 eutectic temperature, eutectic composition이라고 해요.

사진 출처

다음은 Cu-Zn의 Phase Diagram이에요. 여기선 또 다른 두 가지의 특별한 반응이 나타나는데요. 560도, 약 74wt.% Zn에서 하나의 고상(δ상)이 두 개의 고상(γ상, ε상)으로 바뀌는 eutectoid reaction이 일어나고, 마찬가지로 그 점과 온도, 조성을 eutectoid point, eutectoid temperature, eutectoid composition이라고 해요.

그리고 598도, 78.6 wt.% Ni에서는 하나의 고상(ε상)이 가열을 통해 하나의 액상하나의 고상(δ상)으로 바뀌는 peritectic reaction이 나타나네요. 이렇게 어떤 성분을 섞느냐에 따라 Phase Diagram의 형태가 다 다르게 나타나는 게 참 신기하지요? ㅎㅎ

우리가 여기서 다룬 Phase Diagram 외에도 정말 다양한 형태의 Phase Diagram이 존재해요. 나중에 재료열역학을 배우면 Phase Diagram이 어떤 형태로 생길지 계산을 통해서 예측할 수도 있는데, 그런 것까진 하고 싶지 않아요 ㅎㅎㅎ

Gibbs Phase Rule

Gibbs Phase Rule은 평형계에 존재하는 상의 수에 대한 기준을 나타내는 법칙이에요. 일단 식을 먼저 봅시다.
네, 간단합니다. 여기서 P는 Phase, 즉 존재하는 상의 개수를 뜻합니다. F는 자유도의 수인데요. 평형 상태에서 공존하는 상의 수를 바꾸지 않고 우리가 독립적으로 바꿀 수 있는 변수가 몇 개인지를 뜻해요. 일반적으로 우리가 바꿀 수 있는 변수로는 온도, 압력, 조성 등이 있지요. C는 계의 성분 수, N은 조성과 관련 없는 변수의 개수를 뜻해요.

사진 출처

위에서 봤던 Cu-Ni의 Phase Diagram을 보며 적용해보죠. 일단 이 Diagram은 외부 압력이 1기압으로 일정한 경우를 그린 것이므로 조성과 관련 없는 변수는 온도 하나! 따라서 N=1이 돼요. 계의 성분은 Cu와 Ni이므로 C는 2구요. 그렇다면
이 되네요. Phase Diagram의 위부분은 액상으로, 상이 하나 뿐이기 때문에 P가 1이에요.( 아랫부분도 마찬가지) 그러면 자유도 F는 2가 되죠. 여기서 자유도 2는 무엇을 뜻할까요? 바로, 액상을 유지하면서 독립적으로 바꿀 수 있는 변수가 2개라는 뜻이에요. 바로 온도와 조성이지요. 온도를 바꾸거나, 즉 Diagram에서 위아래로 움직이거나, 또는 Diagram에서 양 옆으로 움직이며 조성을 바꾸어도 액상이 유지되므로 자유도가 2에요.

하지만 만약 가운뎃 부분, 즉 액상과 고상이 혼합된 부분에서는 어떨까요? 이 경우 P가 2이므로 F가 1이에요. 왜냐하면, 이 영역에서는 각 온도에 따라서 각 상의 조성이 무조건 정해지기 때문이에요. 공액선을 그어서 각 상의 조성을 확인하는 방법 기억하시죠? 이렇게 상의 조성이 온도에 대한 종속 변수가 되어버리기 때문에 자유도는 1이 되는 거에요. 그러니까, 여기서 조성이란 전체 계의 조성이 아니라 상의 조성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해요.


드디어 끝났다..

이렇게 Phase Diagram에 대해서 열심히 알아보았습니다. 처음 재료공학을 배울 때 꼭 제대로 알아두셔야 할 내용들이에요. 요리를 잘 하려면 일단 레시피 읽는 방법부터 알아야 하듯 말이죠. 다음 시간에는 Phase Diagram을 다루면서 자주 등장했던 고용체를 이해하기 위해 금속 내의 불순물과 결함 등에 대해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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